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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실사 영화가 바꾼 원작 동화의 주요 설정들

개봉을 1년 미루면서 완성도를 끌어올리려 했던 '백설공주' 실사 영화.

프로필 by 라효진 2025.03.05

디즈니 명작 애니메이션의 현대적 실사화로 주목받았던 영화 <인어공주>가 혹평 속 장렬히 흥행에 실패한 지 어느덧 1년 반이 흘렀습니다. 원작의 설정을 비틀어 최초의 흑인 인어공주를 내세운 건 좋았지만, 정작 만듦새가 부실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죠. 다음 타자는 <백설공주> 실사 영화입니다. 2021년 디즈니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 라틴계 배우 레이첼 지글러라고 발표했어요. 그러니까, 동화 속에서 매우 상세히 묘사됐던 백설공주의 외모 설정을 바꾼 거죠.




<인어공주> 때와 비슷한 여론의 충돌 사이, 레이첼 지글러는 애초부터 "피부를 표백할 생각이 없다"라고 못을 박았어요. 그가 기꺼이 최초의 라틴계 백설공주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영화를 찍던 기간 <인어공주>의 아쉬운 퇴장이 있었습니다. <백설공주>도 이를 의식한 듯 영화를 한 번 갈아 엎었다는 소리도 들렸고요. 그렇게 개봉일까지 1년 미룬 <백설공주>의 티저 포스터와 예고편은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당시엔 백설공주의 모습 외에 원작과 달라진 것이 없는 듯했어요.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나오기 시작한 메인 예고편과 스페셜 예고편을 확인하면 납득할 만한 변화들이 보입니다. <백설공주> 원작의 정체성과도 같은 주인공 미모(?)의 기원 이야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띄어요. 원작의 백설공주가 눈처럼 하얀 피부 때문에 이름을 얻었다면, 실사 영화의 백설공주는 하얀 눈보라가 치던 밤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백설'이라 이름 붙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원작의 설정이 있죠.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람'을 알려주던 여왕의 거울입니다. 이전까진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 말하던 거울의 답변이 바뀐 뒤로, 여왕이 질투에 사로잡히게 된다는 것이 모두가 아는 원작 속 갈등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실사 영화에선 거울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알려주는 대신 '마음 속 진정한 아름다움을 지닌 이'를 비춥니다. 이제 더 이상 '세상에서 제일 가는 외모의 아름다움'을 상상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태어난 날 치던 눈보라를 닮은 백설공주는 부모님으로부터 특별한 교육을 받았는데요. 그의 펜던트에 적힌 'Fearless, Fair, Brave, True'라는 단어가 보입니다. 담대하고 공정하고 용감하며 진실하라는 가르침과 함께 자란 거예요. 실사 영화에서는 백설공주가 이 교육을 십분 활용하는 설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왕에게 왕국을 빼앗기고, 이를 되찾기 위해 백설공주가 직접 나선다는 내용이 예고편에서 포착됐거든요. 이 정도로 원작의 가장 중요한 설정들을 설득력 있게 바꿨다면, 정말 새로운 <백설공주>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군요. 4년의 오랜 기다림을 뒤로 하고 <백설공주>는 19일 개봉합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