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곰은 유령의 집에서 살다가 적응하지 못해 쫓겨났습니다. 당시 심정이 어땠나요
유령 선배들처럼 상대방을 놀라게 만들고 싶었는데 제 능력치가 한계였어요. 몸이 핑크색이어서 눈에 쉽게 띄고, 육중한 탓에 민첩하게 못 움직였죠. 결국 잘못을 저질러 유령의 집을 나왔지만, 속상하지 않았어요. 바깥세상으로 나가면 더 재미있는 일이 펼쳐질 거라는 기대감이 가득했거든요.
유령의 집에서 나와 처음으로 인간을 놀라게 만든 곳은
뛰쳐나와 무작정 걷다 잠들었어요. 라면 냄새에 깨어보니 누군가 조리 기계 앞에 서서 라면을 끓이고 있었죠. 한강공원이었어요. 먹은 게 없어 힘이 빠진 채로 앉아 있다가 무엇이든 해보자는 생각에 번쩍 일어났죠. 지나가던 행인이 깜짝 놀라더라고요. 놀랐는데도 저를 보며 귀엽다고 사진을 찍고 안아줬어요. 어안이 벙벙했어요.
사랑의 독특한 본질을 플로럴 프루티 향으로 레이어드해 역동적인 향을 완성한 향수 ‘코치 러브’는 EDP 90ml, 13만6천원, Coach.
인간들의 쏟아지는 사랑 덕분에 큰 인기를 얻었고 협찬과 광고, 앰배서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중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대학교 축제나 론칭 파티처럼 사람 많은 곳이 좋아요. 매니저 말로는 제 MBTI가 ENFP래요. 그래선지 사람 많은 곳에 가면 힘이 나고, 관심을 못 받으면 서운해요. 사람이 많은 축제나 파티 현장에서 놀라게 만들고 관심받는 걸 즐겨요.
셀러브리티로서 외모도 가꿔야겠죠. 몸매 사이즈를 맞추기 위해 가장 공들인 의상과 개인적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의상이 있다면
롯데월드 갔을 때 입었던 교복이 생각나네요. 흰색 셔츠에 분홍색 체크무늬 교복 치마였죠. 아무래도 몸매 비율이 괜찮다 보니 교복 입은 제 모습을 보곤 많은 사람이 ‘DM’을 보내더라고요. 그 교복 어디서 샀냐는 질문이 쏟아졌죠.
9월부터 한강 러닝을 시작했어요. 5분가량 뛰었을까요? 하늘이 노래져서 다급히 매점으로 향했죠. 식욕이 샘솟아 50분 동안 매점 음식을 해치웠어요.
와일드 스트로베리와 과즙미 넘치는 만다린의 생동감, 벨벳 로즈와 재스민 삼박의 풍부함, 시더우드와 앰버의 따듯한 향이 어우러진 향수 ‘코치 러브’는 EDP 90ml, 13만6천원, Coach.
아무리 관심받는 걸 좋아한다지만, 가끔 곤란할 때가 있어요. 갑자기 길에서 생리현상이 생긴다거나 혼자 5인분을 시켰는데 종업원이 벨리곰인 걸 알아보거나. 가끔 신비주의 컨셉트를 벗어나 아무도 저를 못 알아보는 해외로 떠나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제가 평범하게 느껴지는 곳이 과연 지구에 존재할까요?
고민이 생기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는 타입인가요
외모는 똑똑해 보이지만, 의외로 생각을 깊게 안 하고 몸부터 움직이는 편이에요. 그래서 작가님이 항상 “너는 고민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고 말씀하세요. 정말 고민이 없거든요. 도전해 보고 싶은 게 있으면 작가님을 졸라서라도 해야 하고, 거절당하더라도 제안해 봐야죠. 100번 거절하다가 그중 하나는 들어주니까요.
지난해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진행된 15m 초대형 벨리곰 전시행사 때 350만 명 이상의 팬이 방문했다고요. 스스로 셀러브리티임을 체감했나요
그 행사를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정말 많은 사람이 모였죠.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핑크 옷을 맞춰 입고 온 커플, 손자 인형 사주려고 일찍부터 줄을 섰던 할아버지, 비눗방울 보고 행복하게 뛰어다니던 아이들까지. 그곳에 온 모든 분이 빛나는 셀러브리티였어요.
스트라이프 패턴의 코트는 1천3백20만원, Valentino. 프린트가 돋보이는 톱 핸들 백은 가격 미정, Louis Vuitton. 골드 홀스빗 백은 가격 미정, Versace. 실버 뮬은 가격 미정, Bottega Veneta. 크리스털 슈즈는 가격 미정, Giuseppe Zanotti. 그린 펌프스는 1백49만원, Gianvito Rossi. 카우보이 부츠는 가격 미정, Cos. 네온 컬러 뮬은 가격 미정, Loewe. 퍼플 슬링백은 1백56만원, Gianvito Rossi. 골드 장식의 레드 슬링백은 1백66만원, Versace. 로봇 토끼를 연상시키는 선글라스는 가격 미정, Gentle Monster.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행사와 가장 사랑받는다고 느꼈던 행사는
기자님은 아프리카에 가봤나요? PD님이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길래 기차 타고 2시간 달려 도착한 곳은 ‘대프리카’였어요. 한국의 아프리카, 대구.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털을 모조리 뽑아버리고 싶었죠. 그날 방송국이 저를 취재해서 무더위 속보 뉴스에도 출연했어요. 사랑받는다는 느낌은 어디서든 똑같아요. 저를 알아봐주고 안아주고 사진 찍어주는 모든 분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요.
