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명 중의 11명. 어느덧 과거형이 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태생적인 특징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한 101명의 연습생들을 실력과 인지도의 그물망으로 거르고 걸러, 혹독한 경쟁을 버텨낸 11명으로 결성한 걸그룹은 전례 없는 현상이자 ‘최고의 한 방’이 됐다. 아이오아이를 둘러싼 온갖 이슈들은 차치하고 오디션 우등생들은 이름값을 여실히 증명해냈다. 그럼 영화 <송 투 송(Song to Song)>은 어떨까. 연기력으로 따졌을 때 할리우드에서 11등 안에 들어갈 배우들이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작품이니 말이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품은 나탈리 포트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의 라이언 고슬링과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마이클 패스벤더!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이력의 루니 마라! 역시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케이트 블란쳇과 홀리 헌터!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보관하고 있는 베니치오 델 토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자이자 역할에 따라 체중과 외모를 바꾸는 ‘연기 괴물’ 크리스찬 베일! 이 엄청난 스케일의 배우들이 129분의 러닝 타임 동안 화면을 들락날락한다. 무슨 자신감인지, 영화는 대본 없이 촬영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믿는 구석이 확실하게 있었다.이들이 주고받은 생생한 연기를 영상으로 담아낸 촬영감독은 엠마누엘 루베즈키! 그의 이름값은 더하면 더하다. <그래비티> <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무려 3년 연속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했다. ‘어떻게 이런 인재들을 통째로 모았을까?’ 당연한 궁금증은 감독의 이름에서 단박에 풀린다. 배우와 비평가들이 열렬히 좋아하는 거장이자 브래드 피트와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의 <트리 오브 라이프>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테렌스 멜릭이 영화의 연출을 맡았다. 크리스찬 베일, 케이트 블란쳇, 나탈리 포트만은 이미 한차례 그와 작품을 같이 한 이력이 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텍사스 오스틴의 로큰롤 음악계를 다룬 영화 곳곳에는 패티 스미스, 플로렌스 웰츠, 이기 팝,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등 이름값 높은 특급 뮤지션들이 포진돼 있다. 이름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자기 소개를 끝내주게 해주는 영화 <송 투 송>은 과연 이름값을 하며 ‘최고의 한 방’이 될 수 있을까. 바로 얼마 전 미국에서 개봉했다고 하니 곧 소식이 들려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