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리오넬 자도의 무한한 상상력

2024 메종 & 오브제 ‘올해의 디자이너’ 리오넬 자도와의 인터뷰.

프로필 by 권아름 2024.12.10
버려진 것들로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당신의 무한한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이번에 선보인 호텔 파빌리온은 그 가능성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22명의 디자이너와 함께 재사용과 바이오 건축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기존의 호텔 건설 방식을 새롭게 탐구했다. 파빌리온 중앙에는 호텔 객실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 컨테이너가 배치돼 우주에 떠다니는 느낌을 준다. 주변에는 아스팔트와 가지 껍질, 잔디, 균사체 같은 다양한 재료가 배치됐으며, 남은 천으로 만든 커튼과 쓰러진 나무로 제작한 조명 작품이 어우러져 호텔이 지어진 땅에서 자원을 찾고 그것을 활용하는 순환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버려진 재료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는데, 재활용 소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벨기에에서 6대째 가구를 만들어온 집안에서 자라면서 아버지 작업장 구석에 쌓여 있던 자투리 재료들을 만지며 놀곤 했다. 덕분에 재료 하나하나가 가진 잠재력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지금도 주변 공장 마당이나 작업장 쓰레기통에 버려진 조각을 관찰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거대한 돌과 버려진 천, 심지어 수집한 기성품까지 다양한 재료를 재활용하면서 창의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왔는데, 재료 외에도 당신이 영감을 받는 것이 있다면
직접 관찰한 주변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걸어온 장소와 우연히 창조된 형태, 미완성의 것들, 실패한 물체 등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는 내게 중요한 자원이다. 그리고 미니멀리즘, 맥시멀리즘, 바로크 장식까지 다양한 장르의 미학에서도 영감을 얻는다.

작업은 어떻게 이뤄지나
내 작업 방식은 두 가지, 자유와 혼돈에 기반한다. 전통적 디자인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직관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시나리오를 쓰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구체화한다. 자유롭게 발상을 펼치고 창의적 실험을 이어가는 것이 내게 큰 원동력이 된다.

LIONEL JADOT

LIONEL JADOT

최근 벨기에의 상징적 건물이 호텔로 탈바꿈한 ‘믹스 브뤼셀(Mix Brussels)’의 인테리어를 담당하기도 했다
기존 건축물의 구조적이고 기능 중심적인 매력을 존중하되, 그곳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현대 디자인을 소개하는 쇼룸으로 재해석했다. 2만5000m2 공간을 다양한 디자인 컬렉션으로 채워 현재 벨기에에서 가장 큰 디자인 쇼룸으로 자리 잡았다. 이 프로젝트는 벨기에 아이콘인 건물을 레너베이션하는 작업으로, 52명의 디자이너와 협력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업실을 공유하는 ‘자벤템 아틀리에(Zaventem Ateliers)’를 설립한 이유도 협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예술가가 모여 기술과 영감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상상했다. ‘자벤템 아틀리에’는 기능적 예술을 중심으로 예술가들이 모여 시너지를 발휘하는 창의적 허브 공간이다. 현재 21명의 크리에이터와 디자이너, 아티스트, 시나리오 작가가 각기 다른 스타일과 비전을 가지고 함께 일하며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를 탄생시키고 있다.

Credit

  • 에디터 권아름
  • 어시스턴트 에디터 이지현
  • 아트 디자이너 이유미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