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우리가 알고 있던 당연한 운동 상식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면? 여성들을 위해 바른 정보를 전달한다::여성,운동,운동상식,운동방법,생리기간,생리기간운동,하체운동,몸매,다이어트,헬스,건강,뷰티,코치D,남세희,엘르,elle.co.kr:: | 여성,운동,운동상식,운동방법,생리기간

맨(Man): 1. 남자 2. 사람들, 인류 3. (남여 상관없이 한 명의) 사람 영어 단어 맨(Man)은 남자라는 뜻이면서 동시에 성별 불문 ‘인간’ 자체를 의미하는 대표명사로도 쓰인다. 이 단적인 사례에서 드러나듯 지금껏 인간사는 철저히 남자를 기준으로 쓰여왔다. 문화, 예술, 학문 정보들은 다분히 남성 중심적이었고 이를 너무도 당연시 여겼다. 그러던 관성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무심코 지나쳐간 말 한 마디, 순간 하나하나에도 우리가 자각하지 못했던 허점을 눈치챌 수 있다. 가령 ‘인체의 약 3분의 2(70%)는 물로 이뤄져 있다’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얼핏 너무나 당연한 건강 상식처럼 보인다. 실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과연 이것이 ‘상식’으로 적절할까? 의외로 체수분(TBW; Total Body Water) 비율이 70%에 달하는 사람들은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그리 많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체수분 비율이 체중의 3분의 2는 커녕 2분의 1 정도에 그칠 것이다. 수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가까운 혈액, 75% 정도가 수분으로 구성된 근육, 심지어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이는 뼈도 전체 구성 성분의 약 3분의 1가량이 수분으로 돼 있다. 그러나 변수는 지방이다. 다른 세포들과 달리 지방세포는 수분 함량이 고작 10% 정도에 불과하다(여기서 잠깐의 토막 상식. 피트니스센터에서 볼 수 있는 체지방 측정기는 바로 이 같은 사실을 활용해 작동한다. 지방은 수분 함량이 적어 전기가 잘 통하지 않고 이를 활용하면 몸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 보낸 뒤 그 흐름에 따라 근육과 지방의 양을 추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근육이 많은 사람일수록 몸에 수분이 많고, 반대로 지방이 많은 사람은 수분이 적다. 이를 고려했을 때 앞에서 말한 ‘인체의 3분의 2는 물’이라는 문장의 대표성이 의심스러워지는 것이다. 이 같은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체지방률 15% 내외의 건장한 성인 남성 몇몇에 한정된다! 인간은 연령과 성별에 따라서 체지방률이 다르다. 출산에서 돌까지 이어지는 영유아기는 체지방률이 높게 유지되는 기간으로 평균 25% 내외이다. 근육이 위축되는 노인들 역시 내장지방을 중심으로 몸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난다.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유방과 히프가 발달한 여성들의 체지방률 역시 20~30% 선으로 높은 편이다. 만약 당신이 평범한 성인 여성이라면 대략 체중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50~55%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이는 여성뿐 아니라 영유아, 노인, 비만한 성인 남성들까지 해당되는 사안이다. 상식은 보편성을 갖고 있을 때 성립한다. 기준이란 대표성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서로 다른 여러 집단들이 얽혀 사는 세상에서 수적으로 다수도 아니면서 어느 특정 집단이 대표성을 독점하고 있다는 건 다분히 그쪽이 권력을 쥐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수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이유도 없는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인체의 3분의 2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는 건강 상식이 작성되고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는 현실. 진정 현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다면 최소한 이렇게 적어야 자연스럽지 않을까? ‘인체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70%선으로 연령과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이렇듯 남자들이 몰라서, 아니면 의도적으로 눈감고 있었던 세상의 절반에 해당되는 목소리는 다이어트와 피트니스 업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생리기간 동안 운동할 것인가, 말 것인가? 생리기간 동안 운동을 중단할 때의 손익계산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속 시원히 알려주는 사람은 드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쉬는 게 낫다. 생리기간의 무리한 운동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 굳이 짚고 넘어가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생리통을 제외하고, 생리기간 중 가장 큰 신체 변화는 체중이다. 일반적으로 생리 시작과 즈음해 체중이 증가한다. 평소 체중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적게는 1kg 내외부터 많게는 그 이상까지 변할 수 있는데 대부분 수분이 차는 부기로 인한 증상이다. 생리 직전까지 자궁 내벽을 두껍게 만들어 임신 준비를 하는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이 일으키는 현상으로 추정된다. 생리를 시작하면서 프로게스테론의 농도가 떨어지고 자궁 내벽의 두께가 줄어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부기와 진통, 평소보다 무거운 몸. 더불어 움직임을 방해하는 생리용품 착용까지 걸림돌이 많다. 