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사랑을 위하여' 염정아, 박해준의 어른 로맨스 재질 커플 화보
염정아와 박해준 사이에 내려앉은 웃음과 서정 그리고 빈 공간에 찍힌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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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의 한가운데
」어느 때보다 염정아를 자주 볼 수 있어 좋은 요즘입니다. 틈틈이 쉬긴 하나요
아니요. 전혀 쉬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행복합니다. <첫, 사랑을 위하여>는 현장도 정말 좋고, 지안이라는 역할도 언제 또 한번 해볼 수 있을까 싶은 귀한 역할이라서요.
‘귀한 역할’이군요
모든 게 다 있어요. 편하게 생활 연기를 할 수 있으면서도 감정 연기도 있고, 로맨스도 있고, 모녀 간의 사랑도 있고…. 이걸 한 드라마에서 다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연기자에게는 너무나 좋은 기회죠.
2023년 최대 흥행작인 영화 <밀수>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1년 정도 휴식기가 있었어요. 이렇게 달리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나요
아뇨. 저는 쉬고 싶었던 적이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없을 때 쉬는 거죠. 촬영은 제게 생활이에요. 주부로, 엄마이자 아내로 사는 것도 좋지만 나를 인정해 주는 수많은 사람과 함께 주어진 역할을 해낸다는 게 너무 큰 행복이거든요.

톱과 팬츠 모두 Tod’s.
예능 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2>에 출연했던 이재욱 배우가 염정아, 박준면 두 선배에게 배운 게 너무 많았다고 하더군요. 촬영 환경이 정말 만만치 않은데 아주 사소한 것에도 계속 감사한다면서요
저는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건데 재욱이는 사람 자체가 그런 걸 볼 줄 아는 거예요. 걔가 그런 면이 좀 있어요. 겉으로 어른스러워 보이는 면모까지도 제 눈엔 귀엽지만, 또 마냥 귀여워하기에는 확실히 철든 면이 있죠.
8월 4일 방영을 앞둔 <첫, 사랑을 위하여> 속 지안의 어떤 면에 마음이 끌렸나요
어려서부터 소외당하고, 힘든 일을 겪은 인물이에요. 그럼에도 참 씩씩하게, 삶의 동력인 딸 효리(최윤지)를 위해 살아온 엄마거든요. 그런 엄마에게 사랑이 찾아오고, 딸과의 관계에서 또 새롭게 깨닫게 되는 사랑도 있어요. 정말 다양한 감정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죠.
전작 <갯마을 차차차> <일타 스캔들> <엄마친구아들>에서 보여줬듯 유제원 감독의 장기는 주연 남녀를 돋보이게 하는 연출인데요. 염정아와 박해준의 ‘케미’는
사실 저희 둘의 로맨스 분량은 막 촬영에 들어간 터라 한 번 더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에요. 해준 씨는 일단 진짜 좋은 사람이에요. 주변에서 왜 그렇게 칭찬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염정아가 입은 드레스는 Ports 1961. 슈즈는 Bottega Veneta. 박해준이 입은 티셔츠는 Berluti. 베스트는 Eenk. 팬츠는 STU.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염정아가 입은 드레스는 Ports 1961. 슈즈는 Bottega Veneta. 박해준이 입은 티셔츠는 Berluti. 베스트는 Eenk. 팬츠는 STU.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미담은 염정아도 많은데
저도 만만치 않긴 하죠(웃음).
대학생인 딸 효리(최윤지)와의 관계에서 실제 모녀관계나 감정이 투영된 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안이는 좀 측은해요. 부모님도, 남편도 없이 혼자 모든 걸 해내온 지안이의 상황에 저를 비할 수는 없죠.
미혼모로 딸을 키운 건설현장 소장이라는 설정에서도 인물의 외로움과 단단함이 짐작됩니다. 염정아에게도 촬영현장이 싸워야 할 공간으로 느껴졌던 때가 있나요
지금보다 20대 때가 더 힘들긴 했겠죠? 그런데 돌아보면 그때도 그냥 연기가 재미있었어요. 어릴 때 현장이 힘들었다면 사람 관계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나이가 들고 유연해지면서 현장도 점점 편해졌죠. 이제 모두가 저를 배려해 주기도 하고요.
떠나온 촬영장 중 그리운 곳도 있나요? 영화 <카트> 촬영 때 대형 마트를 구현한 세트를 배우들이 번갈아가며 물청소했다는 일화에서 일하는 공간을 향한 애정을 느꼈어요
없어요. 완전히 없어요(웃음). 항상 그때 촬영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끝나면 떠날 뿐이죠. 또 우리는 항상 새로운 장소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잖아요.
듣는 제가 섭섭할 정도로 너무 산뜻합니다(웃음). 맡은 인물에서 또한 빠르게 벗어나는 편인지
촬영하는 동안은 영향받는 지점이 있을 거예요. 아마 저보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느끼겠죠. 요즘 안 그래도 제 말투나 행동이 ‘지안이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인물이든 그 인물과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걸릴 뿐, 어느 순간 ‘딱’ 붙는 순간이 오거든요.
저열한 시장, 안명자로 열연했던 <노 웨이 아웃: 더 룰렛>(2024)에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합을 보고 “나도 질 수 없지!”라고 도파민이 돌았다는 인터뷰 답변을 봤습니다. 스스로 ‘도파민’이 돌았던 나의 연기는
그런 순간이 꽤 있죠. <밀수> 때도 ‘아, 저때는 내가 진짜 진숙이었구나’ 싶은 장면이 순간순간 있었어요. <외계+인>이나 <스카이 캐슬>에도 있고, 아마 이번에도 그런 순간이 있을 거예요.

