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쉐론의 빛나는 오후 | 엘르코리아 (ELLE KOREA)

160여 년의 헤리티지를 간직한 부쉐론이 홍콩에서 팝업 전시를 열었다::부쉐론,홍콩,팝업전시,주얼리,쥬얼리,목걸이,반지,귀걸이,보석,액세서리,엘르,elle.co.kr:: | 부쉐론,홍콩,팝업전시,주얼리,쥬얼리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리에르 드 파리 컬렉션. 지난 1월, 파리 오트 쿠튀르가 열리는 동안 방돔광장 26번지에서는 정교한 장인 정신을 품은 영롱한 주얼리의 향연이 펼쳐졌다. 1893년부터 현재까지 방돔광장을 지키고 있는 부쉐론이 하우스의 심장에서 ‘Serpent Bohe?me & Nature Triomphante’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기 때문. 그로부터 약 두 달이 지난 3월 8일, 부쉐론이 홍콩으로 무대를 옮겨 주얼리의 영속성을 다시금 확인시키는 ‘Les Salon Boucheron’ 팝업 전시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서 부쉐론의 고귀한 정통성만 강조하고 싶지 않아요. 부쉐론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방향성은 헤리티지와 현대성, 젊은 감각의 조화예요. 팝업 전시 장소로 홍콩의 ‘핫’한 셩완을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고요.” 부쉐론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의 설명은 골드 컬러를 내세우던 브랜드 로고를 블랙과 화이트의 조합으로 바꿔가며 모던함을 살리려는 의도와 일맥상통한다. 헤리티지에 안주하지 않고 현대적 감각을 넓히기 위한 변화의 일환인 것. 팬지 드 디아망 스케치 컷.옐로골드와 컬러 스톤의 대비가 강렬한 쎄뻥 보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행사가 열린 당일, 홍콩은 비가 그친 뒤라 흐린 하늘이었지만 부쉐론이 회색빛 오후를 걷어내듯 눈부신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네 가지 테마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160 Years of History’로 문을 열었다. 부쉐론의 역사를 세운 프레데릭 부쉐론(Fre′de′ric Boucheron)을 시작으로 4대째 직계 후손으로 이어온 우아하고 견고한 명맥이 전시장의 한쪽 벽면을 따라 펼쳐졌다. 1858년에 프레데릭 부쉐론이 파리의 팔레 루얄(Palais-Royal)에서 첫 번째 부티크를 오픈하고, 1893년에 하이 주얼리 브랜드의 중심지라 불리는 파리 방돔광장에 컨템퍼러리 주얼러 중 최초로 부티크를 열었다. 그 후 1968년에는 대표 아이콘인 쎄뻥 보헴(Serpent Bohe?me) 라인을, 2004년에는 애니멀 컬렉션(Animaux de Collection)과 콰트로(Quatre) 라인을 론칭했으며, 2011년에는 현재 부쉐론에 창조적인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받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Claire Choisne)이 합류했다. 마지막으로 2016년 파리에서 프레데릭 부쉐론의 유산을 재창조해 선보인 26 방돔 컬렉션까지, 시간은 흘러도 영원히 빛나는 주얼리처럼 부쉐론의 섬세한 장인 정신과 대담한 비전, 현대적인 미학이 일궈낸 100년이 넘는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브랜드 창립 160주년과 쎄뻥 보헴 5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비적인 해를 1년 앞두고 있다는 포부와 함께 말이다. 역사 시간이 끝난 후 아트 피스의 향연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부쉐론 디자인의 원천인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힌트를 얻은 ‘네이처 트리옹팡(Nature Triomphante)’ 전시가 우아한 자태를 드러냈다. 프레데릭 부쉐론이 첫 부티크였던 팔레 루얄에서 파리를 덮은 야생 담쟁이덩굴의 매력에 빠진 것이 네이처 트리옹팡의 시작이다. 그 결과 담쟁이덩굴은 부쉐론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았고, 이를 보여주듯 팝업 전시장이 푸른 담쟁이덩굴로 뒤덮였다. 