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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랑, 최우식

앳된 얼굴 뒤에 숨겨진 ‘거인’ 같은 연기력으로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의 주인공 자리를 꿰찬 최우식을 만나다.

BYELLE2015.02.17

 

살구빛 트위드 소재의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와이드 팬츠는 모두 Kimseoryong Homme, 화이트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버건디 니트 톱은 Nohant.


 

 

최 우 식
전남 여수에서 막 올라왔다면서 2월 9일 방송하는 드라마 <호구의 사랑> 촬영 때문에 ‘여수 밤바다’를 부지런히 누비고 다녔다. 극 중 계절이 봄이라 얇은 셔츠 만 입고 안 추운 척 연기하고 있다.

 

드라마의 첫 주연이라 좋지 당연하지. 원작인 웹툰을 즐겨 본 마니아층의 기대치가 높아 부담감이 몹시 큰 상태다. 오직 내 해석으로만 연기한 ‘호구’를 보여주고 싶어서 일부러 웹툰도 안 봤다.

 

90년생인데 엄청난 동안이다 더 어려 보였는데 인생살이가 녹록지 않아 최근에 좀 찌들었다(웃음).

 

뭐가 그리 힘들었길래 아직 대스타는 아니지만 조금씩 주목받고 있고 그러면서 생활에 제한이 생기고 있다. 아무데나 가서 놀지도 못 하고 제대로 연애도 못 하고! 아, 물론 지금 여자 친구도 없지만! “저, 연애하고 싶어요.”

 

인터뷰때마다 연애 의사를 어필하더니 결국 드라마에서 유이와 하게 됐네 으, 막상 오글거려서 모니터링도 못 하고 있다.

 

모태 솔로인 주인공 강호구만큼이나 호구 기질이 있나 솔직히 얼마 전 완결된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검사 이장원보다 호구가 내 타입이긴 하다. 내가 조금 ‘찌질하다’. 게다가 소심하다. 생각 없이 말로 내뱉어 놓고 후회막심해 매니저 형 붙잡고 하소연할 때도 많다.

 

카메라 앞에서도 솔직한 성격 같긴 하다 그래서 토크 쇼엔 되도록 안 나갈 거다. 지난번 <라디오 스타>에 출연했을 때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내 까불이 이미지를 살리겠다고 괜히 리액션을 과하게 해서 이미지가 그쪽으로 아예 굳어진 것 같다. 다행히 영화 <거인>에 출연한 이후엔 조금 바뀐 것 같지만.

 

김태용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거인>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지 벌써 작년의 배우네. 주변 사람들이 앞으로 유심히 지켜보겠다면서 ‘올배’라고 놀린다. 상을 받아서 행복한데 타이틀에 비례한 욕심과 부담감이 생겼다. 그래도 상을 탔으니까 넘버 원 잡지인 <엘르>에서 나를 불러준 거지?

 

<거인> 속 영재는 무책임한 부모 때문에 보호 시설을 전전하는데 자신과 겹치는 부분이 있나 나와 감독님, 영재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컸다. 내 유일한 고민은 ‘어떻게 하루를 더 재미있게 놀까?’였다. 다만 살아남기 위해 늘 어른들의 눈치를 보는 영재처럼 나 역시 캐나다 이민 초기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쓴 시절이 있었다. 영재를 연기하는 동안엔 감정을 끌고 가느라 나답지 않게 웃지 못할 만큼 힘들었다. 대신 긴 호흡으로 연기를 하니 내가 연습하지도 않았던 감정이 자연스럽게 올라오더라. 예를 들어 영재가 성당에서 오랫동안 찾아 헤맨 친구를 우연히 만나는 장면에서의 울음은 순전히 ‘애드리브’였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연기하는 방법을 그때 처음 배웠다.

 

캐나다에서 살았나 10살 때 가족과 이민 갔다. 영어 때문에 우울한 시기를 보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외국인 친구들이 많이 생기면서 지금의 성격처럼 활발하게 바뀌었다. 나이 차가 7살 나는 형이 있는 막둥이라서 하고 싶은 건 원 없이 하면서 컸지. 수업 끝나면 친구들과 카누 타러 다니고 강에 낚시하러 다니면서 즐겁게 살았다.

 

자유로운 감수성을 형성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었겠다 특히 부모님과 사이가 좋았는데 그게 캐나다에서 살았기 때문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흔히 남자는 울면 안 된다고 하잖아. 우리 아버진 나에게 한 번도 그런 말 하신 적이 없다. 늘 같이 놀고 얘기하고 지내서 엄마만큼이나 다정한 관계다.

 

배우가 되기 전엔 연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거기에 잘생기고 키 크고 발음도 좋아야 한다? 지금은 그것만 가지고 배우를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경험도 많아야 하고 운도 좋아야 한다.

 

모든 젊음은 자신의 젊은 시절이 힘겨웠다 말한다. <거인>의 카피처럼 사는 게 숨찬 경험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확신이 안 섰다. 작품을 끝내도 제자리걸음하는 기분? 지금은 빨리 내 얼굴에 주름이 파여서 짙은 남자의 향기가 풍겼으면 좋겠다. 분위기로 깊이가 느껴지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영어에 능통하니 해외 진출도 완전 잘할 자신 있다. 탐나는 캐릭터 <500일의 썸머>의 조셉 고든 래빗!  “시켜주세요.” 어디까지 올라갈 건가 노후에 하와이에서 조그만 핫도그 가게를 할 수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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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s 김나래,김보라
  • stylists 윤은영,홍나연
  • photo 김형식,김도원
  • hair & make-up 김환
  •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