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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링이 10캐럿?! 셀럽들의 그사세 약혼 트렌드

내 사랑은 특별하니까 반지도 특별해야지. 할리우드 셀럽들은 약혼반지 스케일도 블록버스터급이다.

프로필 by 김아라 2025.05.13

1 래디언트 컷 옐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 아이콘’ 인게이지먼트 링은 GRAFF. 2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 비 드 쇼메 화이트 골드 솔리테어’ 링은 CHAUMET. 3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티파니™ 세팅 웨딩’ 링은 TIFFANY & CO.


내게는 1캐럿 조금 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있다. 그렇다, 예물 반지다. 시어머니의 안목으로 선택해 지금의 남편을 통해 나에게 전달된 이 반지는 당시 프러포즈 링의 역할도 했다.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로 결혼을 청했으니 난 당연히 긍정적 사인을 줬지만, 낭만은 조금 부족했다. 우린 이미 상견례를 마쳤고 청첩장을 돌렸으며 예식장에 들어서기 직전이었으니까. 다이아몬드 반지는 이처럼 한국식 예식 절차의 한 부분으로 혼을 다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주로 결혼 준비 과정에서 예물 또는 프러포즈 링의 소임을 한다면, 서양에서는 약혼반지로서 결혼 선언의 증표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약혼식이 조금 낯선데, 상견례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다만 상견례가 가족 중심의 격식 차린 자리라면, 서양의 약혼식은 좀 더 캐주얼하고 소셜한 파티 형태로 가족과 지인들 앞에서 공식적인 결혼 발표를 하는 자리다. 그리고 약혼식의 꽃은 역시나 약혼반지다. 특히 셀럽들의 약혼반지는 사랑의 시작을 알릴 뿐 아니라 스타일의 완성이자, 반지에 엮인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더해지며 끊임없이 회자된다. 여기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셀럽이 헤일리 비버다. 2018년 7월 저스틴 비버와 함께 바하마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파파라치에게 처음 포착된 그녀의 커다란 타원형 다이아몬드 반지는 온 매체와 SNS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18K 골드 밴드에 6~10캐럿으로 추정되는 오벌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이 반지는 뉴욕의 주얼러 잭 솔로와 협업한 작품이다. 저스틴이 직접 다이아몬드를 골랐는데, 작은 확대경인 루페로 스톤을 들여다보며 “헤일리의 얼굴이 보인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2024년 5월 저스틴은 서약 갱신을 하며 헤일리에게 약혼반지보다 1캐럿 더 큰 오벌 컷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다. 서약 갱신은 부부가 서로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재확인하는 의식으로, 이들 부부는 이 자리에서 첫아이 임신 소식을 발표했다. 앞으로 헤일리 손에 더 커진 오벌 컷 다이아몬드 반지가 또다시 등장할까? 어찌 되었든 오벌 컷 다이아몬드 반지가 이 두 사람의 관계의 상징이자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사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최근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반지의 주인은 톰 홀랜드와의 약혼 소식을 알린 젠데이아다. 2025년 1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처음 공개한 이 반지는 영국의 주얼러 제시카 매코맥의 작품으로, 5.02캐럿의 쿠션 컷 다이아몬드가 이스트-웨스트 방식으로 세팅된 것이 흥미롭다. 이스트-웨스트 세팅은 다이아몬드를 가로 방향으로 배치하는 모던한 디자인으로 약혼반지 트렌드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024년 12월 셀레나 고메즈의 기습적인 약혼 발표와 반지도 세간의 화제였다. “forever begins now”라는 문구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음악 프로듀서 베니 블랑코와의 다정한 모습과 다이아몬드 반지 사진은 SNS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셀레나의 왼손 약지에 자리한 약 4캐럿의 마르퀴즈 컷 다이아몬드 반지는 그녀의 2015년 곡 ‘Good for You’에도 등장한다. “I’m a marquise diamond.” 셀레나는 자신과 동일시했던 마르퀴즈 컷 다이아몬드를 사랑의 증표로 선택하며 둘 관계에 더 큰 의미와 진실성을 부여하고 싶었던 걸까. 이제 약혼반지 트렌드의 분기점 역할을 했던 상징적인 반지 이야기를 해보자. 2002년 벤 애플렉이 제니퍼 로페즈에게 선물한 6.1캐럿 에메랄드 컷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는 당시 흔치 않았던 컬러 다이아몬드의 인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제니퍼 로페즈는 인터뷰를 통해 “내가 본 것 중 가장 멋진 것”이라고 약혼반지를 칭송했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의 12캐럿 오벌형 블루 사파이어 반지도 빼놓을 수 없다. 고 다이애나 왕 세자비의 약혼반지를 물려받은 것으로, 패션 아이콘이었던 그녀가 생전에 다양하게 즐겨 착용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약혼반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케이트 미들턴이 이 약혼반지를 받았을 당시 복제품 이 성행할 정도로 다시 한번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너무 무거워서 손가락 위에서 돌아갈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사랑의 크기에 비례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돈의 가치보다 개성의 가치가 더 중요한 셀럽들에게 약혼반지가 사랑과 스타일의 표현 이자 대중을 향한 퍼포먼스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인다. 무엇보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박제하려면 이 정도 가치는 기꺼이 지불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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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김아라(미디어랩)
  • 사진 GETTYIMAGESKOREA/INSTAGRAM
  • 아트 디자이너 김지은
  • 디지털 디자이너 김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