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도어 시네마 클럽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서울에서 만난 투 도어 시네마 클럽. 10년 간 한결 같은 모습을 지켜온 그들과의 한낮 데이트::투 도어 시네마 클럽,TDCC,뮤지션,밴드,북아일랜드,영국,음반,내한공연,Tourist History,Beacon,Gameshow,신보,엘르,elle.co.kr::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마이 스페이스’에 소소하게 작업한 결과물을 올리던 알렉스 트림블(보컬, 기타), 샘 할리데이(기타), 케빈 베어드(베이스, 키보드)는 느닷없이 걸려온 키츠네 레이블의 러브 콜을 받고 앨범 작업에 돌입한다. 동네 영화관 ‘투도어(Tudor) 시네마’를 잘못 발음한 데서 이름한 밴드 투 도어 시네마 클럽(이하 TDCC)은 그렇게 2010년 발표한 데뷔 앨범 로 전 세계에서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두 번째 앨범 은 UK 앨범 차트 2위를 기록했다. 서정적이고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탄탄한 비트, 사이키델릭한 연주를 조화시킨 일렉트로 팝 사운드는 ‘힙’한 취향을 지닌 또래들을 충성도 높은 팬으로 흡수하기에 충분했다. 6년 만에 발매된 신보 는 얼떨결에 투어 길에 오른 10대 소년들이 성장해 온 과정과 밴드 활동으로 잠시 벗어나 있었던 일상, 자신들이 속한 세상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다.


TDCC 첫 단독 내한 공연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들만의 독특한 매력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페스티벌 출연 차 내한할 때마다 현수막을 들고 마중 나오던 팬들, 땅이 꺼져라 뛰며 ‘떼창’을 부르던 관객들을 더욱 가까이에서 만난 밴드는 설렘을 감추지 못한 채 19곡을 신나게 불러 젖혔다. 공연 직전에 세트 리스트를 결정한다는 그들은 공항에서 팬이 선사한 라벤더를 떠올려 무대에서 잘 들려주지 않던 ‘Lavender’를 연주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뒤 그들의 SNS에는 ‘Next Year’를 부를 당시 관객들이 날린 종이비행기 사진과 팬들로부터 받은 선물 사진이 올라왔다.



공식적으로 네 번째 한국 방문이다. 한국의 문화와 관객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것 같은데 케빈(이하 K) 한국인들은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무대 밖에서는 따뜻하고 친절하고, 공연장에서는 제대로 놀 줄 안다. 알렉스(이하 A) 개인적으로 한국식 바비큐와 김치를 좋아하게 됐다. 특히 김치는 언제 어디서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지금 영국에서 김치는 가장 ‘핫’한 음식이다. K 아버지에게 김치를 소개해 드렸더니 배추김치뿐 아니라 열무김치까지 직접 담가 드시더라.


국내 페스티벌 무대에만 총 세 번을 섰는데, 의외로 단독 공연은 처음이다 A 한국 공연은 늘 좋았다. 드디어 우리 이름을 내건 공연을 하게 되다니. 사실 유럽 출신의 아티스트들이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공연하기란 쉽지 않다. 영광이고 선택받았다고 생각한다. 샘(이하 S) 의 신곡들을 여러 곡 부를 예정이다. 세트를 전부 가져왔고, 지난해에 진행된 유럽 투어를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앨범에 대해 ‘휴식기 동안 밴드 활동 중 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것이 앨범에 녹아들었다’고 말한 적 있다. 이를테면 어떤 경험이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었나 A 앨범을 준비하면서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인터넷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세상을 정의하는 데 엄청난 혁명을 가져왔다. 감정과 기능적인 면뿐 아니라 경제적인 면에서도. 이것이 앨범 전체를 지배하는 아이디어다. 특히 ‘Bad Decisions’ 가사에는 소셜 미디어 월드에서 느끼는 아이러니,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갈등이 담겨 있다.


TDCC가 데뷔 시절과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K 학교를 다니던 소년들이 갑자기 투어를 도는 삶을 살게 됐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우리의 가치관이나 심성,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비교적 어린 나이에 깨달을 수 있었다. 변했다기보다 성장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A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우리도 변하고 있다. 계속 변한다는 것만이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이다.


하지만 데뷔 초반의 젊고 ‘힙’한 감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A 아직 젊다(웃음). 진짜 ‘힙’한 감성은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밴드로서 언제나 아웃사이더였다. 영국에서 악틱 몽키즈, 쿡스 등의 밴드들이 뜰 당시 소위 ‘인디 레볼루션’에도 끼지 않았다. 남들을 따르는 대신 우리가 가고 싶고,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택해왔다. 그런 태도가 TDCC만의 독특함을 만들어준 것 아닐까?


투어를 다니면서 딱히 뭘 하기 애매한 대기시간이 자주 있을 텐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K 주로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모여 탁구를 친다. A 꼭 챙기는 탁구 테이블이 있다. 그 외에도 간단한 게임처럼 시간을 채울 만한 즐길 거리를 찾아다닌다.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데는 꽤 전문가다. K 아마 모든 TV 쇼는 다 봤을 거다. A 책도 어마어마하게 읽고. S 아마 이런 것들이 우리의 ‘힙함’과 ‘쿨함’을 유지시켜 주는 것 아닐까(웃음)?


탁구 테이블 외에도 늘 갖고 다니는 물건이 있다면 S 골프를 좋아해서 여행용 골프 클럽을 갖고 다닌다. A 헤드폰이 가장 중요하다. 음악뿐 아니라 오디오 북이나 팟캐스트도 종종 듣기 때문이다. 일반 헤드폰과 운동용, 전화용 등 용도별로 챙긴다. K 나도 꼭 네 가지 종류의 헤드폰을 챙긴다. 한때 커피 머신을 들고 다닌 적도 있다. 알렉스가 생일 선물로 사준 건데, 정말 멋지다.


각자의 헤드폰으로 가장 최근에 들은 것은 S 어젯밤 잠들기 전에 <가디언>의 축구 팟캐스트를 들었다. A 알렉스 캐머런의 앨범 . 굉장히 잘 구성된, 미니멀하면서도 댄서블한 음악이다. K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rtify)의 플레이리스트. 새로 발매된 음악 중 내가 좋아할 만한 음악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애용한다. 조만간 오바마 대통령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볼 예정이다.


TDCC 팬 층이 탄탄하게 유지돼 온 이유는 뭘까 S 우리가 초기에 투어를 돌 당시의 팬들은 대부분 우리 나이와 비슷해 공연이 끝나고 함께 어울리곤 했다. 아마 그런 것들이 지금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의 기반이 된 것 같다. A 인터넷에 음악을 올리면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무수히 많은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세상에 사는 만큼 진심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지만, 온전한 나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K 밴드가 금요일마다 환상적인 파티를 하고 매일 끝내주는 밤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현실 속에서 마주치는 것들을 솔직하게 음악적으로 풀어낸다. 사랑과 이별을 겪으며 엉망진창이 된 경험까지도. 테일러 스위프트나 체인 스모커스의 노래를 듣고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TDCC 음악에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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