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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로 돌아와도 좋습니다 투명한 벽 너머로 늘씬한 실루엣이 스쳐 지나간다. 그림자의 주인공이 런웨이를 걸어나온다. 이소라다. 한눈에 봐도 아찔한 높이의 킬힐을 신고도 능숙한 워킹 솜씨를 뽐낸다. 런웨이 중간에 멈춰 선 뒤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고개를 돌린다. 그녀의 시선이 꽂힌 곳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한 무리의 남녀가 있다. “패션계는 냉정합니다.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고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당합니다.” 이소라의 첫 마디가 그들의 가슴에 묵직하게 내려앉는다. 어디선가 “꿀꺽”하고 침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순간 “컷!” 하는 외침이 정적을 깬다. 공기마저 팽팽하게 만드는 긴장감이 풀어지자 카메라 뒤로 웅성대는 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이곳은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2> 촬영장. 그렇다. 패션에 죽고 사는 디자이너들의 치열한 실력 대결을 담았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후속 시리즈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시즌 2 제작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난해 2월에 전파를 탄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는 성공적이었다. 방영 내내 케이블 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사수했다. 평균 시청률은 소위 ‘케이블 시청률 대박’이라는 1% 안팎을 기록했다. 지상파 간판 프로그램이라는 <무한도전>이 패러디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질적 수준도 기대 이상이었다. 우리나라에선 때깔 좋은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는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미국 오리지널 시리즈 때문에 크게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도 떡하니 맞았다. 토요일 밤마다 ‘닥본사’는 물론이고, ‘닥재사’까지 했던 시청자들은 시즌 2 제작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제작진은 기대를 거스르지 않았다. 종영된 지 불과 4개월 만인 지난 8월, 후속 시리즈 참가자를 선발하기 위한 공개 오디션이 열렸다. 시즌 2의 귀환을 알리는 선전포고였다. 전작의 인기 덕분에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딱 여기까지였다. 누가 됐고, 몇 명이나 뽑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흘러나오지 않았다. 궁금증은 배가됐다. 그 사이 극비리에 시즌 2 제작이 착착 진행됐다. 1백% 사전 제작으로 철저히 보안이 유지됐다. 딱 한 번 있었던 공개 촬영 때도 참가자들만 쏙 빼돌렸다. 대신 미션 수행으로 디자인한 의상을 선보였다. 그렇게 꼭꼭 감춰가며 만든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2>가 베일을 벗는다. 1월 30일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밤 12시마다 시청자들을 디자이너들의 격전장으로 안내한다.
전편만한 속편은 드물다? 이전 시리즈의 성공은 시즌 2를 만드는 제작진에게 큰 부담이었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무언의 중압감을 받았다. 프로그램이 낳은 명대사를 인용하자면 진보한 프로그램은 박수를 받지만 진부한 프로그램은 외면을 받는다. 사실 첫 편을 만들 때 가장 큰 숙제였던 질적 완성도는 이번엔 고민 외 대상이었다. 시즌 1 제작팀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쯤 되니 멍석이 제대로 깔린 셈이었다. 그 위에서 놀 줄 아는 재주꾼만 있으면 됐다. 결국 디자이너들의 ‘끼’와 재능에 따라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그림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매번 미션이 주어지고 똑같은 조건 속에서 경쟁하는 포맷은 시즌 1과 동일하다. 아무리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미션을 던져주더라도 디자이너의 능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 결과물의 수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치열한 실력 대결을 볼 수 없으니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서의 흥미도 잃게 된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2>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재단을 오리고 재봉틀을 돌리는 범생들을 보려고 시청자들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건 아니다. 조금이라도 지루하고 늘어진다 싶으면 채널을 돌린다. 그러니 때론 웃음을 유발하고 때론 감동을 선사하는 드라마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 이야기들은 색깔이 뚜렷한 캐릭터가 있어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실력만큼 참가자들의 개성이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이번 참가자들은 어떨까? 화려하게 부활한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2>를 제대로 된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끌어올릴 만한 자질을 갖췄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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