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집으로 오세요!
유쾌함이 넘쳐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너선 아들러와 패션 칼럼니스트 사이먼 두넌의 뉴욕 하우스. 컬러와 패턴과 소재가 마구 뒤섞인 이 집은 두 맥시멀리스트가 모더니즘에 바치는 색다른 헌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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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동쪽, 롱 아일랜드 끝자락에 있는 휴양지 셸터 아일랜드는 그 자체가 독특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식당과 상가가 빼곡한 햄프턴의 흥청망청한 분위기에서 빠져나와 페리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셸터 아일랜드는 모든 긴장을 풀고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해독제 같은 곳이다. 파릇파릇한 녹음, 시시각각 바뀌는 해안가 풍경, 호화 별장 대신 개성이 느껴지는 집들, 소규모 상점 등이 친근하고 편안하다. 미국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너선 아들러(Jonathan Adler)와 영국 출신의 패션 칼럼니스트이자 바니스 뉴욕의 윈도 드레서 사이먼 두넌(Simon Doonan)이 17년 전 이곳에 집을 마련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처음에 두 남자는 맨해튼의 번잡한 삶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주말과 휴가를 보낼 만한 1960년대식 A자형 작은 집을 구입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노스포크 끝자락의 등대까지 굽어볼 수 있고 눈앞에 바다가 펼쳐지는 지금의 집터를 본 순간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믿을 수 없이 완벽한 곳이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모든 걸 다 계획해서 꿈의 집을 짓고 싶었죠.” 아들러와 두넌은 건축회사 그레이 오간시의 설계를 토대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캐주얼한 분위기를 원했기 때문에 심플한 미드 센트리 풍의 해안가 별장을 상상하면서 디자인을 완성했다. 아들러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집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드로잉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들러의 부모님이 살았던 스칸디나비아 풍의 모던한 집은 그의 인테리어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중 문을 통과해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검은 나무 벽과 기둥들이다. 그 안으로 노퍽테리어 애완견인 리버레이스가 뛰어놀고 이들이 아침 식사를 즐기는 작은 정원이 있으며, 안쪽에 있는 오렌지색 문을 열고 들어가야 아들러가 꾸민 키치한 세상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1 베이스는 Jonathan Alder.
2 트레이시 엘리스가 디자인한 쿠션은 Aura, 접시는 Hermes.
 
 
 

3 램프는 Matt Blatt.
4 사이드 테이블은 Tom Dixon.
 

5 벽 장식은 Freedom.
6 펜던트 라이트는 Freedom.
7 트레이는 Citta Design.
8 다이닝 테이블은 Jardan.
 
 
 

9 필로는 Jonathan Adler.
10 오너먼트는 Jonathan Adler.
 
바다가 바라 보이도록 시원하게 오픈된 공간에는 클래식한 미드 센트리 풍 디자인 속에 아들러가 직접 디자인한 색색의 러그와 가구 그리고 도자기 등이 정신 없이 섞여 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유쾌한 레트로 스타일은 다양한 패턴과 컬러, 소재가 모두 어우러져야만 완성된다. “내가 만든 작품에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겹겹이 쌓여 있어요. 현대적인 필터로 걸러내긴 하지만 50~60년대의 모더니즘을 향한 낙천주의가 항상 따라다니죠.” 그러나 아들러는 자신의 디자인에 현학적인 설명을 곁들일 필요가 없다고 덧붙인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측면에서 이 집은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지함과 유쾌함 사이에서 기분 좋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 집은 완성되었다기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일종의 과정이자 긴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재로선 모든 게 완벽하게 만족스럽지만요!”
두넌 역시 아들러의 설명에 동의한다. “내가 이 집을 떠날 땐, 아마 관 속에 들어 있는 채로 실려 나갈 거예요(웃음). 처음 이 집을 보면 분명 여름에 최적일 거라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 집은 겨울이 환상적이에요. 아니, 환상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해요. 침대에 누운 채로 펄펄 내리는 눈과 멀리서 깜빡이는 등대를 바라보고 있으면, 초현실적인 세상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테니까요. 영국에서 일하다가 이 집으로 돌아오면 열반의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Credit
- editor 이경은
- photo Richard Powers writer Dominic Bradbury
- DESIGN 오주희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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