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혼했지?"라는 질문에 홍진경이 내놓은 답변
몇 개월 전, 22년 동안의 결혼 생활을 정리했다고 털어 놓은 홍진경은 정선희의 유튜브에서 이혼 사실을 최초 공개한 이유도 밝혔다.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말하자면 결혼은 법적 계약입니다. 우선 혼인신고를 마치고 정식으로 부부가 되면 관련 법률에 따라 서로에 대한 권리와 의무, 책임이 생깁니다. 모든 계약이 그렇듯 결혼도 신의성실히 지키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원론적으로는 두 사람의 마음 만으로 성립한 관계인데, 결혼한 순간부터 두 사람의 마음대로 할 수 만은 없는 관계가 되는 거예요. 이 경직성 때문에 이혼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졸혼'이라는 형태의 관계도 등장했습니다. 법적으론 혼인한 사이지만 부부가 합의 하에 각자의 인생을 사는 방식이죠. 서로에 대한 사랑은 식었지만 정은 쌓였고, 완벽히 남남이 되기는 싫지만 부부라는 제약을 최소화하고 싶을 때 졸혼을 선택합니다. '평생 변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결혼을 시작하더라도, 그걸 지키기 매우 어렵다는 케이스가 쌓인 후에 나온 자구책으로 볼 수 있겠죠.

홍진경이 이혼을 고백했습니다. 졸혼이나 별거가 아닌, 이혼입니다. 사실 몇 개월 전 이미 22년 간의 결혼 관계를 완전 해소했다고 하는데요. 치명적 다툼이나 누군가의 귀책 사유가 수반되리라는 대중적 선입견과 그의 이혼은 달랐습니다. 홍진경은 5일 공개된 정선희의 유튜브 채널 '집 나간 정선희'에서 가족과의 근황을 알리며 "안타까운 건 우리가(전 남편과 홍진경이) 비로소 남이 돼서야 진짜 우정을 되찾은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이혼 사실을 밝혔어요.

방송인이라고 해도 결혼이나 이혼을 반드시 밝혀야 하는 건 아니죠. 그러나 홍진경은 "그 동안 이런(이혼) 얘기를 언제 해야 되나, 아무 얘기 없이 이렇게 흘러가도 되나, (모두를) 속이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늘 무거웠다"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이나 장소, 말하는 방식까지도 고민이었죠. 그래서 30년 절친 정선희의 유튜브를 통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했다는 것이 홍진경의 설명입니다.
그는 "내가 (딸) 라엘이 아빠를 1998년도에 처음 만났다. 27~28년을 라엘이 아빠만 알았고, 만나고 살았다"라며 "'그럼 왜 헤어졌지?'라고 궁금해 하시겠지만, 저희는 그냥 누구 한 사람의 잘못으로 헤어진 게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앞으로의 인생을 '좀 다르게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이혼에 합의했고, 헤어진 후 전 남편이 '예전에 믿고 따르던, 좋아하던 오빠'로 바뀌었다고 말했고요.

다만 더 이상 결혼을 유지할 수 없겠다고 느낀 순간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홍진경의 이혼이 시사하는 바가 커지는데요. 부부이자 가족인 이들이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느끼는 원인은 매우 전형적이면서도 제각각입니다. 저마다 참고 용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다를 테니까요. 홍진경과 전 남편에게 결혼의 유지 조건이 정이나 의리, 아이의 존재였다면 이들은 이혼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두 사람이 부부 사이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라진 탓에 이혼이라는 결과가 나온 거죠. '다들 그러고 살아'라든가, '나라면 참고 살 텐데'라는 말은 의미가 없습니다. 서로의 차이로 인해 생긴 균열을 힘들여 복원할 필요가 없다는 것에 이 두 사람이 합의한 것이니까요.
현재는 전 남편이 집에도 자주 오고, 딸과도 잘 지내고 있으며, 심지어는 전 남편의 어머니와 홍진경의 어머니도 자주 만나서 식사를 한다고 해요. 그야말로 이혼이 낳은 새로운 형태의 우정입니다. 홍진경의 측근이 한 매체에 알렸듯, "22년을 함께 잘 살았고, 남은 시간은 따로 또 잘 살자고 합의한 것"이고요. 그가 결혼 해소를 통해 건강한 관계를 얻었다고 해서, 이혼을 장려하고 있는 건 아니예요. 단 서로의 행복을 함께 숙고했을 때, 이혼이 최선의 선택이 되는 경우도 있음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홍진경의 뒤늦은 고백이 빛을 발할 수 있었습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홍진경 인스타그램 · 정선희 유튜브 · Unsplash
엘르 비디오
엘르와 만난 스타들의 더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