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그리려다 절로 그려지는 얼굴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남자 여섯, 여자 여섯. 12명의 필자가 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영 스타들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누구에게는 첫사랑의 추억, 또 누구에게는 동경과 흠모의 대상인 꽃다운 스타들. 동그라미 그리려다 절로 그려지는 얼굴들.::소희, 구하라, 임수정, 윤아, 예쁜, 카리스마있는, 동안, 대중적인, 엘르, 엘르걸, 엣진, elle.co.kr:: | ::소희,구하라,임수정,윤아,예쁜

원더걸스 소희벌써 3년이 넘었다. 원더걸스가 ‘텔미’를 부르던 시절, 소희가 윙크를 하고 어깨를 살랑거리며 ‘내게로 왔다.’ 볼에 한껏 젖살이 올라 동그란 얼굴과 곧고 길게 뻗은 팔다리가 묘한 대조를 이루던 그 아이는 모두가 화사하게 웃고 있는 TV 화면 속에서도 쌍꺼풀 없는 커다란 눈을 끔뻑이며 홀로 무표정했다. 그러다 돌연 방긋거리며 웃거나 샐쭉하게 입을 죽 내밀었다. 가끔은 그 표정의 변화가 TV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딱히 일치하는 것 같지 않을 때도 있었다. 노래를 부르지 않을 때의 소희는 얇은 입술을 꼭 다물고 있거나, 별 거 아닌 질문에도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예” 혹은 “아니오”라고밖에 답하지 않았다. 소희는 깜찍했지만 어딘가 아슬아슬해 보였으며 무엇보다 도무지 그 속을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소희가 늘 궁금했다. 원더걸스가 한국을 비운 1년 동안 수많은 소녀들이 새로 등장했고 그 중 몇몇은 인기를 얻었다. 몇몇은 소희보다 예뻤고, 노래는 대개 더 잘했다. 하지만 소희처럼 소녀와 여자 사이, 그 경계의 위태한 매력을 강렬하게 발산하는 아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그거야말로 성인 남자들이 소녀 아이돌에게 바라는 것일 테다. 국위선양일랑 그만 좀 하고, 어여 돌아오라.정규영? 피처 에디터 comment조경아 소녀와 여자 사이에는 살 많이 찌는 고3이 있어요. 대학가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엄마 말에 엉덩이 퍼지는 줄도 모르고 밥 많이 먹고 공부만 하는. 야자에 찌든 ‘고3 소희’, 깜찍하거나 아슬아슬할까요?신윤영 소희가 매섭고 뚱한 매력으로 ‘버전업’한 21세기형 롤리타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듯. 하지만 문득 ‘소녀와 여자 사이, 그 경계의 위태한 매력’이 그녀가 서른이 넘어서도 유효할까, 가 궁금해지는 건 혹시 쌍꺼풀 있고 서른 넘은 여자의 주책 맞은 질투?김군 그 속모를 표정에 대해서 이미 소희가 여러 번 토크쇼에서 진실을 밝힌 바 있다. 자신이 멍한 표정을 지을 때마다 실은 ‘졸려’라고 생각했던 거라고. 이제 그 속을 알게 되셨는지….류한마담 안타깝게도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원더걸스 캡쳐들을 보면 소희가 힘들어 보인다. 소녀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그냥 삭았더라. 삶은 계란껍질을 갓 벗긴 그 단백질 인형같던 미묘함이 외화벌이하느라 다 소진됐다. 슬프다. 그놈의 국위선양이 뭐길래. ‘유캔댄스’ 출연과 소희의 피부 중 하나만 택하라면 난 망설이지 않고 후자를 택하겠다. 한번 맛간 피부는 돌이키기 힘드니까. 임수정많은 남자들은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 ‘오빠’라는 소리에 환장한다. ‘롤리타 콤플렉스’라는 부끄러운 ‘병명’까지 있을 정도다. 하지만 많은 남자들은 ‘누님’ 역시 좋아한다.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한 성숙한 누님에 대한 욕망을 한 번쯤은 모두 경험한다. 한국에서 임수정만큼 ‘오빠’와 ‘누님’의 남성욕망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배우는 드물다. 임수정은 서른 하고도 한 살이 많다. 하지만 그녀의 외모는 여전히 이십대 초반 언저리에 있다. 깨끗한 피부, 맑은 웃음, 깊은 눈동자. 얼굴 어디를 살펴봐도 세파에 찌든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토록 깨끗한 소녀의 외모에도 불구하고 임수정에게서 철부지 여동생의 모습을 찾긴 어렵다. 서른 하나라는 물리적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데뷔 때부터 보였던 그녀의 조숙하고 비밀스러운 이미지는 남자를 풋내기 취급할 것만 같은 성숙한 ‘누님’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빼어난 외양에 탄탄한(것처럼 느껴지는) 내면. 디자인은 샤넬인데 실용성은 샘소나이트인 여행 가방을 떠올리면 된다. 게다가 너무 어려 소름끼치지도 않고, 너무 누님스러워 부담스럽지도 않다. 