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의 삼총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영화 &lt;박열&gt;의 이제훈, 최희서, 이준익 감독과 &lt;엘르&gt;가 완성한 한 편의 느와르::박열,이제훈,최희서,이준익,영화,엘르,elle.co.kr:: | 박열,이제훈,최희서,이준익,영화

이제훈이 입은 화이트 실크 재킷은 Salvatore Ferragamo. 베이지 아이보리 스트라이프 실크 셔츠와 아이보리 리넨 와이드 팬츠는 모두 Kimseoryong. 화이트 레더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희서가 입은 테일러드 재킷과 쇼츠, 시스루 롱 셔츠는 모두 Jaybaek Couture. 이준익 감독이 입은 재킷을 변형한 셔츠와 스트라이프 팬츠는 모두 Jaybaek Couture. 그레이 컬러의 브레이슬렛은 Salvatore Ferragamo.레드, 화이트 컬러 포인트의 블랙 재킷과 와이드 팬츠는 모두 Dior homme. 블랙 롱 베스트는 Ann Demeulemeester by 10 Corso como Seoul.투쟁으로 다져진 기세, 이제훈&lt;박열&gt;의 티저 포스터가 화제다. ‘밀크남’ 이제훈이 거칠게 머리와 수염을 기른 모습이라니 신선하다, 강렬하다고들 하는데 그런 반응은 생각하지 못했다. 영화 촬영이 끝나고 포스터를 찍느라 그 모습에 익숙해 있었다. 어쨌든 포스터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박열이 누구이고, 어떤 영화인지 관심을 갖게 돼 고무적이다.촬영 처음에는 어땠나 고증에 맞춰 분장한 뒤 “이게 나라고?”라며 엄청 웃었다. 어색해 보일까 걱정도 했는데 테스트 촬영 때 아무도 나를 몰라보더라. 됐다 싶었다. 사람들이 나를 캐릭터 그 자체로 봐주니 첫 관문을 통과한 것 같았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영화는 올해 1월부터 두 달간 촬영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깊숙이 빠져 연기하기는 처음이다. 영화는 일본으로 건너가 항일투쟁을 하던 박열이 일본 경찰에 체포돼 재판을 받는 이야기를 다뤘다. 대사 중 일본어가 절반이었는데 재판 장면에 긴 호흡의 대사들이 많았다. 사실상 영화의 클라이맥스라 부담이 컸다. 꿈도 일본어로 꾸고, 일본어 대사를 하다가 까먹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보통 작품이 끝나면 대사를 잊게 되는데 &lt;박열&gt;의 대사는 지금도 스위치 누르듯 바로 튀어나온다. 그 정도로 많이 준비했다.깊게 탐구한 박열은 어떤 사람인가 쇳물이 흘러 넘치는 용광로처럼 뜨거운 사나이. 저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일본제국주의의 심장부를 저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아나키스트적인 투쟁을 벌이는 행동이 단순 과격해 보이기도 하지만 박열은 수를 내다보며 계획을 실행했다. 영화에도 감옥에 수감된 그가 일본 내각과 머리싸움을 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열을 연기하며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단식투쟁을 하는 그에게 간수들이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장면이 있다. 대본에는 방금 말한 것처럼 ‘간수들이 박열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인다’라고 쓰여 있었다. 짧은 장면이지만 박열의 저항 정신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가 겪었을 고초를 직접 체험하기로 했다. 간수들이 손으로 음식물을 목구멍까지 밀어넣으면 나는 뱉어내고, 질린 그들이 내 얼굴을 구타하는 식으로 촬영했다. 현장에서 괜찮다고 말했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로기 상태가 됐다. 아무리 연기라 하더라도 그런 고통이 주는 정신적 충격이 컸다.자신을 극한으로 내몰면서까지 연기를 하는 까닭은 솔직히 이런 노력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고 인정해 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관객이 온전히 영화에 집중하는 2시간 동안 텍스트를 보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공감하길 원한다. 그러려면 나부터 그 인물에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CD와 LP 수집이 취미인 음악 마니아라고 들었다. 박열을 위한 BGM을 선곡한다면 저항 정신이 깃든 곡이 어울릴 테니, 신해철의 오랜 팬으로서 넥스트 5집 앨범 &lt;개한민국&gt;를 통째로 들려주고 싶다.이 영화가 관객에게 어떤 화두를 던질 거라 기대하나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길 원한다. 행복을 담아내는 그릇은 사회일 수 있고 넓게는 시대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개인의 행복을 온전하게 누릴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그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와 생각을 갖고 살아가야 할까? 