근력운동을 한 달에 하루 정도 빼먹었다고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며칠 이어지는 생리기간 동안 가지고 있던 근육이 줄어드는 게 아닌가, 평소에 태우던 칼로리를 못 태워 지방이 더 쌓이는 건 아닌가,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PMS로 인한 폭식 정도만 경계하면 한 달의 10% 정도 되는 기간은 리프레시를 위한 충전기간으로 설정해도 아무 문제없다. 노력에 필요 이상의 가치를 두고 휴식을 죄악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운동도 고등학교 출석처럼 칼같이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서양배형 몸매 VS. 사과형 몸매 남녀의 성차뿐 아니라 지역차에 의해 벌어지는 문제도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앞서나가는 정보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영미 문화권에서 먼저 연구되고 번역돼 한국에 소개된다. 이때 국내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번역과 수용이 이어지면 혼돈을 빚기도 한다. ‘비만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그렇다. 일단 이것이 벨기에의 통계학자에 의해 무려 1850년대(!)에 처음 만들어진 계산법이고 보험금 심사, 통계조사 등에 활용되며 1970년대까지 꾸준히 활용돼 온 지표다. 이 같은 사실로 미뤄보건대 오늘날 한국인의 건강 상태에 적용하기엔 몹시 무리가 따른다. 또 하나 많은 전문가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는 데 북미나 유럽에선 비만이 진행돼도 상대적으로 하체 비만에 가까운 일명 ‘서양배형(Pear) 몸매’가 많은 데 아시아 여성들 사이에선 상체 비만형인 ‘사과형(Apple) 몸매’가 더 자주 나타난다. 때문에 단순히 키와 체중만 가지고 비만도를 계산하는 옛날 공식인 BMI는 과거의 유럽인에게나 적합한 기준이었지 현대의 한국인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18 미만은 저체중, 22가 표준, 25 이상이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이라는 천편일률적인 기준은 그다지 절대적이지도 않고 현대적이지도 않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계산하기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여전히 BMI를 비만도 지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요한다. 22나 25 같은 기준에 맞춰 실제 체중을 줄이려면 현실적으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만도에 대해 ‘30까지는 큰 문제없다’는 러프한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도록 하자.하체운동부터 시작하라 최근 유명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을 통해 일상을 공개한 모델 한혜진이 몹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화보 촬영 전에 운동하는 건 딱 두 부위야. 배하고 히프”. 경험에서 우러나온 간결하고도 명확한 노하우다. 화보가 예쁘게, 잘 나오느냐를 떠나서 건강과 운동 효율을 생각해서도 신경 써야 될 곳은 바로 거기다. 배, 허리, 엉덩이가 포함된 몸의 한가운데 일명 ‘코어’. 하지만 피트니스센터에 가보면 이 순서가 거꾸로 된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체운동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문제는 현장에서 운동을 지도하는 이들의 잘못이 크다. 상당수의 트레이너들은 남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초보자에게 상체운동부터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따르고 있다. 팔은 다리보다 가늘고, 어깨는 고관절보다 작다. 상체운동은 하체운동에 비해 작은 기구, 가벼운 중량으로 작은 공간에서 지도가 가능하고, 더불어 남성들의 경우 ‘보디빌딩’적 과시 효과가 커 선호되는 부위다. 이를 그대로 여성 고객에게 적용해 초보자가 어깨나 팔, 가슴운동 같은 상체운동부터 시작하기 쉽다. 그러나 이 같은 접근은 여성들에게 그다지 궁합이 맞는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다. 운동을 처음 배우는 여성이라면 엉덩이(고관절)와 코어가 포함된 하체운동부터 해야 한다. 상체운동에 비해 하체운동은 남녀의 근력 차이가 근소하기 때문이다. 운동 경력이 전무한, 비슷한 체격의 여성과 남성 초보자의 근력을 측정해 봤을 때 고관절이 포함된 하체운동의 출력은 대략 남성대비 여성의 근력이 70~80%까지 나오는 반면, 상체 근력은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걷기와 체중을 지탱하는 일상 활동을 통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일정 수준의 자극에 노출되는 하체 근육의 출력은 편차가 작은데 상체의 경우는 미는 동작이냐, 당기는 동작이냐에 따라 성별에 따라 같은 초보자 중에서도 편차가 크다. 따라서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고 팔뚝 살 빼는 운동이라고 따라 했는데 팔뚝이 더 굵어져서 낭패라는 클레임이 들려오기도 한다. 세계의 정보는 권력을 쥔 자들의 입맛에 맞춰 편집된다. 그 기준은 성별이 될 수도 있고 지역이나 언어에 따라 갈리기도 한다. 한국 피트니스 시장에서 여성들이 핵심 고객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러나 시장에 유통되는 정보는 아직까지는 다른 시대, 다른 지역, 다른 언어로 쓰인 남성 중심적 정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변화된 시대에 맞춰 이를 내 몸에 맞추고, 나아가 새롭게 축적된 정보를 쌓아가는 것, 이것이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다. 자신의 존재에 맞춰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언젠가 운동 상식과 교과서도 새롭게 재편될 것이다. ABOUT HIM<이기적인 다이어트 상담소> <강한 것이 아름답다> <다이어트 진화론>의 저자. ‘육체파 글쟁이’라는 별명과 함께 SNS 상에서는 ‘코치 D’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