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떠나는 자리, 황금빛 깃발로 감싼 관 위에는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제국 왕관(The Imperial State Crown)’이 반짝였다. 무려 1kg이 넘는 무게로 생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조차 ‘다루기 골치 아프다’고 언급할 정도로 화려하게 치장된 제국 왕관은 대영제국 시절부터 내려온 역사의 집약체. 특히 왕관 맨 위의 십자가 중앙에 자리한 사파이어는 ‘성 에드워드의 사파이어’라는 보석으로 영국 왕실 컬렉션에서 가장 오래된 소장품이다. 무려 11세기 성 에드워드 국왕이 반지로 착용한 것으로 알려져 보석사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왕관 중앙에 자리한 커다란 붉은 보석은 ‘검은 왕자의 루비’로 1400년대에 헨리 5세가 착용했다. 여왕이 아끼는 보석이었다고. 왕관 하단에 빛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는 세계 최대 크기의 다이아몬드로 기록된 ‘컬리넌’의 두 번째 조각. 몇 년에 한 번씩 왕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전 세계의 보석 애호가들이 눈을 반짝이는 이유는 지구상에서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진귀한 보석들이 모두 왕관에 모여 있기 때문. 내년 봄으로 예정된 찰스 대관식에서 제국 왕관을 다시 볼 수 있을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