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CL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슈퍼내추럴한 모습으로 돌아온 <엘르> 9월호 커버걸, 씨엘. ::씨엘,CL,씨엘화보,내추럴,컨셉,인터뷰,이채린,2NE1,화보,스타,뮤지션,엘르화보,엘르,elle.co.kr:: | 씨엘,CL,씨엘화보,내추럴,컨셉

지금 새벽 1시에요 평소에도 이 시간에 깨 있어요. 잠드는 건 6시쯤? 그러니까 괜찮아요.우린 ‘그동안 본 적 없는 CL’을 찍기로 했어요. 최대한 자연인으로. 사전 미팅 때 ‘모두 한 번씩 가져왔던 컨셉트’라고 말했다고 CL이란 이미지 자체가 메이크업도 강하고 옷도 항상 화려하게 입잖아요. 그러다 보니 특이한 컨셉트를 많이 했죠.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제 모습이 더 궁금한가 봐요. 제안이 많이 들어왔는데, 이번이 처음 시도하는 거예요. 자연스러운 모습을 내보일 때가 됐다는 뜻인가요 <엘르>는 항상 예쁘게 나오니까 믿음이 있고(웃음), 화보 촬영 자체가 오랜만이에요. 여름밤에 이렇게 모여서 뭘 하니까 기분이 좋네요.컬래버레이션부터 프로젝트까지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제의가 많이 올 텐데, 결정하는 기준은 뭔가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요. 저와 친한 혹은 저와 뭔가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일하는 게 중요해요. 알렉산더 왕 2016 S/S 캠페인도 알렉스와의 친분으로 성사된 일이에요. ‘프로모션을 위해서 해야 해’ 그런 식의 일들은 정해진 틀이 있잖아요. 그런 것과 별개로 저에게 영감을 주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들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요. CL은 언제나 뭔가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죠 그래서 음악을 시작했고, 패션을 좋아해요. 둘 다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니까. 전 결과물보다 과정을 즐거워해요. 화보 찍을 때 미팅도 하고 옷도 입어보고 컨셉트도 잡고, 음악 만들 때 녹음도 여러 가지로 해 보고 무대연출도 고민하고 그런 거요. 결과보다 과정이 크리에이티브한 환경이니까요. 매번 결과물을 만드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지치진 않나요 동시에 다양한 걸 하고 있어서 안 지치는 것 같아요. 음악이 정말 좋은 게, 저를 꾸준히 상상하게 만들어주고 뭘 해 보고 싶게 만들어요. 좀 전에 스피커 빌려달라고 했잖아요. 어디서든 음악을 항상 틀어놓거든요. 조용한 곳에서 음악 하나만 틀면 분위기가 달라지죠? 그게 정말 좋아요. 음악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에 영감을 받을 수 있고, 그래서 모든 일들을 동시에 해내는 게 가능해지는 거예요. 음악이 하나 나오면, 이런 옷을 입은 여자가, 이런 노래를, 이런 곳에서 부르겠지? 그런 걸 끊임없이 상상하다 보면 모든 게 이어져요. 드라마틱한 와이드 커프스가 장식된 롱 슬리브 화이트 셔츠는 Pushbutton.부드러운 모헤어 소재와 크롭트 커팅으로 글래머러스한 보디라인을 드러낸 블랙 터틀넥 풀오버는 Valentino. 크롭트 데님 쇼츠는 Siwy.오프숄더 스타일의 오버사이즈 데님 재킷은 Balenciaga. 검은색 브리프는 CL의 소장품.패션 스타일도 어디서 본 적 있는 룩은 아니에요. 그래서 더 궁금한데, 공항 패션 같은 거 말고 평소엔 뭘 입어요 평소엔 안 꾸며요. 아, 일단 집 밖에 잘 안 나가요. 너무 외출을 안 하다 보니 막상 나가려 하면 뭘 입어야 될지 모르겠어요. 나중에는 스티브 잡스나 칼 라거펠트 아저씨처럼 저한테 맞는 딱 한 가지 스타일만 남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그런데 여자들은 다들 기분파 아닌가요? 모두 공감할 텐데, 슈퍼 갈 때도 풀 메이크업하고 싶을 때가 있고, 꾸며야 맞는 데도 티셔츠 하나만 입고 나가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CL이 작정하고 스타일링할 때만큼은 화려한 게 정답이었죠 안 그래도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뭔가 변화를 줘야 하나, 심플한 걸 해 봐야 하나. 