이런 의문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과거 자기희생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던 사람이 있었고, 그를 통해 조금이나마 나은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희망을 건넬 수 있지 않을까.자신이 원하는 바를 관철시켜야 할 때 어떻게 하나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설득하거나 절충안을 찾으려 한다. 어려서는 고집이 셌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른 사람의 의견과 감정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관계들이 생김에 따라 시야가 넓어졌다. 좀 더 유연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그럼에도 타협할 수 없는 나만의 영역은 작품 선택은 연기를 시작했을 때의 초심과 달라지지 않았다. 잘하는 것 위주로 안전하게 커리어를 쌓을 수도 있겠지만 끊임없이 나를 시험대에 올리고 싶다. 남이 보기에 무모한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무모함이 나를 &lt;박열&gt;이란 작품으로 이끌었다.선택의 결과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나 내가 고집을 부린 선택들이아쉬운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럴 때면 도전보다 안정을 택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까지는 용납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좁아지고 내가 지켜온 신념이 무너지는 게 싫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봤을 때 부끄럽지 않고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연기를 제외하고 자신을 들뜨게 만드는 건 낯선 공간에서 문화적 경험을 할 때 그렇다. 지치고 힘들 때면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괜찮은 영화를 보거나 공연장에서 살아 있는 음악을 들으며 자극을 받는다. 오랜 시간 내 삶의 자양분이 됐고 의지가 되는 일들이다.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갖고 있는 로망은 얼마 전에 그 로망을 이뤘다. 콜드 플레이의 내한 공연을 다녀왔다. 10년 넘게 기다린 무대였다. 내한을 바라는 뮤지션이 또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엔싱크 시절부터 열렬한 팬이다.가벼운 소재의 롱 코트는 Customellow. 차이나 칼라의 셔츠는 Eleventy. 리넨 소재의 체크 수트는 Time Homme. 블랙 컬러의 옥스퍼드 슈즈는 Paraboot by Unipair.시대를 보는 눈, 이준익&lt;동주&gt;, 그 다음 왜 &lt;박열&gt;이었나 사실 박열은 &lt;동주&gt;보다 앞서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소재다. 20년 전 &lt;아나키스트&gt;란 영화를 기획, 제작했는데 그때 한국 독립운동사를 다룬 자료들을 보면서 ‘박열’이란 인물이 다른 독립운동가들과 굉장히 차별화된 존재였다는 걸 알게 됐다. 3·1운동 전 독립운동의 주된 무대는 만주 혹은 상하이였는데, 박열은 유일하게 도쿄에서 투쟁을 벌였다. 제국주의 본토에서 천황을 상대로 항거한 독보적인 인물이다. 박열 역할에 ‘꽃미남’ 이제훈을 선택하게 된 건 그동안 이제훈이란 배우의 반도 못 보여준 것 같다. 물론 &lt;파수꾼&gt;에서 커다란 잠재력을 드러냈고, 이후에도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지만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산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열 역할이 이제훈의 내재된 가능성을 폭발시킬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아니나 다를까, 대본 리딩부터 마무리 작업까지 한 치도 촉을 놓치지 않고 매달려온 결과가 이번 영화에 반영돼 있다.박열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 또한 파란만장한 삶과 개성을 지닌 인물이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의 젊은 여자가 조선 청년과 사랑에 빠졌다. 당시 박열이 스물둘이고 가네코 후미코가 스무 살. 사회적 자의식이 막 생길까 말까 하는 나이인데, 가네코 후미코의 자서전이나 평전을 확인해 보면 그녀가 놀라운 사상가라는 걸 알 수 있다. 너무 단명해서 그분의 주체적인 생각과 사상이 널리 뻗어나가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가네코 후미코 역에 신인 최희서를 캐스팅했다. 어떤 점에 주목했나 가네코 후미코가 되기 위한 조건은 까다로웠다. 