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보고 있나? 19금 요리책 <치킨의 50가지 그림자>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닭 요리계의 할리퀸 로맨스 &lt;치킨의 50가지 그림자&gt;. 닭을 지배하며 혹은 닭과 교감하며 요리하는 남다른(!) 방법을 지금부터 전수합니다. 안 보면 손해! ::치킨의50가지그림자,그레이의50가지그림자,그레이,할리퀸,아나스타샤,닭요리,닭레시피,요리,농락당한치킨,밧줄묶기,에로틱요리,디에디터스,채은미,엘르,엘르걸,elle.co.kr

까지게 요리하는 법, <치킨의 50가지 그림자>

힙합계의 대세로 떠오른 ‘할미넴’ 어르신들을 보면서 문득 ‘까지게 늙는 법’을 탐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일단 이 닭 요리들부터 시작할 것을 권해본다. ‘순진한 영계’를 ‘거침없이 막 나가는 치킨’으로 길들이는 방법을 하나씩 터득하다 보면 지배적인 요리사의 본능을 넘어 자신 안에 잠재된 다채로운 욕망을 일깨울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하. 눈치 챘다시피 지금 소개하는 <치킨의 50가지 그림자>(황금가지)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패러디한 요리책이다. 비단 제목만이 아니라 요리사와 닭의 에로틱한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읽는 맛에 요리하는 맛까지 더해진 할리퀸 요리 로맨스라는 게 포인트.

저자 F.L 파울러는 책의 문을 이렇게 연다. ‘도처에 암약하는 치킨 애호가들에게 바침’. 그리고 그는 이렇게 얘기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뭔가를 자극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 날, 로스트 치킨을 만들기 위해 닭의 발목을 묶던 중에 왜 소설 속의 몇몇 장면이 매우 친숙하게 느껴졌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BDSM에 몰두하게 되었다. 물론 닭을 통해서.” 50가지의 닭 요리 비법을 은밀(!)하게 속삭이는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치맥’의 나라, 한강에 나가 앉은 사람들의 8할이 닭을 뜯고 있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대한민국에 출간되지 않았으면 서운했을 책이다. 하지만 이 한강 같은 초록의 잔디 위에서 읽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순진한 영계, 산산이 조각나다, 거침없이 막 나가는 치킨(고급 기술 편)의 3가지 섹션을 열면 ‘엑스트라버진 가슴살’ ‘멈추지 마세요 치킨’ ‘사정없이 농락당한 치킨’ ‘밧줄 묶기 첫걸음’ ‘세게 휘젓고 바싹 볶은 닭 허벅지살’ 등 기막힌 에피소드 제목들이 제법 큰 글씨로 눈에 띄는데 분위기 살려서 읽으려면 아무래도 집 안인 편이 낫겠다. 낮은 조도의 부엌 식탁에서 읽기에 혹은 시도하기에 딱인 책은 어쩌면 허무맹랑한 폭소를, 어쩌면 그레이와 아나스타샤를 넘는 에로틱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혹시 아나, 이 책 덕분에 닭 요리에 도가 틀지도 모를 일. 이 책이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베이컨의 50가지 그림자> <케일의 50가지 그림자> 등 여러 아류작들이 등장하기도 했다고.

지배적인 요리사와 순진한 영계의 한 장면
갑자기 우리는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여, 그의 기다란 손가락들이 내 온몸을 쓸어 만진다.
“당신을 요리하고 싶어.” 그가 속삭인다. “통째로.”
아, 어쩌면 좋아. 내 몸이 속에서부터 뜨거워진다.
그는 내 몸 너머로 손을 뻗어 향신료 병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커다란 조미료장을 연다.
“말해 봐, 어떻게 해줄까? 골라 봐.”
“어떻게 하다니요?”
가쁜 숨을 쉬며 내가 말한다. 나는 구이용 영계야. 소금이랑 후추나 좀 쳐주면 되지 뭘 더 바라겠어?
“그렇지……, 그러니까, 향신료 말이야. 요리법. 어떤 요리로 할까?”
이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바보가 된 기분이다. 이 사람은 나에게 맛을 더하고 싶어해.
나는 낭패감을 감추려 애쓴다.
“전 밑간은 처음 당해 봐요.” 내가 풀이 죽어 중얼거린다. “아니, 아예 재료 밑손질도 받아 본 적이 없어요.”
그의 입이 한일자로 꾹 다물어진다. 그가 받은 충격을, 크나큰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한 번도?” 그가 속삭여 묻는다.
“이렇게는 처음이에요.” 내가 고백한다.

치킨, 이렇게 농락하면 된답니다

지난 해 이 책의 원서가 출간됐을 때 이 북 트레일러를 보고 박장대소한 경험이 있는데 이건 나누지 않을 수가 없다.

애니메이션 버전의 북 트레일러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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