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Beautiful workplace Ⅵ

어쩌면 집보다 더 많은 인생을 보내는 일터. 그 시간과 공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엘르 데코>는 아름다운 사무실을 찾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일에 영감을 주고, 일하는 이들이 더 행복하고, 삶을 더 생기 있게 바꾸는 사무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믿으며. 먼저 지구상에서 스마트하고 라이브한 곳,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 밸리’ 기업의 본사를 다녀왔다. 또 서울에서도 너무 쿨해서 자꾸 일하고 싶은 사무실을 찾았다.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드롭박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현대카드 디자인랩, 구글 코리아의 사무실을 공개한다.

프로필 by ELLE 2014.09.26

FACEBOOK Menlo Park
전 세계 사람들이 엄지를 척 치켜세운 덕에 페이스북은 수많은 SNS 서비스 중에서 따라올 자 없는 골리앗이 됐다. 기업 문화와 오피스 디자인에서도 앞서고자 한 압도적인 규모 안에는 페이스북 직원들만 누릴 수 있는 왕국이 세워져 있는데, 이곳에서는 꿈꾸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된다.

 

 

(위) 페이스북 본사 앞 ‘좋아요’ 입간판, 주소조차 해커 일번지, 즉, ‘해커 웨이’라고 붙였다.
(아래) 에이스 호텔을 디자인한 로먼 & 윌리엄스가 맡은 메인 식당 ‘에픽 카페’의 전경. 컴퓨터 내부처럼 바닥에는 컴퓨터 메인보드 안의 회로와 같은 프린트가 그려져 있다.

 

 

 

 

 

 

빌딩과 빌딩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를 연상케 하는 다홍색으로 칠했다.

 

 

 

 

 

 

각 빌딩의 위치를 설명하는 바닥 지도.

 

 

 

 

 

 

 

 

세상에 존재하는 사무실 중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갖춘 곳이다. 빌딩 사이로 메인 스트리트도 있고, 숍과 식당까지 있어서 실제로 어딘가에 존재하는 작은 마을처럼 보인다.

 

 

 

 

 

 

부지가 너무 넓어 걸어다니기엔 무리다. 사내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직원들의 개인 자전거를 수리해 주거나 부품을 교체할 수 있는 사내 자전거 숍과 자전거 주차장 안내선.

 

 

 

 

 

 

사무실 구석구석 벽마다 다양한 아트워크나 프린트를 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을 향해 차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아무것도 없는 도로 한복판에 건물 2~3층 높이는 족히 돼 보이는 초대형 ‘좋아요’ 입간판이 보인다. 페이스북이 2012년 5월에, 1억2천만 달러를 들여 394개 단위 주택으로 완성한 본사 사무실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무실 중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갖춘, 마치 디즈니랜드의 사무실 버전과 같은 곳이다. 빌딩 사이로 메인 스트리트도 있고, 숍과 식당까지 있어서 실제로 어딘가에 존재하는 작은 마을처럼 보인다. 더 환상적인 것은 모든 게 공짜라는 사실. 이 부지는 원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이 쓰던 자리다. 건물은 물론 내부 구조까지 거의 손대지 않고 이사했는데, 충분히 더 쓸 수 있는 시설을 부수고 새로 지으면서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자재 낭비를 피하기 위해서다. 회의실 유리에는 여전히 ‘선마이크로’라는 로고가 쓰여 있다. 단지 뒤집어서 끼웠을 뿐이다. 또 선마이크로 때의 직원 시설 중에 암벽 등반 벽과 수많은 로프들이 있었는데, 이것을 그냥 폐기하기보다 발처럼 엮어서 파티션으로 재활용했다. 한편으론 ‘우리도 잘못하면 선마이크로시스템과 같은 비극적인 결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상기하는 부분도 있다라고 홍보 담당자 아리엘 아리야(Arielle Aryah)는 설명한다.

 

비지터 센터 빌딩을 통과해 내부로 들어가면 숨겨진 페이스북 타운의 메인 스트리트와 곧바로 연결된다. 이 거리는 디즈니 출신의 컨설턴트를 고용해 실제로 디즈니랜드와 비슷한 분위기로 조경했다. 페이스북에는 모두 아홉 개(!)의 식당이 있고 아침, 점심, 저녁을 다 먹을 수 있으며 각각 다른 업체에서 인테리어를 했다. 역시 실제로 거리에 다양한 스타일의 식당이 존재하는 것처럼 의도했다.

 

그중 가장 큰 사이즈의 ‘에픽 카페(Epic Cafe)’는 뉴욕에 있는 에이스 호텔을 디자인한 로먼 & 윌리엄스(Roman & Williams)가 맡았다. 에픽 카페의 컨셉트는 일명 ‘안티-디자인’인데, 에이스 호텔의 분위기와 비슷하게 뭔가 덜 완성된 느낌, 천장과 프레임이 그대로 드러나 있되 자유롭고 인더스트리얼한 감성을 가졌다. 바닥에는 컴퓨터 메인보드 안에 있는 수식어 디자인을 본뜬 순서도가 프린트돼 있다. 카페 앞으로는 실제로 모닥불을 피우고 그릴에 바비큐를 먹을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옆 건물에는 아시아 퀴진만 서브하는 ‘누들 바’가 지난달에 오픈했고, 두 블록쯤 떨어진 곳에는 타코와 멕시코 요리를 주는 푸드 트럭이 있으며, 맞은편 건물에는 직원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위츠 숍’에서 모든 종류의 디저트와 즉석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 물론 먹는 게 전부는 아니다. 전문의가 상주하는 헬스 센터, 은행, 미용실, 전문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음악실, 아케이드 게임을 할 수 있는 옛날풍 오락실, 직원들의 집에서 쓸 가구를 만들어주는 목공소, 집에서 자기 세탁물을 가져오면 드라이클리닝해 주는 세탁실까지 갖췄다. 또 직원들이 사내에서나 출퇴근할 때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자전거 수리점도 있다. 피트니스 센터도 있지만, 운동하면서 일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연결한 러닝 머신도 있다. 사람들이 꽤 많이 이용하는 또 다른 시설은 DIY로 프린트를 할 수 있는 ‘아날로그 리서치 랩’이다. 전문가 수준의 그래픽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기계를 갖춰놓고 티셔츠, 포스터, 엽서 등을 스스로 제작하는 곳이다. 또 페이스북은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무명 아티스트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그래피티의 고향이기도 한 샌프란시스코인 만큼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에게 회사의 거의 모든 벽을 내주었고, 이전 사무실 벽에 그렸던 그래피티는 조각조각 떼어서 함께 이사를 오기도 했다. 

 

하나라도 부족한 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이들처럼 페이스북은 모든 걸 사내에서 해결한다. 지금도 충분하다는 것에 수긍할 때쯤 뒤통수를 치는 거대 프로젝트를 하나 더 공개했는데, 그것은 현재 부지에 맞먹는 크기로 길 건너에 짓고 있는 새로운 캠퍼스에 대한 계획이었다. 마크 주커버그와 머리를 맞대고 도면을 보고 있는 사람은 바로 건축 거장 프랭크 게리(Frank Gehry)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새 본사가 완성된다면 구겐하임 미술관을 대체할 게리의 또 다른 역작이 탄생하지 않을까. 한 세기를 뒤흔든 건축가가 노년에 완성할 초대형 프로젝트가 한 기업의 사옥이라는 것은, 그것도 페이스북이라는 것은 근대와 현대의 근사한 조합으로 꾸준히 회자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Credit

  • EDITOR 이경은 PHOTO 김상곤
  • 목정욱
  • 이영규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