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디자이너 위의 디자이너, 아제딘 알라이아

아제딘 알라이아의 손을 거친 제품은 '구조미'와 '절제미'라는 용어로 재탄생된다. 브랜드의 시그너처에 관한 한 엄격한 그가 이번에는 핸드백을 디자인했다. 모든 것은 여성의 필요에 의해 탄생된다는 알라이아의 일관적인 미학의 정의.

프로필 by ELLE 2013.08.15

 

1 스 웨이드 앤 리저드 펌프스는 Azzedine Alaia.
2스터드 가죽 컷아웃 벨트, 파이톤 트림의 레오퍼드 프린트 포니 스킨 벨트, 파이톤 앤 스웨이드 벨트.
3 투 톤 스웨이드 부츠, 베이지 포니 스킨 앤 파이톤 백, 레오퍼드 프린트의 포니 스킨 클러치백.
4 스터드 스웨이드 부츠. 모두 Azzedine Alaia.

 

파리 마레 지구 부티크의 위층, 아제딘 알라이아의 아틀리에에 처음 들어선 인상은 ‘카오스 속의 질서’라는 느낌이었다. 패브릭 숲을 연상시키는 듯한 공간의 벽면엔 수많은 슈즈 박스와 지갑들이 쌓여 있다. 보디컨셔스 니트웨어에서부터 울 펠트 오버코트,  볼륨감이 강조된 쿠튀르 드레스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다양한 아이템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알라이아의 책상은 뒤쪽 코너에 있는데, 산더미 같은 페이퍼와 슬리브, 천 조각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매일 저녁 책상을 비우려고 청소합니다. 하지만 늘 새로운 것들이 또 도착하죠.” 엄격하고 아름다운 실루엣으로 가장 존경받는 디자이너인 그가 겸연쩍게 말한다.

 

튀니지 출신의 그는 1980년부터 독자적인 브랜드를 시작, 하루에 3~4시간의 수면을 취하면서 한 가지 목표에만 몰두했다. 알라이아 덕분에 우린 이너웨어를 아우터웨어처럼 입을 수 있었고 제2의 피부처럼 몸에 달라붙는 니트를 즐길 수 있었다. 엄격한 구조주의자인 그는 50년대 스타일의 실루엣과 허리를 꼭 졸라맨 코르셋 벨트 등으로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또 오리지널 슈퍼모델 세대인 스테파니 세이무어, 나오미 캠벨, 린다 에반젤리스타 등에게 가장 섹시한 유니폼과 여신 칭호를 안겨준 동시에 한때 캣수트로 이들을 하나가 되게 만들었다! “여길 보세요.” 화이트 쿠튀르 니트 드레스에 레이스처럼 난 작은 구멍들을 가리키며 그가 말한다. “그 밑의 피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 보일 겁니다. 특히 뒤에서 본다면 저절로 만지고 싶은 강한 유혹이 느껴지죠.” 반짝임과 치장이 과했던 90년대에도 알라이아의 옷은 늘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그의 타워링 플랫폼 슈즈와 발레 플랫은 언제나 갈망의 대상이었다.

 

올해 선보이는 그의 새로운 핸드백 컬렉션은 디자이너의 시그너처 천공 가죽으로 만든, 절제된 구조적인 미학이 돋보인다. 이 핸드백 라인에는 송아지가죽과 파이톤 쇼퍼백에서부터 엔벨로프 백, 아이패드 케이스, 포셰트, 숄더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버전이 포함돼 있다. “백은 유용성을 의미 해요. 쓸모가 있으면서도 심플해야죠.” 그동안 디자이너의 절제된 손에서 일관적이고 엄격한 미학의 옷들이 반복되었듯이 핸드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알라이아가 만들어낸 백들은 그가 만들어낸 옷의 연장선이다. 빅투아르 드 카스델란, 소피아 코폴라, 리하나를 비롯해 그의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 역시 바로 이 품격 있는 관능과 구조적 견고함 때문이다.

 

“그는 천재예요.”  평소 아끼는 옷들이 알라이아의 디자인인 카린 로이펠트가 말한다. “알라이아의 손을 거쳐 모든 게 탄생하죠. ‘디자이너 위의 디자이너’라는 표현이 가장 잘 들어 맞아요.” 지난 몇 년간 젊은 세대의 여성들이 그를 재발견함에 따라 보디컨셔스와 레이디라이크 미니멀리즘이라는 패션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알라이아의 수익은 두 배로 늘어났으며 파리에 곧 제2의 부티크도 오픈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제딘 알라이아는 여전히 변함없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아직도 수줍어할 뿐만 아니라 런웨이 쇼에서 바이어들을 대하는 절제된 태도에 도 달라진 것이 없다. “내가 원치 않는 것은 결코 하지 않는다는 철칙 때문이에요.” 알라이아가 수지타산이 맞는 패스트 패션과의 컬래버레이션이나 브랜드 확장을 거절하는 이유 역시 그의 일을 누군가에게 대신 위임하고 싶지 않아서다. 그는 웃으며 ‘난 라거펠트가 아닙니다!’라 한다. “영원히 똑같은 접근법을 유지하고 싶어요. 모든 것이 나의 손을 거치는 방식이죠.” 이 점에 대해선 전 세계의 모든 여성들이 그에게 감사를 표할 만하다!

 

 

 

Credit

  • EDITOR 손은비
  • PHOTO THIBAUT DE CHAMAS
  •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