첫 번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어야 하고, 두 번째는 일본어 구사를 완벽하게 해야 하고, 세 번째는 가네코 후미코처럼 작은 키에 야무지고 진실성 있어 보이길 바랐다. 이런 조건을 고루 갖춘 여배우가 대한민국에서 최희서 말고 또 있을까? 존재해 준다는 게 고마웠다.&nbsp; 역사 속 인물을 다루는 데 있어서 애로사항은 근현대사 속 실존 인물을 다룰 때는 조심스러운 점이 많다. 아무리 영웅이라 할지라도 인간적 결함이 있기 마련인데, 이를 표현하면 그 인물을 폄하하는 걸로 오해받고, 그걸 숨기면 미화했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그래서 가능하면 고증을 충실히 하려고 한다. 박열 같은 경우는 일본에 남겨진 자료가 많아서 90% 이상 고증을 따랐다.‘저예산 상업영화’를 표방한 &lt;동주&gt;에 이어 &lt;박열&gt; 또한 제작비를 최소화했다고 들었다 소중한 인물을 다루는 데 있어 상업적 실패라는 오명을 남겨선 안 된다는 게 대원칙이다. 박열 열사에 관한 영화를 찍었다가 망한다면, 이런 동종의 관점을 갖고 있는 영화들의 생산 의지를 꺾게 된다. 난 성공의 보상에 대해 궁금한 게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 함께 작업한 사람들한테 피해가 가는 건 너무 힘들다. 감독이 헛발질해서 그들의 시간과 노력과 땀을 보잘것없이 만들어선 안 되지 않나. 영화를 만드는 데 전보다 신중해진다.&nbsp;&nbsp;&nbsp;&nbsp; ‘이준익표 영화’들을 보면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룰지라도 끝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일말의 희망이 느껴진다 이야기의 끝을 형성하는 나의 드라마적인 목표를 말하자면 ‘Unhappy for happy’라고 할 수 있다. ‘불행을 위한 불행’은 자학이고 자멸이지만 뭔가 가치 있는 것을 위해 불행을 맞이하는 것은 ‘행복을 위한 불행’이다. &lt;동주&gt;도 사실 26세의 젊은이가 죽임을 당하는 참혹한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말하는 동주의 마지막 표정에서 사람들이 희망을 보지 않나. 비극의 가치는 유구한 역사 속에서 남는 건데, 그건 내가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 셰익스피어, 찰리 채플린이 한 말이다. 며칠 뒤 대선을 앞두고 있다. 역사를 다뤄온 감독으로서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을 바라본 소회가 궁금하다 ‘적폐’라는 어려운 말을 온 국민이 다 쓴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정치권을 보면 나와 반대인 것은 무조건 적폐라고 하는데, 적폐라는 단어의 역사적 정의를 아직 못 내리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비극적 현실이라고 본다.오프 더 레코드로 하겠다.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인가 뭘 물어보나? 나 블랙리스트에도 오른 사람인데!이준익 감독이 입은 리넨 소재의 체크 재킷과 팬츠는 모두 Time Homme. 화이트 셔츠는 Eleventy. 이제훈이 입은 아이보리 오픈 커프스 셔츠는 Wooyoungmi. 블랙 데님 팬츠와 블랙 레더 벨트는 모두 Burberry.롱 블레이저는 Polo Ralph Lauren.꺾이지 않는 결의, 최희서&lt;동주&gt;에서 윤동주의 시집 출판을 돕는 일본 여학생을 연기한 데 이어 &lt;박열&gt;에서도 이준익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lt;동주&gt;가 개봉하기 전 감독님께서 내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들어본 적 있냐며, 그녀의 자서전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곧바로 책을 주문해서 봤다. 이야기의 힘이 대단했다. 얼마 후에는 감독님께서 박열의 이야기를 영화화하려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셨다. &lt;동주&gt;에서 조연이었던 내가 후미코 역할을 해보고 싶단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시나리오 회의에 오라고 하시더라. 영화 홍보 문구인 ‘일제에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처럼 후미코에는 어떤 부제가 어울릴까 ‘박열과 조선의 자유를 사랑했던 도쿄 최고의 센 언니’. 어떤 서사를 지닌 인물이길래 일본에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후미코는 조선에 사는 할머니 집에 양녀로 들어가 식모살이를 하며 온갖 학대를 겪었다. 힘겹게 사춘기를 보낸 후미코는 일찍 자신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됐고, 조선 유학생들과 무정부주의 사상을 공부하는 등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 성장했다. 이후 박열이 쓴 ‘개새끼’라는 시를 읽고 그에게 이끌려 먼저 동거를 제안하는데 영화는 이들의 만남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영화 속 후미코는 강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면의 상처가 많은 인물이다. 