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사랑의 기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김하늘은 눈빛 하나로도 사랑의 기운을 만들어낸다. 변함없는 감성으로 우리 마음을 두드리는 그녀가 사랑 그 자체가 되려 한다.::스타 화보,김하늘,김하늘 결혼,엘르,elle.co.kr:: | 스타 화보,김하늘,김하늘 결혼,김하늘 인터뷰,나를 잊지 말아요

기다림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희망의 징표다. 외로움과 불가능성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것은 기다림이고, 그 기다림은 사람을 설레게 한다. 그래서 희망과 낙관주의를 품고 무언가를 맞이한다는 마음가짐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것이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는 건 김하늘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녀는 기다림의 시간을 건너는 중이다. 정우성과 호흡을 맞춘 멜로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대중의 시야에서 잠시 벗어나 있던 시간에 대한 응답이 돼줄 작품이다. 그 안에서 김하늘과 정우성, 이 ‘비주얼 깡패 커플’은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와 비밀을 간직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로 우리의 속 빈 감정을 비옥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기분 좋은 생기를 느끼게 하는 그녀의 웃는 얼굴은 또 다른 기다림의 완성이기도 하다. 친구처럼 좋은 사람 만나서 예쁜 아이 낳고 사는 게 꿈인 김하늘은 최근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줄곧 ‘로코퀸’ ‘멜로퀸’으로 불리며 누군가의 기억 속 사랑의 메타포였던 그녀가 사랑 그 자체가 된 것이다. 김하늘은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말하지 않아도 그 맑고 따스한 기운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기다림 속에서 만난 그녀는 사랑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신사의 품격> 이후 오랜만이에요. 어떻게 지냈어요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작년 여름에 찍었어요. 시나리오는 일찍 받았는데 촬영을 시작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었어요. 쉬면서 내 삶을 충실하게 살지 않았나 싶어요. 운동도 하고, 여행도 하고, 감성을 키우며 지냈어요. 언제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니 항상 나를 긴장시켜요. <나를 잊지 말아요> 이후에는 두 편의 영화를 더 찍었어요. 감성이 풍부한 편인가요 감성이 무뎌지거나 메마른 적은 없어요. 작품을 하고 연기를 하는 게 좋아요. 평소에는 그런 감성들을 표현할 데가 많지 않아요. 항상 감성이 충만할 수 있는 비결은 여행을 자주 다녀요. 멀리 가지 못할 땐 차를 몰고 한적한 곳에 가요. 특히 시골 여행을 좋아해요. 여행하는 동안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통해 감성이 풍부해져요. 예를 들어 시골 뚝방 길을 산책하는 커플을 보면 둘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왜 저런 표정을 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상상하게 돼요.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며 감성을 키울 수도 있지만 그것들은 어느 정도 만들어진 감성이에요. 반면 여행길에서 채우는 감성은 나로부터 비롯돼요. <나를 잊지 말아요>에서 보게 될 얼굴은 어떤 표정을 품고 있나요 교통사고 후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진영’을 연기했어요. 지금 내 나이에 맞는 성숙한 역할이에요. 그동안 영화는 멜로보다 로맨틱 코미디에 많이 출연해서 그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새롭게 느낄 수도 있어요. 이름 앞에 ‘로코퀸’ ‘멜로퀸’ 수식어가 붙어요. 둘 중 마음에 드는 건 여배우라면 누구나 ‘멜로퀸’을 꿈꾸지 않을까요. 그런데 로맨틱 코미디 작품들이 더 잘됐어요(웃음). 진영을 연기하며 새롭게 알게 됐거나 낯설었던 감정은 남자에 대한 모성애. 진영은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와 세상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요. 그런 그녀를 통해 남자를 감싸주고 보호해 주고 싶은 감정을 느꼈어요. 멜로 장르의 소재와 이야기는 일상적이지만 그만큼 공감대가 높아요. 어떤 경험이나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나를 잊지 말아요>에 공감할 수 있을까요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의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흥미롭게 볼만한 부분이 있어요. 보통 멜로영화는 이야기가 차근차근 쌓여가면서 감동이 고조돼요. 하지만 <나를 잊지 말아요>는 이야기 진행이나 분위기가 좀 달라요. 남자가 기억을 찾아가면서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퍼즐처럼 맞춰져요. 나중에 진영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이해되고요. 이 부분을 연기하기가 어려웠어요.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라 어느 정도로 표현해야 하는지 생각이 많았어요. 좋아하는 멜로 작품은 <렛미인>. 멜로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녀와 소년 캐릭터로 어떻게 그런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냈는지 놀라워요. 영화 특유의 서늘한 영상미도 좋았어요. 얼마 전에 재개봉해서 또 봤어요. 다시 보니까 캐릭터들의 행동과 표정에 각각 이유가 있었어요.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정우성’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올랐나요 <신의 한 수>나 <감시자들>의 모습처럼 남자답고 액션 연기를 잘하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한 사람의 여자 관객으로 보면 멜로 느낌이 돋보여요. 오빠의 멜로 연기는 늘 기대되고 어떤 여배우와도 잘 어울려요. 그래서 촬영 전 나와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 궁금했어요. 그 결과는 첫 촬영 때였어요. 남녀 주인공이 데이트하는 장면이었는데 오빠와 내가 투 샷으로 잡힌 화면을 본 스태프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했어요. 첫 느낌이 좋았어요. 10년 전 자신을 떠올리면 어떤 장면이 먼저 생각나나요 <청춘만화>를 찍었던 때인 것 같아요. 무언가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생각나요. 지금보다 훨씬 젊었으니까(웃음). 살면서 영원히 잊고 싶지 않은 기억과 지우고 싶은 기억 중 어느 쪽이 더 많나요 지우고 싶은 기억은 거의 없어요. 남들이 “그 일 후회하지 않아?”라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해요. 살면서 후회하거나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은 일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그것도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내 인생이 닿아 있는 지점이기 때문에 외면하기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해요. 앞으로 꼭 만들고 싶은 기억은 매년 연말이 되면 반성하는 게 있어요. 너무 혼자인 채 지낸 것 같다고. 힘든 일이 있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러지 못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사람에 관한 추억이 그리워요. 앞으로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 무엇을 가장 기다리고 있나요 이번 영화의 개봉이요. 그 정도로 오래 기다린 작품이에요. 오는 3월에 있을 결혼식은 그것도 당연히 기다려져요!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 없어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예전 인터뷰에서 친구들과 똑같이 좋은 사람 만나서 예쁜 아이 낳고 사는 게 꿈이라고 한 적 있어요. 더 나은 삶을 위해 결혼은 필수인가요 결혼생활은 아직 안 해 봐서 거기까진 모르겠어요(웃음). 하지만 마음 상태가 달라졌어요!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모든 면에서 여유가 생겼어요. 전에는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안달하거나 조급함을 느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관조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이런 변화가 작품을 고르고 연기를 하는 데까지 영향을 끼칠 것 같아요. 결혼 소식을 알렸을 때 주위 반응은 결혼은 내가 하는데 친구들이 더 좋아했어요(웃음). 나만큼 내 결혼을 기다려온 친구들이에요. 그들 대부분 이미 결혼을 했고 “네가 아기를 낳을 때쯤 나도 둘째를 낳고 싶어”라고 말한 친구도 있어요.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에는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가 지니고 있는 다른 풍경에 끌리는 것’이란 글이 있어요. 어떤 풍경의 사람을 만났나요 예전에 <힐링캠프>에 출연해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은 나처럼 여행을 좋아하고 나를 좀 귀찮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신기하게도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났어요. 모든 게 다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