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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 년 장수한 라디오 프로가 사라진다

23살 '아침창'부터 51살 '싱글벙글쇼'까지, 변화하는 라디오 프로들.

프로필 by 라효진 2024.05.24
홍수 같이 범람하는 영상의 시대. "라디오 들어?"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니"라고 답할 겁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라디오 프로그램은 늘 공기처럼 우리 생활에 스며 있습니다. 특히 대중교통을 타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거예요. 들으려고 들은 것은 아닌데, 기사님이 틀어 둔 라디오 속 기상천외한 사연에 피식한 적이 한 번 쯤은 있을 테니까요. 생활밀착형 콘텐츠인 만큼 유독 장수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많고요.


그런데 최근 20년이 넘게 명맥을 이어 온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사라지거나, DJ들이 하차하고 있습니다. 올 3월, 김창완이 23년 동안 진행한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가 막을 내렸어요. 수트와 보타이 차림으로 마지막 생방송에 임한 김창완은 "끝이라는 말을 안 하고 싶어서 다른 말을 할까 궁리했는데, 없다, 마지막이고 끝이다"라면서 결국 청취자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다만 김창완은 러브 FM으로 둥지를 옮겨 새 프로그램을 론칭할 것이라는 소식도 나온 상황이네요.



최화정은 27년 간 맡은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하차합니다. SBS 라디오 최장수 DJ인 그가 마이크를 내려 놓는 건 다음달 2일인데요. 최화정은 "늘 잘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지금이 그 시기라고 생각했다"라는 담담한 하차 소감을 밝히면서도 끝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 같은 발표 이후, 최화정은 오래도록 함께 한 게스트들이 건넨 꽃다발과 함께 퇴근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1973년 시작한 MBC의 51년 장수 라디오 방송, 표준FM <싱글벙글쇼>는 폐지됩니다. <싱글벙글쇼> 역시 다음 달 2일이 마지막 방송이에요. 역대 DJ 가운데 강석과 김혜영은 33년 동안 호흡을 맞추며 숱한 애청자들을 보유하고 있었죠. MBC 측은 "고민 끝에 오랜 시간 청취자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싱글벙글쇼>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라고 알렸는데요. 청취자들과 함께 장년이 된 프로그램이 이렇게 끝을 맺는다고 하니 괜히 서운한 기분이 드는군요. <싱글벙글쇼> 후속으로는 트로트 전문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고 합니다.

#ELLE_NEWS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Unsplash·MBC·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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