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은, 예쁘지 않아요
김소은은 예쁘게 보이려 하면 예쁘지 않다고 말했다. 고운 입에서 씩씩한 말들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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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프린트 크롭트 톱은 a.t.corner. 버튼다운 데님 스커트는 H:Connect. 뱅글은 Coach. 실버 링은 모두 Glory Arden.
스트라이프 패턴의 플리츠 원피스는 Coiincos. 별 모양 이어링은 Katenkelly. 스톤 장식의 실리콘 링은 Duepunti.
오늘 마침 <우리 결혼했어요> 하차 뉴스가 났어요. 왜 울었어요 정이 많이 들었어요. 9개월 동안 추억이 많았어요. 촬영 전에 어디로 가는지 말을 안 해 줄 때가 많아서 그냥 상황에 맞게 하는 일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드라마 촬영장과는 분위기가 완전 달랐죠. 그런 현장과 거기서 만나던 모든 사람들하고 헤어진다고 생각하니까 울컥했어요.
원래 눈물이 많은 가봐요 많은 편인데, 되도록 안 울려고 해요. 혼자 있을 때 울면 울었지. 누구 앞에서 약해 보이고 싶지 않아요. 연기할 때 빼고는.
배우 김소은은 <우결> 덕을 봤다고 생각하나요 그럼요. 배우는 자신의 본모습을 어디 가서 보여주기 힘들잖아요. 제 진짜 모습을 대중에게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진심도 보여줄 수 있었으니까요. 주위에서 “아무리 그래도 너무 편하게 하는 거 아니냐”고 했어요. 여배우인데 좀 숨기는 것도 있어야 한다고.
모니터 열심히 하는 편인가요 제가 저를 보면 신기할 때가 많아요. 나는 저럴 때 저런 표정이구나, 나한테 저런 모습이 있었구나. 연기 모니터할 때는 철저히 연기만 보죠. 손을 왜 저렇게 했지? 눈빛이 이상한데? 남들은 안 봐도 저만 아는 세세한 포인트에서 아쉬운 것들을 찾아내려 해요.
얼굴이 하도 새침하게 생겨 털털한 성격인 게 더 튀었어요. 배우로서 본인의 얼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배우한테 예쁘다, 안 예쁘다는 평가는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냥 예쁜 표정은 역설적으로 예쁘지 않아요. 리얼한 표정을 지을 줄 알아야 더 예뻐 보인다고 생각해요.
예쁘게 생겼으니까, 어떤 표정을 해도 예쁘다는 자신감 아닌가요 아니, 아니, 정말 아니에요. 요즘은 개성 있는 배우가 훨씬 주목받아요. 현장에서도 그래요. 연기 잘하면 다 예뻐 보여요.
교복 입은 배역이 많아서 그랬는지 왠지 섹시하다고 하면 안 될 거 같아요. 소은씨에게도 섹시함이 있나요 섹시한 거 좋아합니다. 나이가 벌써 스물일곱이에요. 섹시한 면은 여자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죠. 왜 ‘은섹’이라고 그러죠. 은근히… 전 너무 대놓고 그런 거보다….
어떤 역할을 고르나요 시나리오를 볼 때 아무래도 제가 하고 싶은 것보다 잘할 수 있는 것 위주로 고르게 되더라고요. 모험하는 건 아직 무섭기도 하고. 캐릭터가 강한 역할은 연기력을 쌓으면 언제든 할 수 있을 테니까 천천히 보려고 해요. 다급하게 변신을 위한 변신을 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연기는 어떤 거예요 뭐랄까, 제 이미지와 가장 흡사한 거?
흡사하게 고른 게, <마의>에서의 공주… 아니(손사래를 치며) 제가 했던 역할들이 다 여성스러우면서도 전형적인 천생여자보다는 개구쟁이 같은 면이 있는 배역들이었어요.
웹툰이 원작인 <밤을 걷는 선비>에 캐스팅됐을 때, 원작에서 대체 어떤 역할인지 궁금했어요 원래는 없던 역할이에요. 선과 악을 다 가지고 있는 역할이라고만 말할게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하나의 키를 쥐고 있는 배역이라 감독님도 기대를 많이 하세요. 제 속에 선과 악이 공존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아, 그리고 가족들도 잘할 거라고 말해요. 동생이 “누구보다 잘할 수 있을 텐데, 언니한테 도대체 왜 악역이 안 들어오냐?”고(웃음).