어쩌면 부모의 이혼으로 버림받은 경험 탓에 남녀의 사랑을 믿고 싶지 않았을 테고, 박열에 대한 감정도 인간 대 인간으로서 동지애가 컸을 것 같다.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다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농담으로 “이 작품 찍고 다른 역할이 재미없게 느껴지면 어쩌냐”고 하셨다. 연기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장면은 후미코가 재판에서 선고를 받기 전 “나는 박열과 함께 죽을 것이다. 우리를 단두대에 함께 세워달라”며 독백하는 장면이 있다. 박열에 대한 처절한 고백이자 죽음에 임하는 당당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런데 촬영이 시작되자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후미코가 된 것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lt;박열&gt;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데뷔하고 9년 동안 단편영화, 독립영화, 상업영화 다 했지만 이제야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 나에게 맞는 역할을 만난 것 같다. 앞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다. 또 내가 이제훈 오빠의 팬이다. &lt;파수꾼&gt;을 보면서 ‘대체 누구길래 연기를 저리 잘할까’라며 감탄했다. 요즘 오빠가 부드러운 이미지로 통하지만 내게는 &lt;파수꾼&gt; &lt;고지전&gt;에서 보여준 강렬한 모습이 짙다.당연히 좋았겠지만 이제훈과의 만남은 어땠나 고맙게도 오빠가 내가 출연한 단편영화를 봤고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둘 다 영화 이야기를 좋아해 금방 가까워졌다. 자신이 어떤 배우인지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세 편을 꼽자면 &lt;동주&gt;를 빼놓을 수 없겠고, 칸영화제 단편 부문에 초청됐던 &lt;야누스&gt;와 데뷔작 &lt;킹콩을 들다&gt;를 권하고 싶다. &lt;야누스&gt;는 블랙 박스로만 찍은 15분짜리 원 테이크 단편영화다. 차 사고를 내고 산속으로 도망치는 여자 역을 맡아 한 손에 블랙 박스를 쥐고 촬영했다. &lt;킹콩을 들다&gt;에서는 시골 중학교의 역도부원으로 나온다. 24세 때 처음 찍은 영화로 지금과는 굉장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최희서의 삶에는 어떤 서사가 있나 청소년기를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보냈다. 아무래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다. 친구 없이 몇 달 동안 아무 말도 못한 채 수업을 듣기도 했고 차별을 겪기도 했다.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기에 후미코가 어릴 때 겪었을 심정에 공감이 갔다. 살면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은 &lt;동주&gt;를 제작하고 각본을 쓴 신연식 감독님을 지하철에서 만났던 일이 아닐까 싶다. 오디션마다 떨어지고 어렵게 연극을 하던 때였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대본 연습을 하는 나를 맞은편에서 신연식 감독님이 지켜보고 있었다. 혼자 중얼거리는 모습이 미친 여자 같았다고 하셨지만, 절실함이 보였는지 감독님이 내게 명함을 건넸다. 이를 계기로 프로필을 보내드렸고 &lt;동주&gt;에 캐스팅됐다.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자랑스러운 일은 단 한 번도 연기를 그만두려고 하지 않은 게 제일 잘한 일이다. 작품 오디션뿐 아니라 소속사 오디션에도 연거푸 떨어지던 때가 있었다. 그 정도면 소질이 없다고 느끼는 것도 당연한데 나는 그 오디션이 나와 인연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넘겼다. 낙천적인 성격일 수 있고 ‘내가 못해서가 아니야’라며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려 했던 것 같다. 후미코는 박열의 연인이자 동지였다. 최희서의 든든한 버팀목은 모범답안 같지만 정말로 부모님이다. 내가 연기하는 것을 반대한 적 없으시고, 한 신이 나온 영화라도 보러 오셔서 묵묵히 응원해 주신다. ‘잘한다 잘한다’ 하시지 않지만 ‘그래, 열심히 하고 있어’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화이트 스티치 포인트의 네이비 수트는 Louis Vuitton. 블랙 니트 톱은 Wooyoungmi.이제훈이 입은 네이비 수트는 Louis Vuitton. 블랙 니트 톱은 Wooyoungmi. 태슬 로퍼는 Jimmy Choo. 최희서가 입은 블랙 톱과 리넨 화이트 수트는 모두 Vince. 스터드 장식의 옥스퍼드 슈즈는 Giuseppe Zanot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