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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 박보영, 이준영, 전소니의 사랑스러운 멜로무비 Part 2

이 조합 찬성! <멜로무비> 주인공들의 아주 영화 같은 순간.

프로필 by 이마루 2025.02.03
애매하지 않은 기쁨, 전소니
촬영이 지난여름에 끝났죠. 그 시기의 SNS에 올린 사진을 보니 더워서 바닥에 매일 누워 있었다고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맞아요. 많이 더웠어요.

여름은 청춘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그렇죠? 이상하게 좀 그런 게 있어요. 영화도 겨울은 뭔가 멜로 같고, 청춘물은 여름 같고. 혼자 발버둥치는 느낌이 뜨겁고, 때로는 지치게 하는 여름의 열기와 잘 어울려서 그런가 봐요.

전소니는 스스로 어떤 계절이라고 생각하나요
봄기운을 좋아해요. 시작하는 계절이라는 점, 뭔가 가능성을 많이 남겨놓은 시기라는 게 참 좋거든요. 저는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너무 설레는데요. 그 기분처럼 항상 봄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싶습니다(웃음).

손주아는 시나리오 작가죠. 어떤 이야기를 쓴다고 상상했나요
작품 안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멜로 요소에 좀 더 강한 작가가 아닐까 상상했어요. 사랑을 경험하는 동안 사람이 가장 많이 변화하고 성장하기에 그런 이야기에 끌릴 것이라고, 주아로 하여금 처음 글을 쓰고 싶게 만들었던 감정 또한 그것이라 생각하면서요.

전소니가 입은 톱과 스커트는 Alaïa. 플라워 링은 Roger Vivier. 박보영이 입은 코튼 크롭트 재킷과 가죽 오버 셔츠, 더블 코튼 스커트는 모두 Bottega Veneta.

전소니가 입은 톱과 스커트는 Alaïa. 플라워 링은 Roger Vivier. 박보영이 입은 코튼 크롭트 재킷과 가죽 오버 셔츠, 더블 코튼 스커트는 모두 Bottega Veneta.

실제로도 연애 감정이나 사랑이 사람을 가장 많이 바꾼다고 생각하는지
우리는 내 옆의 사람을 통과해 세상을 보잖아요. 그렇다면 내 가장 깊은 곳을 꺼내 보일 수 있는 사람과 무엇을 주고받는지가 내가 세상을 보고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게 연인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그럼 전소니의 지금에 영향을 미친 것은
저를 지나간 모든 사람이 남기고 간 것들이 저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내가 영향을 줬다고 느낀 순간은
표현이서툴렀던 친구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긴 해요. “네가 옆에서 자꾸 좋은 것들에 대해 표현하니까 나도 좀 더 내 이야기를 하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말이었죠.

‘좋은 건 좋다’고 자꾸 말해야 한다는 걸 언제쯤 알게 됐나요
타고난 것 같기는 한데요(웃음). 저는 말하지 않으면 혼자만 가지게 될 감정도 꺼내는 순간 사람들과 같이 나누게 된다고 생각해요. 기억은 정말 유한하잖아요? 그렇다면 내가 좋다고 느꼈던 순간을 입밖으로 말해서 다른 사람의 기억에도 남기자고 생각했어요. 좋은 것은 더 크게 만들면 좋으니까요.

손주아라는 인물에게서 사랑하는 것,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주아에게 사람들이 얼마나 공감할지 저도 궁금해요. 어쨌든 시준(이준영)을 일방적으로 떠난 건데, 그건 어떻게 봐도 좋은 방식의 헤어짐은 아니니까요. 아마도 주아는 시준에게 꼭 맞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무리해서 자신을 꾸몄고, 이제 와서 진짜 나를 사랑해 달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꿈이 명확한 시준을 보며 내게 없는 것에 대해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

전소니가 입은 레더 재킷과 샤 스커트는 모두 Pushbutton. 플랫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니 삭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준영이 입은 벨벳 롱 카디건은 Dries Van Noten. 옐로 컬러 카디건은 Stu. 카디건에 이너 웨어로 활용한 피케 셔츠는 Amiri. 글리터 부츠는 Christian Louboutin. 벨트와 스카프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전소니가 입은 레더 재킷과 샤 스커트는 모두 Pushbutton. 플랫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니 삭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준영이 입은 벨벳 롱 카디건은 Dries Van Noten. 옐로 컬러 카디건은 Stu. 카디건에 이너 웨어로 활용한 피케 셔츠는 Amiri. 글리터 부츠는 Christian Louboutin. 벨트와 스카프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배우로서 ‘영화’라는 제목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에 출연하는 건 약간의 결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일단 보영 언니의 ‘김무비’라는 이름이 너무 이상하고 사랑스러웠어요. 부러웠죠(웃음)!