2023년 4월 ‘Happy B-day’라는 음원을 발매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음악에 도전할 생각을 했나요
2022년 4월 잠실에서 전시를 했는데, 그때 음악이 공간을 채우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음원을 제작하자고 졸랐거든요. 근데 우리 크루들이 제 생일을 맞아 깜짝 선물을 준비한 거예요! 전시장이 ‘Happy B day’ 문구로 가득해서 행복했어요!
평소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나요? 요즘 푹 빠진 음악이 있다면
음원 사이트 차트를 자주 들어요. 아이돌 음악이 발매되면 찾아서 듣고, 안무를 곧바로 연습해서 착실하게 ‘댄스 챌린지’를 준비하는 편이죠. 언제 어디서 누가 챌린지를 요청할지 모르니까요.
유연성이 나쁘지 않아 필라테스를 배워볼까 고민 중이에요. 그리고 양양에서 서핑하기, 패션쇼 런웨이 걸어보기, 택배 직접 배달하기, 음악방송 무대에 서보기…. 너무 많죠?
민감하고 건조한 피부에 보습과 진정 효과를 주는 저자극 비건 로션. 일리윤 세라마이드 아토 로션 350ml, 1만7천9백원, Illiyoon.
셀러브리티의 일상은 여러분의 상상보다 평범하답니다. 평소에 보여주지 못한 내추럴한 모습으로 셀카 찍어서 업로드하고, 유튜브 댓글도 쭉 읽어보죠. 그러지 않으면 자기계발을 하는 편이에요. 유튜브로 ‘홈트’ 영상 보면서 ‘버피’도 하고, 그림책도 읽어요.
곧 선보일 예정이거나 기획 중인 활동이 있다면
대학교에서 깜짝 공연 준비 중. 어디인지는 비밀(찡긋)!
광고, 유튜브, 게릴라 이벤트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퇴근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벨리곰만의 나이트 루틴이 있다면
집에 가면 깨끗하게 샤워하고 온몸의 털을 보송보송하게 말려요. 그러곤 따뜻하게 데운 초콜릿 우유를 한 잔 마시죠. 보습 팩을 얼굴에 올리고 가습기를 틀고 누워서 쇼츠 · 릴스 · 틱톡을 각각 한 바퀴씩 돌고, 마지막으로 내일 아침에 무얼 먹을지 배달 앱을 뒤지다 보면 어느새 잠들어 있어요. 드르렁드르렁.
특허받은 세라마이드로 피부 장벽을 강화해 주는 순하고 강력한 세라마이드 아토 로션 350ml, 1만7천9백원, Illiyoon.
아침에 눈뜨면 보통 식탁으로 향합니다. 자기 전에 생각했던 메뉴를 주문하거나 요리해요. 먹다 보면 매니저에게서 어김없이 메시지가 오죠. ‘벨리곰, 또 뭐 먹고 있죠? 언제 와요?’
이제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건조한 피부를 지키는 방법이 있다면
만나는 사람마다 저를 안아주거나 제 얼굴에 글씨를 쓰거나 스킨십을 많이 해서 피부가 건조하면 절대 안 되거든요. 보습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세신 후 기적의 ‘7스킨’ 방법으로 피부 결 정리를 하고요, 장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고보습 로션을 아끼지 않고 듬뿍 발라주는 편이죠. 잘 때는 가습기 필수!
벨리곰의 MBTI는 ENFP입니다. 스스로 이성적인 ‘T’처럼 행동하는 순간은
최근 작가님이 “너 T야?”라고 말한 적 있어요. 작가님이 “힘든 일이 있어서 늦게까지 술 마셨다”는 거예요. 근데 술을 떠올리면 당연히 안주가 동시에 생각나잖아요. 그래서 “무슨 안주 드셨어요?”라고 물었더니 작가님이 “지금 그게 중요하냐”며 소리 질렀어요. 이런 나, T인 걸까요?
메탈 이어링은 1백60만원대, Alexander McQueen. 목걸이로 연출한 멀티 장식의 벨트는 가격 미정, Dolce & Gabbana. 골드 체인 백은 가격 미정, Celine by Hedi Slimane.
지금처럼 큰 걱정 없이 이것저것 도전하는 벨리곰이 될 거예요. 무얼 해도 썩 잘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PD님이 “사람들은 네 어설픈 모습을 좋아해주는 거다”라고 하셨어요. 큰 덩치로 무엇이든 도전하는 제 모습에서 용기를 얻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요.
벨리곰으로 삼행시 지어볼게요. ‘벨!’ 벨리곰의 매력이 무엇이냐면요. ‘리!’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얘는 도대체 뭘까? 멍청하게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귀여운 것 같기도 한데, 아저씨 같기도 하고 아기 같기도 하고. 딱히 내 취향은 아니지만 길 가다 한 번쯤 마주치고 싶은 그런. ‘곰!’ 곰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