염정아가 입은 드레스는 Philosophy.
염정아의 얼굴을 특정 범주에 넣어 말하던 시기는 지나간 지 오래인 듯합니다. 7월 21일 공개되는 드라마 <아이쇼핑>에서는 아이를 양부모에게 사고파는 조직 두목을 연기하고요. 판타지와 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염정아가 실제로 느끼는 현실의 무게는 어떤 종류인지
저희 딸이 이제 고3이 됩니다(웃음). 그런데 ‘고3 엄마’ 역할을 해낼 자신이 없어요. <스카이 캐슬>의 (한)서진처럼은 당연히 못하고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엄마는 대치동에도 몇 명 없을 테지만.
배역을 통해 미리 상상하게 되는 일도 있나 보군요
그렇죠. 내가 작품에서 느꼈던 것, 캐릭터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면서 느낀 것들이 제 가치관이나 다른 것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겠죠.
염정아가 배우로서 스스로 믿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직업인으로서의 나에 대한 신뢰 같은 것
늘 처음에는 불안해요. 대본 리딩을 할 때까지도 나만 아직 감을 못 잡은 것 같고, 내가 괜한 욕심을 부렸나 싶죠. 그런데 항상 어느 시점이 지나면 막 몰입하고 파고들기 시작해서 그 인물이 되는 경험을 해요. 지금 지안이도 그렇고요. 물론 보는 사람들은 막상 “뭐야, 안 어울려! 완전 미스 캐스팅이네!” 이럴 수도 있어요.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니까(웃음).

염정아가 입은 셔츠는 Ferragamo. 박해준이 입은 재킷과 베스트는 모두 Zegna.
1991년에 데뷔했습니다. 배우 염정아를 다음 세대가 계속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나요
그래야 계속 일할 수 있겠죠? 그렇게 되고 싶어서 예능 프로그램도 하고, 젊은 친구들과 계속 작품 안팎으로 함께하는 거죠. 또 그렇게 만난 후 편하게 다가와주는 모습을 보면 고맙기도 하고요.
후배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기쁜가요
“아름다우시네요”라는 말이 제일 듣기 좋던데요(웃음). <장화, 홍련>(2003)과 <범죄의 재구성>(2004)을 보고 그런 말을 많이 하던데 아무래도 그때, 30대 초반 때가 제일 예뻤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른의 멜로를 보여줄 예정이고요. 마음의 준비는
준비할 건 없어요. 지금까지 지안이를 많이 쌓아왔기 때문에 바로바로 하면 됩니다.

재킷과 셔츠는 모두 Zegna.
박해준의 치열함
」마음이 든든할 듯합니다. 상반기 최대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에 이어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야당>은 300만 명 넘는 관객을 동원했어요
감사한 일이죠. 올 초 영화 <휴민트>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폭싹 속았수다> 홍보를 시작하고, 곧이어 <야당>까지 개봉했는데 두 작품 모두 넘치는 사랑을 받았어요. 일단 주변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요. 그나저나 스마트폰을 이렇게 제가 손에 들고 이야기할까요? 가까이 대고 말하면 녹음이 더 잘될 텐데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녹음 기능이 꽤 좋아서요. 탁자에 놓으셔도 됩니다(웃음)
그러죠, 그럼. 아무튼 이런 때일수록 차분해지려고 합니다. 그냥 저는 일하는 게 좋은 거니까. 늘 기대 반, 걱정 반 속에서 다음 작품을 또 준비할 뿐이죠.
지금은 <첫, 사랑을 위하여> 촬영이 한창이죠. 유제원 감독은 주연배우들의 케미스트리를 돋보이게 하는 연출이 탁월한데
감독님은 이제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아주 유쾌한 분이에요. 배우들이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무한 칭찬’과 응원을 건네면서 현장을 아주 수월하게 풀어나가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염정아가 입은 드레스는 Ports 1961. 슈즈는 Bottega Veneta. 박해준이 입은 티셔츠는 Berluti. 베스트는 Eenk. 팬츠는 STU.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40대의 멜로를 보여줄 염정아 · 박해준의 ‘투샷 비주얼’도 기대됩니다
약간 뻣뻣한 저와 달리 염정아 선배는 모든 게 자연스럽고 유연한 측면이 있어요. 지안이와 정석이가 예쁘고 잘생겨 보인다면 더 좋겠지만, 그보다는 둘의 모습이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길 바라요. 그 자체로 공감할 수 있도록.
건축설계사인 류정석은 아들과 사는 싱글 대디입니다. 두 아들의 아빠로서 현실과 중첩되거나 상상하게 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원래 부모는 자식에게 괜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있기 마련인데, 극중 아들인 도현(김민규)이는 바르게 잘 커줬죠. 쑥 커버린 아들에 대한 대견함과 애틋함은 실제로도 제가 느끼는 부분이긴 해요.
이 이야기의 어떤 부분에 끌렸나요
드라마의 진행과 함께 변화하는 캐릭터가 좋아요. 시청자가 이 캐릭터를 조금씩 궁금해하고 변화의 지점이 발견될 때 기쁜데, 이 작품은 그런 정서가 전반에 깔려 있어요. 이미 어른이지만 또 그에 맞는 경험을 통해 새롭게 성장하는 부분이 있죠. 정말 ‘첫사랑’처럼 설레기도 하고요.
<첫, 사랑을 위하여>라는 제목은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첫’과 ‘사랑’ 사이에 놓인 쉼표 하나가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중간에 찍힌 쉼표는 우리가 경험 이후 겪는 여러 과정 같은 거죠.

