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기에 신선한, 젠Z가 만든 ‘카우기’가 꾸는 꿈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자유롭기에 신선한, 젠Z가 만든 ‘카우기’가 꾸는 꿈

카우기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경계를 허무는 시도”

최이수 BY 최이수 2022.10.26
 
태연의 〈INVU〉 뮤직비디오 속 화려한 헤드 피스를 기억하시나요? 얼마 전 (여자)아이들 〈Nxde〉 뮤직비디오에서 전소연이 착용한 구조적인 무대 의상도 시선을 끌었죠. 모두 카우기의 작품입니다. 요즘 패션 화보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어요. 카우기는 런던에서 패션을 전공한 민조(이하 M)와 서울에서 회화와 건축을 공부하는 규빈(이하 K)이 함께 만든 브랜드예요. 그들은 전에 없던 것을 만듭니다. 공간과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서 말이죠. 막연히 브랜드를 시작하고 싶다면, 동료와 함께 작업하는 미래를 그린다면 주목해 보세요. 끝없이 새롭고 예측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태연 〈INVU〉 M/V 에서 착용한 카우기의 'Pearl drop headpiece'〈엘르〉 2021년 1월호 패션 화보 속 카우기 작품
 
카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직접 브랜드를 소개하자면
함께 예술고등학교에 다녔던 오랜 친구 사이였어요. 전공은 달랐지만 재밌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같았죠. 그 마음 하나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첫 작품을 만들 때, '정말 새로운 걸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뿐이었어요. 흔히 액세서리 브랜드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카우기는 ‘착용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이를 어떻게 확장하는지에 따라 여러 가지 분야로 연결될 수 있죠. 아직 보여드릴 재미있는 기획이 많아요. 카우기는 모든 게 수작업이다 보니 복제와 재생산이 어려운데요. 실제 착용 시에도 여러 변수가 생기고요. 얼마 전 NFT 작업 때 시도해 본 3D 구현은 이런 문제를 상쇄해주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앞으로 훨씬 다양한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겠다 생각했죠.  
 
카우기 네 번째 컬렉션 〈IMAGO〉카우기 네 번째 컬렉션 〈IMAGO〉
 
카우기를 가장 잘 나타낸 작품은 무엇인가요
EVE collection. 과거가 아닌 현재의 우리가 가장 ‘카우기’답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컬렉션이 나온다면 그 컬렉션이 우리를 정의 할 수 있죠. 물론 처음부터 지금까지 모든 피스가 소중하지만, EVE collection은 특히 의미가 큽니다. 작년 한 해를 정리한 느낌이었어요. 영국에서 진행한 컬렉션이었기에 재료 공급부터 운반까지 장장 6개월 동안 쉬운 것이 없었는데요. 마지막까지 수많은 변수와 함께였죠. 여러 부담도 있었지만,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싶어 달렸었던 기억이 있네요. 결과는 만족! 그간의 고생을 잊을 정도였어요. 매거진이나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작업도 보람 있지만 역시 우리만의 작업이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느꼈습니다.
 
〈EVE collection〉의 Look 1 사진 디지털 ver.〈EVE collection〉의 Look 2 사진 디지털 ver.〈EVE collection〉의 Look 3 사진 디지털 ver.〈EVE collection〉의 Look 4 사진 디지털 ver.
3D creator 박소희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NFT 작업 〈Blooming Blue〉〈FUSION〉 영상 속 작품은 ‘Silver fringe cowboy hat' (KOWGI, 2021)
 
둘이 함께 작업하는 과정은
모든 작업의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함께 진행해요. 과정에서 각자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 뿐이죠. M은 좀 더 직관적인 시각을 가졌어요. 컨셉을 제시하는 편이고 작업물의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기죠. K는 조형적인 균형을 생각합니다. 작업물의 구조에 맞게 과정을 설계해요. K가 작업의 틀을 만든다면 M은 그 안에서 세세한 부분을 보는 편. 컬렉션 작업은 보통 3개월 주기로 진행하는데요. 키워드나 소재에서 시작하죠. 각자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공유하고 대화를 나눠요. 그 대화 속에서 룩 구성이 나오고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틀이 잡히죠. 함께 작업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그 과정이 빨라지고 있어요.
 
아무리 친하더라도 함께 일하는 건 다른 느낌일 텐데요. 공동작업을 실제로 해보니 어떠신지
공동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형식상의 신뢰보다는 상대방의 실력을 포함한 모든 부분을 믿고 따를 수 있어야 해요. 작업을 하다 보면 의견 차이가 생기고, 때론 답을 찾기 어려운 성향 차이를 느낄 때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상대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죠. 단순 생산이 아닌 작업을 함께 할 때는 협업이 중요합니다. 정확히 서로를 파악하고 이해해야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어요.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합을 맞추고 작업의 과정에서 끝없이 조율해야 하죠. 이때 대화는 필수적인데요. 대화는 곧 모든 일의 해결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EVE collection〉을 준비하던 카우기의 작업실카우기의 다섯 번째 컬렉션 〈VALENTINE〉 촬영장카우기의 다섯 번째 컬렉션 〈VALENTINE〉 촬영장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나요. 카우기가 생각하는 꿈과 성공은
하고 싶은 작업을 하고 있는 것 자체로 꿈을 이뤄가는 중이라고 느낍니다. 현실과의 조율은 불가피하겠지만, 원하는 것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죠. 저희는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고 싶어요.(웃음) 그렇게 됐을 때 꿈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 듯. 카우기로서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기에 이제 시작이죠. 디자이너로서 상업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역량을 뽐내고 싶어요. 그것이 브랜드로서의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자아실현과 우리의 행복을 위해 카우기를 시작했어요. 그 가치를 잃고 싶지 않습니다. 상상하던 미래를 위해 단계를 하나씩 성취해가길 바랄 뿐이에요.
 
카우기의 작품 제작 과정카우기의 작품 제작 과정카우기의 작품 제작 과정
 
앞으로의 카우기는
사람들이 늘 호기심과 궁금증을 갖게 만들고 싶어요. ‘얘네는 뭐 하는 애들이지?’ 이렇게요.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카우기가 나아갈 방향은 저희도 예상할 수 없어요. 언제나 작업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때마다 새로운 것을 만들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당장 올해는 11월에 다음 컬렉션이 릴리즈됩니다.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는 또 얼마나 신선할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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