놀라운 이름이긴 합니다(웃음)
공감 가는 지점이 있었어요. 빨리 출발했다고 해서 빨리 도달하는 건 아니라는 것. 시작이 늦어도 더 빨리 가는 사람이 있고, 시작은 너무 좋았는데 거기서 멈추는 사람도 있고, 그러다 보면 누군가는 자격지심도 생기고…. 실제로 그렇거든요. 내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성취했느냐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를 드러내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마음 아프지만.

작품 로그라인에 등장하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라는 표현처럼 스스로 애매하게 느끼던 시기가 있었을지
저는 ‘애매하다’는 말이 뭔지 너무 알 것 같아서 그 로그라인이 참 좋았어요. 애매하다는 것은 그냥 견디며 계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버티는 게 이기는 거라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그럼 누가 못 이기냐 이랬는데, 그 애매한 기분을 견디며 계속 서 있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틈틈이 완전한 만족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겠죠
그럼요. 아무리 내가 애매하다고 느껴도 현장에 가면 제게 이름이 있잖아요. 저를 주아로 불러주고, 그 대사는 저만 할 수 있는 거니까 사실 그럴 때는 또 애매하지 않아요. 너무 행복하고, 뿌듯하고, 나 참 잘해왔다 싶죠.

지금 이 일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분
함께하는 일이라는 것. 사람들 안에서 나는 안전하다고, 외롭지 않다고 느껴요. 사실 우리는 실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는 건데 관객에게 닿기 전에, 현장에 있는 모두가 여기서 일어나는 일을 믿어주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마법 같아요. 정말 착한 마음처럼 느껴져요(웃음).


이준영이 입은 네이비 더블 재킷은 Golden Goose. 아가일 패턴의 니트는 Lecyto. 화이트 플리츠 팬츠는 Loewe. 슈즈와 타이, 벨트와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우식이 입은 재킷과 올리브 컬러 셔츠는 모두 Loewe. 데님 팬츠는 Stu. 블랙 로퍼는 Ami. 올리브 컬러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준영이 입은 네이비 더블 재킷은 Golden Goose. 아가일 패턴의 니트는 Lecyto. 화이트 플리츠 팬츠는 Loewe. 슈즈와 타이, 벨트와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우식이 입은 재킷과 올리브 컬러 셔츠는 모두 Loewe. 데님 팬츠는 Stu. 블랙 로퍼는 Ami. 올리브 컬러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준영의 어떤 재능
1997년생으로 주역 네 명 중 막내입니다. 현장에서 사랑받았나요
성향이 비슷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이는 게 있었어요. 역할 분담을 하려고 한 건 아닌데, 좀 더 밝게 나서야겠다는 생각은 했죠.

홍시준은 남몰래 노력하면서도 천재 작곡가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고요. 이 소개글을 봤을 때 ‘전에는 다 잘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다’고 했던 지난 인터뷰 답변이 떠올랐어요
스스로 재능이라는 걸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뭐든 얻으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했기에 타고난 게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죠. 시준의 대사 중에 “재능 없는 것 아는데 그래도 이렇게 하고 있는 내가 너무 바보 같다”는 말이 있는데, 노력으로라도 어떻게 재능을 이겨보려고 했던, 예전의 제가 겪었던 상황을 연기하면서 스스로 많이 치유했어요.

재능 있어 보이는 사람도 나름의 불안감이 있을지도요
물론 그들만의 고충도 있겠죠. 그럼에도 타고난 게 없다고 느끼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조차 부러운 게 사실이에요. 지금은 뭐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덜 부리고,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며 스스로를 다지고 있습니다.