박해준이 입은 재킷과 셔츠,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은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됐습니다. 판타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많은 사람이 내 아버지나 남편의 파편을 관식에게서 찾았어요. 이 역할을 통해 새롭게 찾은 가족의 의미가 있다면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전 가족이 정말 소중해요. 제 첫 번째죠. 최우선순위가 생기면 삶이 또 단순해지더군요. 가끔 너무 우리 가족만 생각하나, 이기적인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어쩌겠습니까. 중요한 것을.
언론사 인터뷰에서 “양관식은 가장의 무게도 졌지만 많은 것을 부인 애순과 나눠 가졌다”고 답한 적 있습니다. 실제 박해준은 부부라는 팀을 어떻게 꾸려가나요
서로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걸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 같아요. 어제 괜찮아 보였다고 해도 오늘은 또 오늘의 안부를 묻는 거죠. 뭐 먹었는지, 일과는 어땠는지 그냥 자연스럽게요.
한편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2022)에서는 성실한 가장의 대척점에 있는 44세의 웹툰 작가 지망생 남금필을 연기했습니다. 박해준도 내 꿈이 더 중요한 시기가 있었나요
저는 내 꿈이 너무 중요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무언가를 실현하겠다고 계획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눈앞에 닥친 일, 크든 작든 주어진 것들을 열심히 해내는 과정의 반복이었죠. 먼 미래를 계획하는 게 없으니 뭔가 거창하게 ‘꿈’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고요.
박해준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좀 쑥스러운데요. 이 또한 그때그때 달라져요. 작품에 들어가면 정말 대본만 보거든요. 가끔 산책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취미가 없습니다. 곧 애들 방학이니까 양가 부모님이 계시는 부산과 목포를 한 번씩 다녀오고, 물놀이 좀 하겠다 정도의 계획만 있죠. 말하다 보니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기도 한데(웃음).

염정아가 입은 톱과 스커트는 모두 Nehera. 박해준이 입은 톱과 팬츠는 모두 Aspesi.
우선순위가 정말 확실합니다(웃음). 출연작 중에는 영화 <4등>에 깊은 애정을 보인 바 있습니다. 체벌을 하는 수영 코치 광수는 좋아하기는 힘든 인물이긴 해요
악역이든 뭐든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는데, 제게 광수가 그런 인물이었어요. 천재적인 수영 선수였다가 제 성질을 못 이겨 바닥으로 떨어지고, 누군가를 가르치게 됐는데 또 이전 관습을 버리지는 못하는…. 촬영장도 자유로워서 광수라는 인물로 계속 살 수 있을 것 같았죠.
박해준이 직업인으로서 자신에 대해 믿는 것이 있다면
제가 ‘설렁설렁’ 사는 것처럼 보이는 면이 있어요. 저도 제가 그런 줄만 알았죠. 치열하게 하는 배우가 너무 많은데 왜 나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것 같은지, 과연 진짜 편안한 건지 스스로 질문을 좀 던져봤는데 이렇게 되기까지 저도 꽤 열심히 했더라고요. 현장에서 즐겁기 위해 현장에 오기 전까지 혼자 노력도 많이 했고요. 그래서 그냥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잘했다고.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해보자고.
욕심은 없지만 치열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군요
계속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좀 있어요. 결과도 썩 나쁘지 않았죠, 돌아보면. 운도 좋았지만.
Credit
- 에디터 이마루 · 전혜진
- 사진가 LESS
- 스타일리스트 조운진· 이미영
- 헤어 스타일리스트 손은희·이지
- 메이크업 아티스트 송유미·최선혜
- 아트 디자이너 정혜림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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