처음 연기는 어떻게 배웠어요 제대로 배워본 적 없어요. 연극영화과는 1학년만 다녔는데 연기를 배우기보다 그냥 선배들 따라다녔어요. 제대로 배운 건 현장에서예요. 체계적인 게 더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책으로 배운 것보다 현장이 더 잘 맞았어요.
연애도 글로 배우면 망하잖아요 몸으로 배운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아요. 운동도 그렇고요. 게다가 전 그간 있었던 현장에 선생님들이 많았어요. 그때마다 어깨너머로 배우는 게 대단했죠. 저런 건 나중에 나도 해봐야겠다 속으로 생각하고. 연기 외에도 모든 게 피가 되고 살이 됐어요.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에요. 신인은 지났죠 10년 전, 제가 열일곱 살일 때 (이)준기 오빠와 영화 <플라이 대디>를 찍었어요. 이문식 선배님 딸로 나왔어요. 그땐 중학생이었으니 준기 삼촌이라고 불렀거든요(웃음)? 그런데 <밤을 걷는 선비> 회식 날 만나니 오빠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오빠도 감회가 새롭대요.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줄 몰랐대요. 공부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연기를 꾸준히 해서 파트너로 만났다고. 10년 만인데 준기 오빠는 정말 그대로더라고요. 저도 그대로긴 했죠. 키가. 5cm만 더 클걸(웃음).
왜 연기를 그만둘 것 같다고 생각했을까요? 실제로 배우 그만하려고 고민해 본 적 있나요 했죠. 심각한 건 아니었고, 누구나 한 번쯤 그런 고민, 하잖아요. 그런데 이미 연기에 빠져 버렸더라고요. 너무 재밌었어요. 전 후회할 것 같은 일은 안 해요. 작품을 고를 때도 잘될까 혹은 잘되지 않을까 그런 건 생각 안 해요. 엄마가 늘 말했어요. 사람은 언제나 선택을 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후회할 것 같으면 하지 말라고요.
가족들이 배우 하는 것 좋아하나요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세요. 많이 밀어주시고. 집에서 야식을 시켜 먹잖아요? 다같이 치킨을 먹는데 아빠가 못 먹게 하시는 거예요. 화면에 예쁘게 나와야 하는데 살찌니까 자기 전에는 먹지 말고, 차라리 내일 아침에 눈뜨자마자 먹으래요. 너무 먹고 싶으니까 정말 아침에 먹으면 신기하게 그게 또 들어가요(웃음). 지금도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아침에 먹어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전 한강 주변을 뛰어요. 아무 생각 없이 뛰고 나면 상쾌해요. 뛰다 걷다 하다 정신차려 보면 거의 3시간을 뛰고 있어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돌아올 땐 택시 타고 와요(웃음). 그러고 들어와서 반신욕 하면 다 풀려요.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아요 모자 쓰고 안경 끼고 뛰니까 동네 아줌마인 줄 알아요.
보통 스트레스 얘기하면 여행 간다고들 대답하던데 저도 좋아해요. 하와이가 제일 좋았어요. 딱 한 번밖에 안 가봤는데, 1주일 동안 길을 다 외웠어요. 제가 길눈이 되게 밝아요. 국제면허증 만들어가서 내내 운전하고 다니니까 3일째부터는 내비게이션도 안 켜고 현지인들이 가는 맛집을 다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다녀서 어디 피로가 풀리겠어요 저는 여행 가면 플랜 다 짜놓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아다니는 사람이에요. 해뜨기 전에 수영하고, 아침 든든히 먹고 쇼핑하고요. 1시간이라도 낭비하면 안 돼요. 비싼 여행인데(웃음).
아까 촬영 중에 파인애플 한 손으로 번쩍번쩍 들 때 알아봤어야 했어요(웃음).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군요 아직 제가 쉴 때는 아니잖아요. 목표가 있어요. 서른 살까지 달려보자. 여행을 가든 뭘 배우든 그런 건 나중에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회만 준다면 저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 소처럼 일하고 싶어요. 정말 잘하고 싶거든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Credit
- PHOTOGRAPHER 김형식 EDITOR 이경은 STYLIST 김명희 HAIR 은설희(바이라) MAKE UP 오현미(바이라) ASSISTANT 박선희
- 이현정
- 최선우 DESIGN 전근영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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