춤을 계속 추고 있죠. 이 또한 좋아하는 마음으로 즐기고 있나요
맞아요. 시준이 음악을 계속하는 이유와 같아요. 작년에는 힙합 프리스타일 배틀에도 나갔어요. 그게 딱 <멜로무비>를 촬영할 시기였는데, 확실히 여러모로 좀 성장한 느낌이 있어요.

작품 촬영하며 댄스 배틀에 나가는 삶이야말로 진짜 영화 같은데요(웃음).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에서 스스로 발견한 것은
작품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잘 서지 않던 때가 있었어요. 배우의 시각으로 조목조목 세부사항을 찾아가며 봐야 할지, 아니면 그저 한 명의 관객으로 좋으면 좋고 울고 싶으면 울면서 봐도 될지. 그런데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 거기에서 뭔가를 느끼는 게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더라고요. <멜로무비> 또한 10대에서 30대에 이르기까지 각 인물이 가진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굉장히 잘 보여주는 작품이거든요. 이야기가 가진 메시지의 힘을 또 한 번 느꼈죠.

시준은 어떤 음악을 만들까요
실제로 시준이 만든 음악이 나오니 기대해 주세요! 감독님이 제 의견을 물으셨을 때 제가 좋다고 한 곡이 채택된 적도 있고, 피아노와 기타도 대역을 안 쓰고 직접 하려고 했어요.

18세에 아이돌로 데뷔하며 일찍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준영에게 영향을 미친 부분은
어릴 때는 인맥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자리나 모임에 많이 나가다 보니 저와 맞지 않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나 모난 사람도 만나게 됐는데, 저는 그럴 때 생기는 불편한 감정을 힘들어하는 편이더라고요. 저와 결이 안 맞는 일이라는 걸 일찍 안 거죠. 직접 경험하며 느낀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다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으로서 영화관에서 한 특별한 경험은
작년에 개봉한 <용감한 시민>이 제가 스크린으로 처음 본 제 영화예요. <모럴 센스>(2022)와 <황야>(2024) 모두 시사회는 했지만 넷플릭스 작품이었으니까요. 제가 어릴 때부터 살았던 동네 영화관에 가서 직접 예매해서 봤는데, 울컥하더군요. 보상받는 느낌도 들고, 그 기분을 잊을 수 없어요.

어떤 동네인지 궁금해지네요
왕십리입니다. 어릴 때 동네에 쇼핑몰이랑 영화관이 생겼을 때 진짜 좋았어요. 놀이동산이라도 생긴 것처럼 엄마 아빠 손잡고 다니고, 좀 커서는 친구들과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프레첼도 사 먹고 돌아다녔죠.

배우에게 감수성이나 공감력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연기할 때는 저 자신을 캐릭터에 이입하기보다 이성적인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어떤 감정으로 내게 이 말을 하는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상대 배우의 대사도 엄청 보는 편이죠. 이입을 한번 하면 많이 하는 편이라 콘티나 지문은 안 봐요. ‘웃는다’라고 쓰여 있으면 그것에 한해 혹시라도 제한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 같거든요. 아마 제가 부족해서겠지만요.

지금 마음이 불안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나는 아직까지 내리막길만 있는 롤러코스터는 본 적 없다.” 단골 가게 사장님이 제게 해준 말이에요. 올라가기도 하고, 한 바퀴 돌기도 하고, 또 어느 순간 멈추기도 하고, 다시 또 출발하는 과정을 온전히 느끼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이준영이 지금 듣고 싶은 말은
너답다는 말. 그 말이 어릴 때부터 되게 좋았어요. 아마도 변하지 않았다는 말 같아서. 그리고 나를 어느 정도 지켜본 사람들만 해줄 수 있는 말이잖아요. ‘이준영답다’는 말은 앞으로도 계속 듣고 싶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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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마루 • 정소진
  • 사진가 최문혁
  • 스타일리스트 이혜영(최우식)•김현경(박보영)•이진혁(이준영)•임진(전소니)
  • 헤어 스타일리스트 문현철(최우식)•이선영(박보영)•강지은(이준영)•이일중(전소니)
  •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은주(최우식)•이명선(박보영)•김은지(이준영)•이숙경(전소니)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 어시스턴트 조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