브루넬로 쿠치넬리가 로마의 밤을 영화처럼 수놓을 때
세계 최초로 로마 치네치타에서 공개된 브루넬로 쿠치넬리 다큐멘터리 영화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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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처럼 한결같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도시가 또 있을까요? 지난 4일, 이 도시는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함께 이토록 영광스러운 수식어를 한 번 더 증명했습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가 로마 치네치타 테아트로 22에서 세계 최초로 베일을 벗었습니다. 로마의 고전적인 유산과 현대적인 감성이 한 편의 영화처럼 교차하는 순간이었죠. 이번 작품은 아카데미 수상 감독이자 영화 <시네마 천국>을 탄생시킨 주세페 토르나토레가 연출을 맡고, 니콜라 피오바니가 음악을 완성했습니다.
영화는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어린 시절에서 출발합니다. 가난했지만 품위를 잃지 않으려 애썼던 한 소년이 어떻게 인문주의적 럭셔리라는 독자적 세계를 구축하게 되었는지를 조명하죠. 울창한 움브리아 언덕에서 보낸 성장기와 장인들과의 첫 만남, 작은 니트 공방을 세계적 브랜드로 일군 과정, 오늘날의 솔로메오 프로젝트까지, 시기마다 그가 중요시해온 가치들이 차곡차곡 펼쳐졌습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한평생 인간 중심의 철학과 장인 정신에 대한 존중, 품위 있는 노동의 가치를 추구해왔습니다. 영화는 그의 생애를 따라 차분하고도 선명한 리듬으로 풀어냈고요. 화려함은 최소화하는 대신 섬세한 결을 강조하는 감독 특유의 시선은 이탈리아식 인문주의의 본질을 따라가죠.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극적인 갈등 대신, 쿠치넬리만의 품위 있게 살아가는 방식을 서서히 드러내며 한 인간의 철학이 어떻게 현실을 바꿔나가는지를 보여주죠.
상영이 끝난 뒤 이어진 행사 역시 치네치타가 자랑하는 고대 로마 세트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공화정 시대의 포럼을 정교하게 재현한 이 공간은 마치 시간을 접어 과거로 들어가는 문과도 같았죠. 대리석의 질감과 빛이 만나 만들어낸 공기는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은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쿠치넬리가 그토록 강조해온 존엄과 절제의 미학이 단순한 관념이 아닌, 물질적인 형태로도 구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는 장면이었죠.
박진영과 신세경도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수놓은 낭만적인 밤을 축하하기 위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클래식한 블랙 턱시도와 유려한 곡선을 따라 흐르는 아이보리 드레스 모두 극장의 엄숙한 공기 안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뤘죠. 이탈리아의 럭셔리가 사랑받는 이유는 과시가 아닌 절제미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는군요.
Credit
- 에디터 박지우
- 사진 브루넬로 쿠치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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