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영혼'과 '영혼'이 맞닿을 때

세상이 지켜본 입맞춤, 영원으로 남은 순간들.

프로필 by ELLE 2015.02.04

 

Caroline & John F. Kennedy Jr. 1961

케네디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첫 해, 포토그래퍼 리처드 애버던은 백악관에 초대받아  이 새로운 대통령 가족의 초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젊고 매력적인 대통령과 아름다운 퍼스트레이디, 그들을빼닮은 두 아이는 그림처럼 완벽했다. 딸 캐롤라인이 갓난 동생 존 F. 케네디 주니어의 볼에 앙증맞은 입술을 갖다 대는 장면. 훗날 어린 남매에게 불어닥친 비극의 전말을 알기에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The Meeting by Pablo Picasso ca.1900

키스를 주제로 한 미술 작품은 셀 수 없이 많다. 정력적으로 작품 활동을 펼친 피카소 역시 여러 차례 화폭에 키스를 담았다. 말년에 완성한 남녀의 눈·코·입이 일그러진 <키스>(1969)가 제일 유명하지만 피카소 같지 않아서 더욱 끌리는 낯선 작품들도 있다. 스무 살의 피카소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 서로를 강렬하게 끌어안은 남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여자의 입술을 덮친 남자는 악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Jane Goodall 1995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침팬지들이 도구를 사용하고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는 그녀의 연구결과는 오직 인간만이 지능과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던 당시의 통념을 깨부수는 것이었다. 그녀가 동물들과 자연스러운 교감을 나누는 사진들은 언제 봐도 잔잔한 울림을 준다. 어린 침팬지를 돌보는 백발의 그녀는 자애로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Princess Diana & Prince Charles 1985

남남이 된 공주와 왕자에게도 이처럼 달콤했던 때가 있었다. 신혼 시절, 새댁 다이애나 찰스 왕세자가 좋아했던 폴로 경기장을 자주 찾아 남편을 응원했다. 사진은 한 경기에서 다이애나가 우승 팀의 주장인 찰스에게 트로피를 전달한 직후의 모습. 수많은 시선을 의식한 듯 다이애나는 입술 대신 볼을 내밀었으나 찰스는 그녀의 팔을 당겨 다시 한 번 키스를 시도했다. 웃음을 참으려는 다이애나의 표정이 재미있다. 

 

 

 

 

 

 

 

 

Yves Saint Laurent 1963

환상적인 런웨이가 끝난 뒤, 무대 뒤에서 디자이너와 모델들이 흥분에 겨워 서로를 안고 키스를 나누는 장면은 그 자체로 기념비적이다. 1963년에도 그랬다. 디올을 떠난 이브 생 로랑이 자신만의 두 번째 컬렉션을 선보이는 자리. 농부와 선원들이 입는 옷에서 영감을 받은 매니시한 실루엣을 여성스러운 소재로 재해석한 의상들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목욕 가운을 입은 모델들이 천재 디자이너에게 보내는 찬사와 경외의 키스.

 

 

 

 

 

 

 

 

Pope Francis 2014          

지난여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힘 없고 아픈 이들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교황의 행보는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소형차에 몸을 싣고 다니며 아기들에게 축복의 키스를 건네고, 꽃동네를 찾아 몸이 불편한 이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교황의 얼굴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1984년 한국을 방문했던 또 다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순교자의 땅’이라 외치며 땅바닥에 입을 맞추던 장면도 다시금 회자됐다.

 

 

 

 

 

 

 

 

Paul McCartney 1964

1964년 2월 미국을 정복한 비틀스는 세계 순회에 나섰고, 6월 호주에 당도했다. 열광적인 반응은 미국 못지않았다. 비가 퍼붓는 날씨에도 공항에 1000명이 넘는 팬들이 몰려들었고 공연은 연일 매진이었다. 6월 18일 투어 중에 22번째 생일을 맞이한 폴 맥카트니를 위해 호텔에서 파티가 열렸고, 공모를 통해 뽑힌 17명의 호주 여성들이 이 자리에 초대받았다. 미녀들의 뽀뽀 세례를 받는 폴의 표정을 보니 “우리는 예수보다 유명하다”고 했던 존 레넌의 발언이 이해될 듯도 하다.

 

 

 

 

 

 

 

Michael & Janet Jackson 1993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음악 활동을 하는 동안 수많은 상을 탔으나 1993년 그래미 어워즈는 더욱 특별했다. 그는 35세라는 역대 최연소 나이로 ‘ 레전드 상(Legend Award)’을 수상했고, 이 뜻 깊은 자리에 동생 재닛이 함께 했다. 외모부터 재능까지 쏙 닮은 남매는 재치 만점의 소감을 남겼다. “이 자리를 통해 수년간 떠돌았던 루머가 잠잠해지길 바랍니다.” 동생의 펀치 라인을 이어받은 오빠 잭슨은 이렇게 말했다. “저와 재닛은 절대 동일 인물이 아니랍니다.”  

 

 

 

 

 

 

 

 

Vancouver Riot Kissing Couple 2011

긴급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 길바닥에 누워 입맞춤을 나누고 있는 연인. 일명 ‘밴쿠버 폭동 키스’라 불리며 유명세를 탄 사진이다. 2011년 6월 15일,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 ‘스탠리 컵’ 결승에서 밴쿠버 팀이 미국 보스턴 팀에 완패하자 성난 관중이 폭동을 일으켰고, 진압을 위해 출동한 경찰들에 밀려쓰러진 사진 속 남자가 놀란 애인을 안심시키고자 키스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프>지에 실렸던 ‘해병의 키스’(1945), 로베르 두아노의 ‘드빌 호텔 옆에서의 키스’(1950) 등 널리 알려진 길거리 키스 사진의 계보를 잇는다.

 

 

 

Credit

  • editor 김아름 photo JOONGANG ILBO
  • CORBIS
  • 토픽이미지
  • GETTY IMAGES
  • 멀티비츠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