여기에 전시된 화이트골드와 다이아몬드 세팅의 리에르 드 파리(Lierre de Paris)는 담쟁이덩굴을 묘사한 주얼리로 손목과 목을 대담하게 휘감는 자태로 그야말로 예술 그 자체! 핑크와 퍼플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등 유색 보석이 나비가 춤추는 것처럼 세팅된 부케델르(Bouquet d’Ailes) 목걸이도 빼놓을 수 없는 주얼리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이 선보인 첫 번째 작품으로 네이처 트리옹팡의 정신을 살려 자연의 생명력에서 받은 영감을 왜곡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아트 피스이기 때문. 여기서 더 나아가 식물과 꽃뿐 아니라 2017년에 출시된 애니멀 컬렉션 반지들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었는데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저마다 애완동물처럼 이름을 지녔다. 앙증맞고 친근한 애니멀 컬렉션은 고객과 아이 컨택트를 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 반지를 착용하면 서로 연결돼 있는 느낌을 주었다. 마치 주인을 지키기 위해 바라보고 있는 수호신처럼 말이다. 네이처 트리옹팡이 자연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면 세 번째 전시 공간의 쎄뻥 보헴 컬렉션은 관능적인 뱀의 형상을 떠올리게 한다. 1968년에 선보인 이후로 부쉐론의 클래식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쎄뻥 보헴 컬렉션은 뱀의 비늘까지 섬세하게 형상화한 골드 밴드에 파베 다이아몬드나 컬러 스톤 등을 세팅한 물방울 모티프가 특징이다. 홍콩에서 열린 팝업 전시 공간. 특히 물방울 모양의 세팅은 정면에서 봤을 때는 평면적이지만 여러 면의 각으로 이뤄진 입체적인 주얼리로 빛을 흡수해 반사하는 기술력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다이아몬드 제품 외에 라피스 라줄리, 오닉스, 마더 오브 펄 등 스톤이 세팅된 쎄뻥 보헴을 선보였다는 것. 특히 미드나잇 블루 컬러의 라피스 라줄리와 화이트 컬러의 마더 오브 펄이 세팅된 쎄뻥 보헴은 모던한 반짝임을 선사하며 에디터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나보다 둘이라 했던가. 서로 다른 컬러 스톤의 쎄뻥 보헴 반지를 레이어드하면 더욱 멋스러웠다. 여기에 컬러 스톤의 선명한 색감을 살리기 위해 기존보다 얇게 디자인된 체인 목걸이는 화이트 셔츠 룩에 매치하면 좋겠다는 욕심을 갖게 했다. 마지막 전시는 가장 모던한 컬렉션인 콰트로(Quatre)가 주인공이었다. 부쉐론 라인 중 가장 늦게 선보였지만 아이코닉한 라인으로 자리 잡은 콰트로는 프랑스어로 숫자 4를 의미하는데 이 속에 부쉐론의 네 가지 코드를 담고 있다. 프레데릭 부쉐론이 드레스 메이커와 작업했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직물의 주름을 새긴 그로스그레인(Grosgrain), 방돔광장의 자갈길을 표현한 클루 드 파리(Clou de Paris), 하이 주얼리 브랜드의 상징인 다이아몬드 밴드 리네디아망(The Ligne Diamonds), 프레데릭 부쉐론과 그의 부인의 결속을 의미하는 더블 고드론(Double Godron)까지, 아르데코풍의 조형적인 멋에 브랜드의 미학이 집약되어 있었다. 쎄뻥 보헴이 여성적이라면 콰트로는 중성적이라고 해야 할까? 모던한 스타일을 즐기는 여자라면 분명 매혹적인 컬렉션일 듯. 레이어링해 착용했을 때 건축적인 매력이 상승하기 때문에 다른 주얼리와 차별화된 감각을 드러낼 수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출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책상 위에서 영롱한 빛을 발산하는 쎄뻥 보헴 아이코닉한 라인으로 꼽히는 콰트로 컬렉션.이번 전시를 통해 부쉐론은 풍성한 눈부심과 독창성, 섬세한 세공으로 마스터피스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세월에 퇴색하지 않고 영롱하게 빛나며 꿈에서라도 갖고 싶은 반짝임으로 여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예고편에 불과할 것이다. 2018년, 부쉐론이 160주년을 맞이해 상상 그 이상의 영원 불멸한 눈부심의 세계로 초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