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웨딩 디자이너 이경민의 꿈의 웨딩드레스

생애 가장 행복한 날, 신부들의 꿈을 실현해 주던 수에드블랑의 이경민 대표가 웨딩드레스 브랜드 케일라의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그녀의 하얀 꿈이 펼쳐진 론칭 쇼 현장을 찾아갔다.

프로필 by ELLE 2015.11.25



그날은 여느 결혼식만큼이나 분주하게 시작됐다. 하얗게 드레싱된 테이블 사이로 물건을 나르는 이들, 꽃꽂이를 하는 이들이 보였고, 검은 앞치마를 두른 헬퍼들은 행여 드레스가 구겨질까, 먼지라도 묻을까 조심조심 살폈다. 조명과 음향을 체크하느라 분주한 오늘의 런웨이, 버진 로드의 끝에는 ‘KAYLA’라는 문구가 크게 새겨져 있었는데, 이는 국내 웨딩 업계의 베테랑 딜러, 수에드블랑(Souhait de Blanc) 이경민 대표의 새로운 꿈이 담긴 이름이었다. 그녀가 바이어가 아닌 디자이너로서 첫 발을 내딛던 그날, 케일라의 론칭 패션쇼가 열렸다.







(위) 쇼 직전까지 이어진 마무리 작업.

(아래) 주얼리 장식의 벨트와 꽃 코르사주를 활용한 섬세한 디테일.







(위) 꼼꼼히 동선을 체크하는 이경민 대표와 배우 정애연, 선우.

(아래) 헤어스타일을 직접 체크하는 이경민 대표.







모델로 활약한 배우 정애연과 뮤지컬 배우 김호영, 선우.







(왼쪽) 검은색 띠를 둘러 흑백의 대비를 드러낸 파격적인 디자인의 케일라 드레스.

(오른쪽) 데콜테를 사다리꼴로 과감하게 잘라낸 케일라 드레스.



수에드블랑 컬렉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케일라 컬렉션은 엘리 사브, 쥐세페 파피니, 프로노비아스 등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의 공식 딜러로서 국내 수많은 신부들과 셀러브리티들의 웨딩드레스를 책임진 이경민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12가지 룩의 드레스로 구성됐다. “저는 늘 그래요. 웨딩드레스도 패션이라고. 우리가 평소에 입는 옷과 마찬가지로 신부의 개성과 취향이 드러나야 하죠.” 당연한 말 같지만 ‘스드메’로 묶여 소비되는 국내 웨딩 문화 속에서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의 드레스를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에서 바잉하는 숍들은 대부분 한국인의 체형에 최적화된 드레스를 골라요. 그러다 보면 디자인이 비슷비슷해지는데, 한국인에게도 잘 어울리면서 유니크한 디자인을 추구하다 보니 직접 만들게 됐죠.” 케일라 컬렉션은 디자인을 제외한 재단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공정이 이탈리아에서 이뤄진다. 그렇게 그녀가 이탈리아와 한국을 오가며 한 땀 한 땀 정성을 모아 만든 드레스들이 섬세한 장식과 풍성한 볼륨, 세련된 재단으로 무장한 채 드디어 베일을 벗게 된 것이다.







백스테이지에 걸린 케일라 드레스들.







결혼식 하루 전날 케일라 쇼를 관람하며 미리 웨딩 무드에 젖어든 김새롬, 이찬오 셰프 커플.










소박해서 더 사랑스러웠던 나뭇잎 부케.







섬세한 꽃 장식을 더한 케일라 드레스.







(위) 아름다운 트레일을 자랑하는 드레스.

(아래)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진 피날레.



쇼의 오프닝을 장식한 건 두 뮤지컬 스타였다. 배우 김호영선우가 한 쌍의 신랑신부로 런웨이에 올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듀엣 곡 ‘Take me as I am’을 열창했다. 감동적인 무대가 끝나자 배우 정애연이 몸을 타고 흐르는, 우아한 드레이핑 드레스를 입고 걸어나오며 본격적인 쇼가 시작됐다. 


이번 쇼를 통해 대중 앞에 첫선을 보이는 케일라 컬렉션은 기존의 웨딩드레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뒷면을 등에서부터 발끝까지 하나의 금빛 지퍼로 장식한 머메이드 라인의 드레스와 밑단에 검은 띠를 둘러 흑백의 강렬한 대비를 드러낸 벨 드레스, 가슴의 가운데 부분을 사다리꼴로 과감하게 도려낸 뷔스티에 드레스까지 파격적이라 할 만한 디자인들이 눈에 띄었는데, 웨딩드레스의 숭고한 목적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잘 빚어낸 느낌이었다. 


이렇듯 다양한 디자인의 케일라 컬렉션은 쇼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수입 브랜드 드레스와 함께 등장했는데, 오랜 세월 동안 최고의 드레스만 수집해 온 이경민 대표의 안목과 노하우를 엿볼 수 있었다. 다른 곳에서도 그녀의 세심한 손길은 이어졌다. 김활란 뮤제네프와 함께 진행한 헤어와 메이크업 또한 인상적이었는데, 뱅 앞머리와 두꺼운 댕기머리로 동양적인 터치를 더했고, 전형적인 신부 화장이 아닌,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으로 시크한 룩을 연출했다. 화려한 꽃 대신 초록의 나뭇잎을 엮은 수수한 부케 또한 사랑스러웠다. 







백스테이지에서 대기 중인 모델들.







(왼쪽) 룩에 시크함을 더한 뱅 앞머리와 댕기머리 그리고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

(오른쪽) 케일라 드레스를 입고 포즈를 취한 정애연과 선우.






쇼를 관람 중인 이혜원.







(왼쪽) 동양적인 헤어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케일라 드레스.

(오른쪽) 아름다운 트레일을 자랑하는 드레스.



쇼의 하이라이트는 여자로 재등장한 배우 김호영. 그가 피날레 드레스를 입고 걸어 나오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격려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 놀라운 연출 뒤에는 김호영의 용기 있는 제안과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이경민 대표의 통 큰 실험 정신이 있었다고 한다. 쇼가 끝난 뒤 이어진 칵테일 리셉션 또한 작은 홈 파티 같은 느낌이었다. 상업적 이해관계를 뺀, 친밀한 사람들이 모인 그 자리에는 스타일리스트 신우식이 칵테일을 만들고, 가수 배다해와 쇼의 모델로 활약한 선우가 듀엣 송을 부르며, 결혼을 앞둔 김새롬(그녀 역시 바로 다음날 케일라의 미니 타프타 실크 드레스를 입고 웨딩마치를 올렸다), 이찬오 셰프 커플이 샴페인을 홀짝였다. 그렇게 허례허식 없이 모두가 즐겁고 유쾌한 파티는 한여름 밤의 아름다운 꿈처럼 밤이 깊도록 이어졌다. 이경민 대표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결혼식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조금 다른 웨딩드레스 케일라를 론칭하며 국내 웨딩 문화에도 작은 변화를 몰고 올 그녀의 새로운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Credit

  • PHOTOGRAPHER 황상준
  • CONTRIBUTING EDITOR 박중하
  • DIGITAL DESIGNER 전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