근데 아닌 것 같아요.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평생 완벽하게 찾아가는 것도 힘든데 무리해서 내가 아닌 걸 하려 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이번 촬영도 심플하게는 하되 ‘CL이 심플한 거’로 하자고 미팅 때 얘기했어요. 진짜 완전히 베이식한 거는 다른 사람이 해도 되잖아요. 노출로 치면 몸매도 더 좋은 분이 있을 테고, 메이크업으로 치면 ‘쌩얼’이 예쁜 분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집에 있는 퍼 슬리퍼를 급하게 공수해 왔군요 네. 어디 신고 나갈 만한 건 아니라서 가지고만 있었는데, 오늘 스타일링에 유용해서 좋았어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요 전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요. 밖에 잘 안 나간다고 했잖아요. 만약 밖에 나간다면 누굴 만나러 나가는 거예요. 제가 누구나 공감이 가는 인생을 살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을 통해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고 어른들 만나 경험담을 들으면서 많이 배워요. 세상에 대한 간접경험, 그 부분이 커요. 보통 사람들은 자기 또래만 만나는데 CL은 나이와 국적, 심지어 젠더가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잖아요 그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제가 특별한 사람만 만나는 게 아니에요. 전 아무 하고나 얘기하는 거 좋아해요. 아무나? 그래도 좀 조심해야 되지 않나요 그래서 제가 놓치는 게 많아요(웃음). 주위에 좋은 사람만 있을 수는 없어요. 나쁜 일도 겪어야죠. ‘이 사람은 왜 이러지’ 하면서 빠져들고, 집착하지 말고 경험으로 잘 넘겨야 해요. 안녕, 바이(웃음). 또 저한테는 나쁜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천사일 수 있어요. 상대적인 거예요. 그 사람의 좋은 면을 보려면 자신의 좋은 면도 보여줘야 해요. 빈티지 진으로 리폼한 쇼츠는 CL소장품.뒤판에 호랑이 패턴이 그려진 모피 코트는 Gucci. 그녀의 블론드와 비슷한 퍼 슬리퍼는 CL의 소장품.준비되기도 전에 또 다른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상황에 던져져야 한다는 게 힘들지 않나요 쉽지 않죠. 우리 직업이라는 게 매일 사람을 새로 만나잖아요. 그 안에서도 바로 통하는 사람이 있어요. 느낌을 믿으세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군요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해요. 부자든 거지든 유명한 사람이든 무명으로 한 10년 넘은 사람이든 직업을 벗어나 대하려고 해요. 너무 어려워할 필요도 없고 너무 쉽게 대해서도 안 되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만나야 해요. 그런 건 누가 가르쳐줘요 많이 만나다 보니 저절로 알았어요. 원래 사람을 어려워하는 성격은 아니었어요. 난 못하겠어요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자신을 사랑하면 그게 좀 쉬워져요. 저는 가장 힘들고 가장 외롭고 가장 자신감이 없을 때 혼자 있어요. 마음이 약해졌을 때 사람을 만나면 의지하게 되더라고요. 위로받을 수는 있지만 발전이 없어요. 만약 누가 도와줘서 잘된다 해도, 그 사람이 없으면 안 될 수도 있으니 제 파워가 없어지는 거예요. 내가 힘든 건 내 일인데 남에겐 해결해 달라고 하는 건 뒷걸음질 치는 것 같아서, 혼자 해결하려고 노력해요. 그럴 때일수록 자신에게 시간 투자를 많이 하고 사랑해 줘야 해요. 그리고 자연으로 가면 항상 답이 있어요, 항상이요.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때는 그게 중독이 돼요. 누굴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생각하면 더 보고 싶어지는 것 아시죠? 힘들어, 힘들어 하면 더 그렇게 돼요. 그 말은 남도 듣지만 내가 계속 듣잖아요. 가장 힘든 것은 말하면 안 돼요. 