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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의 ‘여정적 사고’ 모음.zip

그렇게 또 윤며들었다.

프로필 by 전혜윰 2024.05.30
“60세가 돼도 인생은 몰라요. 나도 처음 살아보는 거니까. 누구나 처음 태어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 나도 67살은 처음이야.” _tvN <꽃보다 누나> 중에서

11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도 67살은 처음이야.”라는 한 마디를 남긴 윤여정. 이후로 그의 어록은 남녀노소에게 사랑받고 있는데요.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는 나! 나는 나 같이 살면 된다.” _tvN <현장토크쇼 택시> 중에서

후배 배우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의 롤모델이기도 한 그는 “롤모델? 걔네들이 미쳤지!”하며 인생의 ‘롤모델’은 필요하지 않다고 시니컬하게 말합니다. 그저 나는 나답게 살면 될 뿐이라고요.

그렇지만 인생의 조언을 구하는 질문에는 누구보다 솔직하고 다정하게 답해주죠. 삶의 지혜를 나누어주는 그의 모습에 ‘윤며드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럼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해요?”라는 물음에는 “많이 해, 많이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어.”라며 본인의 경험을 담은 답변을 해주기도 했고요.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고, 인생은 그냥 불공정 불공평이야. 근데 그 서러움을 내가 극복해야 하는 것 같아. 난 내가 극복했어.”_tvN <현장토크쇼 택시> 중에서

“아쉽지 않고, 아프지 않은 인생이 어딨어. (그래도) 하나씩 내려놓고 포기할 줄 알아야 해. 난 웃고 살기로 했어. 인생 한번 살아볼 만해. 진짜 재밌어.” _tvN <꽃보다 누나> 중에서

“너 살던 대로 살아. 마흔두 살에 나 진짜 많이 일했던 것 같아. 많이 해, 많이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어.” _tvN <뜻밖의 여정> 중에서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가 58년차 배우로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삶과 일,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일관된 태도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미 하기로 했으니까 일단 하기로 한 일은 불평 없이 한다.” _tvN <꽃보다 누나> 중에서

“내 마음대로 하는 환경에서 일하면 괴물이 될 수 있어요. 그게 매너리즘이지 뭐야. 그런 환경에서 일하면 내가 발전을 못 할 거예요.” _<문명특급> 중에서

“내가 누구를 도울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그걸 하는 건 괜찮은 거 아닌가? 그런 마음이에요. 나와 고초를 같이 겪은 친구들인데, 내가 할 역할이 있다면 하는 건 인지상정 아니에요?” _<ELLE> 6월호 인터뷰 중에서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데가 어딨어.” _<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중에서

“사람 하나 남으면 된 거야.” _<나영석의 나불나불> 중에서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도그데이즈>는 감독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는 비하인드가 인상적이었는데요. 김덕민 감독이 조감독이었던 시절, 고된 촬영을 함께하며 전우애를 느낀 윤여정은 그에게 입봉작에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돕겠다고 말했기 때문이에요. “(작품을 고를 때) 감독의 이름을 본다. 감독의 마음씨를 본다. 시나리오를 본다. 그러면 그거 하나만 해야지.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데가 어딨어.”라며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을 챙기는 따뜻하면서도 단호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그렇게 한 계단씩 나아간 윤여정은 마침내 제93회 아카데미상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화제가 된 수상 소감, 그의 위트가 해외에서도 통하는 순간이었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해외에서) 수많은 이들이 제 이름을 '어영'혹은 '유정'이라고 부르는데요, 제 이름은 '여정'입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용서하겠습니다.” _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 중에서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지는 모르겠다.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나. 내가 오스카를 받았다고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니 살던 대로 살겠다.” _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 후 기자 간담회에서

“인생이 ‘풀 오브 서프라이즈(Full of Surprises)’예요. 정말 내일 일을 몰라요.” _<ELLE> 6월호 인터뷰 중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고, 상까지 거머쥐었지만 ‘여정적 사고’는 변하지 않습니다. “살던 대로 살겠다”는 그에게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Credit

  • 어시스턴트 에디터 전혜윰
  • 사진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