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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빠지는 약, 그것이 알고 싶다

다이어터에게 연말연시란 시련과 고난의 주간이나 다름없다. 맛집을 순례하며 양껏 먹은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살 빠지는 약’을 검색해 봤다면 코치 D의 충고에 귀 기울일 것.

프로필 by ELLE 2016.01.07



다이어트의 정도가 적절한 식이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괴롭고 힘들다 보니 결국 다른 탈출구를 찾게 된다. 은밀히 전해져 내려오는 비법이랄지, 신비의 명약 같은 지름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꼼수. 이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 사람들은 약을 찾게 된다. 사실 당신의 ‘배둘레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하루 만에 살이 빠지는 방법이 없듯 하루 사이에 살이 찔 리도 없다. 지금 배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꽤 오랜 시간 스스로 쌓아온 작품이다. 비만은 몸에 들어온 나쁜 세균이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니다. 단번에 원인을 몰아내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게 당연하다. 약으로 무언가를 해결하려는 접근 자체가 다이어트를 잘못 이해한 결과물이고 결국 올바른 다이어트를 방해할 뿐이다. 하지만 기댈 곳이 없다 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을 찾는 마음도 이해는 된다. 그래서 이번엔 일명 ‘살 빼주는 약’들의 정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약 vs. 건강보조식품 

시중에서 유통되는 살 빼준다는 약들은 크게 식욕억제제, 대사촉진제, 칼로리 차단제.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바로 의약품과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이다. 이름에 ‘제(Tablet)’라 표현되어 있고 약국에서 판다고 모두 다 똑같은 약이 아니다. 약물로 분류돼 있고 의사나 약사의 지시에 따라서 먹어야 하는 진짜 ‘약’들과 식약청에서 ‘살 빼는 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고 인정한 ‘건강보조식품’ 간의 차이는 분명 있다. 당연히 약물로 분류되는 제품들은 효과는 좋은 대신 위험요소가 크고, 건강보조식품들은 효과는 떨어지지만 안전하다. 둘의 구분은 중요하고 또 필수적이지만 홈쇼핑, 약국 등지에서는 에둘러 표현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속기 쉽다. 따라서 살을 빼는 데 이용할 보조제품을 이용하기에 앞서 해당 제품의 성분 확인은 물론, 의약품인지 단순한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에 속하는지 판매자를 통해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첫 번째, 식욕억제제 계열 

살이 찌는 이유를 단순화하면 ‘너무 많이 먹어서’다. 자연스럽게 덜 먹으면 살이 덜 찐다는 생각은 누구나 해 볼 수 있을 거다. 그래서 중추신경에 작용해서 식욕을 떨어뜨리는 약들은 이미 60~70년대부터 개발돼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이들의 문제는 부작용이다. 인체의 식욕은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생성 및 흡수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 치료제들과 묘하게 작용하는 원리가 비슷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Prozac)의 부작용이 식욕 감퇴라는 사실을 미뤄본다면 쉽게 와 닿을 것이다. 따라서 이 식욕억제제 계열의 약들은 몹시 위험하다. 부작용이 단순한 육체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병원에서도 3개월 내외의 단기 처방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함부로 처방해 주지도 않는, 조심해야 할 약이다. 시작부터 너무 무서운 이야기로 겁을 주는 것 같아 조금 귀여운(?) 식욕억제제를 알아보자. 바로 과일, 자몽이다. 자몽에 많이 함유된 생소 성분, 나린진(Naringin)은 특유의 떫고 쓴맛 때문에 일시적인 식욕 억제 효과를 낸다. 이것이 자몽이 다이어트에 좋은 과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식욕을 억제해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은 재고해야 한다. 굶는 것은 앞으로 살이 덜 찌도록 해 준다는 뜻이지 이미 생긴 지방을 태워준다는 뜻은 아니니까. 식욕 억제에 그치지 않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지방을 태워 없애야 제대로 된 다이어트가 되는 법. 식욕억제제들은 그 위험성과 별개로 효과에 있어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수단이다.


두 번째, 대사촉진제 계열 

살이 덜 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미 찐 살을 처리해야 진정한 다이어트.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신진대사 촉진이다. 체지방은 우리 몸이 에너지로 쓰기 위해 비축해 둔 비상식량이다. 원칙적으로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이것만 태워서 버틸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뱃살이 두둑한데도 자꾸 뭔가를 먹게 되니 이는 마치 집 안 금고에 돈이 있는데도 쓰질 못하고 쩔쩔매는 것과 같은 상황. 이럴 때 돈이 잘 돌게 만들어준다는 약들이 바로 대사촉진제 계열이다. 이들의 대표는 바로 생약 성분인 마황(麻黃, Ephedra)이다. 주로 한의원에서 살 빼주는 약으로 다려주는 한약의 주재료. 신경계를 각성시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결과적으로 살이 잘 빠지게 도와준다. 식욕억제제 이야기를 하면서 잔뜩 겁먹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거기에 비하면 이 마황은 비교적 안전한 성분이다. 사실 2004년 이전까진 이 마황(에페드린)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약이 아니라 보조식품으로 분류돼 있었다. 즉 의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주로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흥분제나 각성제의 일종으로 광범위하게 남용돼 왔다. 하지만 이 흥분 및 각성 효과를 바꿔 말하면 심장마비,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부담이 있단 말도 된다! 실제로 마황이 들어간 다이어트 한약을 먹고 밤새 가슴이 뛰고 불면증에 시달린다거나 현기증, 메슥거림 같은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따라서 마황 성분의 다이어트 보조제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병원이나 한의원 같은 의료기관을 통해서 처방받아야 하며 의료인과의 상담을 통해 심혈관계 질환은 없는지 확인하고, 정량 정법을 지켜서 먹어야 한다. 마황이 무섭다면 보다 안전하며 유구한 역사의 대사촉진제가 존재한다. 바로 ‘카페인’이다. 카페인은 전 인류가 1000년 넘게 남용 중인 대사 촉진 물질이다. 그저 잠 깨는 기호식품 정도로만 여길 수 있지만 그 강도가 약할 뿐 마황과 같은 흥분제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카페인의 숨은 능력 하나. 단순히 정신을 맑게 해 주는 것을 넘어 운동 중 체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지구력을 상승시킨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전에 아메리카노를 진하게 마시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몸에서 땀이 난다. 이 상태에서 운동하면 보다 쉽게 살을 뺄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바로 내성이다. 카페인 같은 중추신경자극 물질은 매우 빠르게 내성이 생긴다. 효과를 보려면 자꾸만 용량을 늘려야 하고 이는 결국 온종일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아야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이 대사촉진제들은 무엇보다 ‘운동’을 병행할 때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to bo Continued…' 



Credit

  • WRITER 남세희
  • EDITOR 김미구
  • GETTY IMAGES
  • ART DESIGNER 이상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