알았죠? 그렇게 내 안에서 없애버려야 해요. 자연에 항상 답이 있다고 했죠? 어디로 갈까요 전 등산 가요. 북한산도 자주 가고. 그냥 마스크 쓰고 가요. ‘CL이네?’ 하는 사람 없었나요 ‘설마 CL이 여기 있겠어?’라고들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오프숄더 스타일의 오버사이즈 데님 재킷은 Balenciaga.잘록한 허리와 볼륨 있는 히프 라인이 돋보이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데님 팬츠는 Re/Done by My Boon. 블랙 브라는 La Perla. 오버사이즈 화이트 배스 가운은 Hermes.해외에 자주 가니까, 외국의 어떤 도시에 숨겠거니 막연히 추측했어요 전 떠나면 더 바빠요. 외국은 일 때문에 가잖아요. 만날 사람도 많고 에너지를 쓰러 가는 거라서 숨을 때만큼은 한국에 숨어요. CL이 여자에게 어떤 존재인 줄 잘 알죠? 여자들에게 힘을 주는 거의 유일한 여자예요 제가 일하는 환경, 음악 비즈니스 쪽엔 남자들이 많잖아요. 일하는 여자로서 다른 여자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요. 일하는 여자라는 거, 참 힘든 거잖아요. 여자라는 동물은 모성애도 있고 내면적으로는 강한데, 그게 비즈니스와는 정반대 요소이기도 해서 밸런스가 필요해요. 너무 여장부처럼 나대면 신경질적으로 보이거나 싸움꾼 같아요. 강하되 딱 멋있는 선까지만 강한, 그 밸런스를 찾는 게 참 어려워요. 사실 CL에 대해 항상 나오는 얘기가, 실제로 만나보니 그렇게 ‘까지지’ 않았더라, ‘쎄지도’ 않더라는 거였어요 전 ‘쎈’ 것보다 강한 게 좋아요. 분명히 차이가 커요. 채린이 안에는 여러 개의 자아가 있어요. 할머니도 있고, 일곱 살짜리 남자애도 있고, CL도 키우고 있죠(웃음). CL은 제게 여러 가지 감정 중 하나예요. 무대 위에 있거나 카메라 앞에 섰을 때 CL이라는 감정이 분출돼요. 만들어서 되는 게 아니고요. 무슨 개인기처럼 “채린 씨, CL 잠깐만 보여주세요.” 그러면 못할 것 같아요. 한동안 TV에 나가지 않았던 것도 억지로 못하니까 자신이 없었던 거예요. CL의 커리어에서 지금은 어떤 상태죠 개인적으로는 이제 시작, 아니 시작도 전이에요. 아직 글로벌 앨범이 나오지 않았어요. 데뷔 이전부터 치면 거의 8년쯤 했지만 여태까지 배운 걸 이제 제 앨범에 제대로 담고 싶고, 쓰고 싶어요. 옐로골드와 진주를 모빌처럼 연결한 조형적인 디자인의 이어링은 Sophie Bille Brahe by 10 Corso Como Seoul.뒤판에 호랑이 패턴이 그려진 모피 코트는 Gucci. 홀스빗 장식을 더한 퍼 슬리퍼는 CL의 소장품. 아직 시작도 안 했다기엔, 지금 CL의 자리도 아무도 못 가 본 수준이라는 건 알고 있잖아요 제가 만약 안정됐다고 느꼈으면 너무 재미없었을 것 같아요. 아, 이 정도는 유지해야지, 이 정도도 나름 괜찮은데? 그런 건 지루해요. 모두 기준은 다르잖아요. 어디서는 요만큼 한 게 대단한 것일 수 있지만 다른 어디서는 시작도 아니겠죠. 좀 더 큰 그림을 보면서 살아야 앞으로 나갈 길이 있는 것 같아요. 어디까지 올라가고 그런 것엔 초연한가요 그냥 제 인생을 살고 있어요. 이채린으로 태어나서 최선을 다해 이번 생을 살고 이채린으로 죽으면 돼요. 산을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더 높은 성공이나 더 높은 명예라는 게 뭘까요? 마치 게임처럼 내가 죽을 때까지 얼마나 자신의 레벨을 올릴 수 있나 그것만 생각해요. 계속 ‘나’로 살아가는 거죠. 부자가 되는 건요 돈에 집착하면 그거 계산하다가 막상 해야 할 일을 놓쳤을 거예요. 내가 착하게 살다 보면 좋은 사람들이 주위에 모이는 것이고,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돈도 모이고 상도 주고요. 겸손하게 사는데 줄줄 따라오는 방식이어야 덜 피곤할 것 같아요. 제가 이 직업에 취해서 흥청망청 놀고 있다 보면 언젠간 터져요. 나쁘게요. 남자를 만나도 한 남자한테 최선을 다하고 바람 안 피우고(웃음).성공이 중요하지 않아요? 어쨌든 달콤하잖아요 예쁨의 기준이 모두에게 다르듯 저한테 성공이란 의미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상태’예요. 내가 지금 앨범을 내고 싶으면 낼 수 있어야 성공한 거예요. 지금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으면 먹을 수 있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