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의 사물(사람과 물건) 인터뷰 그 5번째 주인공은 더블랙레이블의 비주얼디렉터이자 스타일리스트 김세준 @kimseajun 입니다. 그가 〈엘르〉에 애정하는 물건과 그 이유를 보내왔습니다.
매킨토시(McIntosh) 올인원 무선 스피커 시스템 RS250. 기존에 사용하던 건 빈티지 매킨토시 스피커였어요. 그런데 별안간 그게 좀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바람에 최신형으로 하나 더 장만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고집스럽게 빈티지 제품만 찾곤 했는데, 새 모델을 구매하자 ‘역시 모던한 게 편해’란 생각이 드는 게 우습더라고요. 원래 가지고 있던 빈티지 기기를 처분하지는 않아서 그것과 새 제품의 사운드를 비교해보며 듣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피에르 잔느레(Pierre Jeanneret)의 암체어(upholstered easy arm chair). 최근 이사를 마쳤습니다. 새집이 계기가 돼서 인테리어에도 변화를 줬는데, 가장 먼저 한 일은 어울리는 의자를 고르는 일이었습니다. 인테리어 중에서도 특히나 좋아하는 아이템이 의자라서요. 기대하던 새 의자였지만 정작 이사하던 주엔 촬영이 많아서 제대로 앉아볼 새도 없없어요. 그러다 저번 주말엔 새 의자에 앉아 커피 테이블에 발을 올려 두고 낮술을 한잔하는 여유를 부리는데 ‘이게 행복이구나’ 싶더군요.
파텍 필립(Patek Philippe) 일립스(Ellipse). 얼마 전 파리에서 나다니엘 골드버그와 화보 촬영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사진가라 촬영 틈틈이 대화도 나누고, 커피나 담배를 함께 즐기기도 했죠. 그날 그가 붉은색 셔츠를 입고 소매를 걷어 올린 차림새였던 게 기억에 남아요. 손목엔 파텍 필립의 일립스 워치가 채워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 우아했어요. 그 날의 모든 순간이 좋았던 데다 오래 기억하고 싶기도 해서 그 시계를 장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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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래 지니고 있었지만 여전히 가치 있는 것
한때 시계 수집에 한창 열을 올리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를 구매한 뒤로는 그 취미가 딱 멈춰버렸습니다. 모범답안을 적어내서 더이상 미련이 없는 시험문제처럼 모든 면에서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는 제게 완벽한 시계였거든요.
향에 민감한 편이에요. 좋은 향을 맡으면 하루가 다시 시작되는 기분이 들죠.
디올의 브와 다르장 (bois d’argent)은 10년 넘게 애용한 향수입니다. 몇 년 전부턴
셀린의 블랙 타이(black tie)를 사용해요. 매년 여름은 변함없이
톰 포드 뷰티의 솔레이 블랑과 함께하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