그러니 두 가지 이상을 ‘적당히 갖춘’ 이 묘한 여배우를 남자들이 안 좋아할 확률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천박하다고? 어쩌랴. 남자들이 다 그런 것을.이정흠 ?SBS 드라마PDcomment조경아 임수정은 피부 좋고, 피부 좋고, 피부 좋은 배우다. 피부 좋아 나이 안 들어 보이고, 피부 좋아 더 예쁘며, 피부 좋아 잘 하는 연기가 부각이 덜 되며, 피부 좋아 짜증나게 예뻐 보이는 화장품 광고를 마르고 닳도록 하는. 류한마담 미안하지만 여자들은, 그녀의 코만 본다. 카라 구하라예쁘다예쁘다예쁘다예쁘다예쁘다예쁘다(성형 따위 무슨 상관?)예쁘다예쁘다…. 남자들이 구하라를 좋아하는 이유에 이것 말고 또 뭐가 있을까. 그녀의 외모는 확실히 뛰어나다. “나도 모르게 ‘인형 같다’는 말이 툭 튀어 나올 줄이야”라는 남자사람 많을 거다. 그런데 여기에 한 마디 덧붙이자. 물론 사족이다. 그래도 덧붙이자. 구하라는 성실하다. 예쁜데 성실한 여자들은 보통 이런 평가를 받는다. 1번, 매력적인 걸? 2번, 불여시같은 지지배. 그런데 남자들은 대략 2번까진 가지도 않는다 (단세포니까). 그러므로 구하라는 매력적이다. 요컨대 이런 것이다. 추석특집 ‘걸 그룹 운동회’로 ‘구사인볼트’가 되기 전, 그녀는 말 그대로 눈 깜박이는 ‘인형’이었다. 거기서 그녀는 레슬링도 하고 대못도 박고 100미터를 전력 질주하다가 자빠졌지만 ‘근성’을 보여줬다. (매력적인 걸?) 그렇게 구하라는 ‘예쁜 여자 아이돌’에서 ‘근면성실하고 예쁜 여자 아이돌’로 변신했다. 때마침 멍석도 깔렸다. ‘청춘불패’다. 여기서 그녀는 농땡이 안 부리는 근면 캐릭터로, 해야 할 건 해내는 근성 캐릭터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여기에 원 플러스 원, 유치개그! 그렇게 구하라는 ‘예쁜 여자 아이돌’에서 ‘근면성실하고 예쁜 여자 아이돌’을 지나 마침내 ‘근면성실하고 예쁜데다가 귀엽기까지 한 여자 아이돌’이 되었다. 그러니까 구하라의 매력 포인트란? 이제까지 뭘 들었나. 예쁘다예쁘다예쁘다예쁘다예쁘다예쁘다예쁘다예쁘다.차우진? 대중문화평론가comment조경아 남자가 좋다고 하는 남자는 만나지 말라고 했던가? 남자가 예쁘다는 여자는 언제나 이런 식이다. 여자의 눈에는 구하라는 ‘인형같다’ 쪽이지 예쁘다고 경배 들고 싶은 쪽은 아니다. 신윤영 글의 주제와는 전혀 관계 없는, 대략 미시적인 이의 제기. 예쁜데 성실한 여자를 ‘불여시 같은 지지배’라고 생각한다면 걔야말로 ‘지지리 못난 지지배’입니다. 여자들에게 ‘불여시 같은 지지배’란 ‘예쁜데 남자 앞에서만 성실한 척 하는 여자’입죠. 아, 구하라가 그렇단 뜻은 아니고. 최지은 솔직히 말하면 관심 없었다. 주먹만한 얼굴에 커다란 눈, 찰랑대는 긴 머리의 소녀라니 예쁘긴 한데 그래서 뭐? 하지만 ‘청춘불패’를 보고 넘어갔다. 동네 어르신들에게 먼저 말 붙이는 넉살과 논두렁에서 넘어지는 몸 개그까지, 인형 같은 애가 못 하는 게 없네!류한마담 구하라를 보고 있노라면 팔자에도 없는 아웃라인 완전절개 쌍거풀 수술이 받고 싶어진다. 이 친구는 참말로 일본에서 태어났어야 했다. 그럼 열도를 지배했을텐데. 내가 다 안타깝다. 소녀시대 윤아인생은 아무 때나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됐지만, 윤아의 귀엽고 맑은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난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그녀가 소원을 말해보라며 근사한 다리를 경쾌하게 흔드는 장면만큼 내 가슴을 떨리게 하는 순간은 없을 듯 하다. 나는 왜 윤아를 사랑하는 걸까? 김혜수만큼 에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고현정처럼 성숙하지도 않으며 한채영처럼 요염하지도 않은데 마음은 그녀에게 기울고 만다. ‘우!’하면서 가슴을 내밀어도 엄마의 루즈를 몰래 바르고 어른 흉내를 내는 것 같은 그녀에게서 나는 어리고 귀여운 여자의 매력을 절감하게 된다. 풍만하고 분명한 보디라인보다 가늘고 흐리지만 단아한 선을 갖고 있는 여자가 나는 더 좋다. 섹시하고 요염한 여자는 분명 시선을 끌지만 이내 식곤증을 느끼게 된다. 윤아의 가냘프지만 청초한 모습만이 여자와 사랑에 대한 나의 갈증을 더 증폭시키는 것이다. 이일섭? ‘하나로애드컴’ 출판기획자comment조경아 나도 윤아가 좋다. 사랑스럽고 예쁘고 가늘고 길다. 그리고 털털하고 예쁜 척 안 한다. 수 많은 예쁜이들 중에 윤아가 특히 예쁜 지점이 거기에 있다. 백은하 전국팔도삼척동자도 다 알고 사랑할 만한 대중적인 얼굴이란, 사실 각양각색 남녀노소 다양한 취향의 그물을 찢을 날카로운 ‘에지’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윤아는 그래서 누군가에게 강렬하거나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윤아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개성의부재가 이제 중견으로 접어들 이 아이돌 그룹의 대표 주자에게 얼마나 높은 허들로 적용할까.*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2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