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남녀 외계어 풀이법

남자들이 말하는 '괜찮은 놈'과 여자들이 말하는 '귀여워' 사이에서 벌어지는 오해들. 남녀가 이해 못하는 이성의 언어와 그에 대한 명쾌한 풀이.

프로필 by ELLE 2012.08.29


 CASE1  귀여워
Q 친구에게 소개팅을 주선하곤 곤란을 겪었잖아요. 이러지들 말아요. 체구가 왜소하면 다 ‘귀여운’ 건가요?
A 진짜 귀여워서 그래요. 상대가 예쁘다고 말하기는 그렇고, 딱히 장점을 말하기는 어려운데 괜찮을 때, 나쁘지 않을 때 하는 칭찬이에요. ‘not bad’ 정도?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그래도) 칭찬이라는 거예요.  박주현·소설가
A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소개팅 시장의 남자들도 여자들의 ‘귀엽다’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를 대충 알고 있을 테니까요. ‘예쁘다’라고 단언하기에 다소 애매한 경우, 그러니까 남자에게 지나친 기대와 환상을 심어주긴 곤란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죠. 한마디로 ‘여신급 미모는 절대 아니지만 나에게 거슬리는 점이 없고 너 같은 남자에게 소개해줄 만한 여자’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서동현 칼럼니스트

 CASE2  너 예뻐졌다
Q
오랜만에 만난 여자들의 덕담 배틀을 자주 관람하게 돼요. 정말 예뻐졌네! 네가 더 예뻐졌네! 너야말로 더 예뻐졌네!  여자들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 앞에서 급격히 시력 감퇴가 되는 이유가 뭔가요?
A
간만에 만났는데 딱히 할 말도 없고, 어색하기도 하고, 얼른 공통 화제는 찾아야겠고…. 그럴 때 “예뻐졌다”, “살 빠진 것 같다”는 말처럼 편하고 만능의 말이 어디 있겠습니까. 들어서 기분 나쁠 리도 없는 소리니 자주 쓰게 됩니다. 게다가 다이어트에 대한 고충, 예뻐진 비결을 서로 공유하다 보면 여자들만의 유대감도 끈끈해지고요. 그러니 진짜로 예뻐졌다는 칭찬의 뜻보다는 가장 무난하게 쓰이는 안부 인사 정도로 이해하는 게 무방합니다. 류한마담 칼럼니스트
A 외모에 대한 칭찬, 그것도 애매한 칭찬은 그냥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하는 말이에요. 나는 너를 예쁘다고 생각한다, 너의 (애매한) 변화를 눈치 챌 정도로 호의와 관심을 갖고 있다 정도로 알아들으면 됩니다. 하지만 진짜 가까운 사이에는 애매한 외모 칭찬은 안 한다는 것. 어색한 여자랑 원만하게 대화를 트고 싶으세요? 그럼 외모에 대한 (두루뭉술하고도 애매한) 칭찬으로 대화를 시작해보세요. 지적 말고, 칭찬으로!
박주현 소설가

 CASE3  아는 오빠
Q 아는 오빠라니, 그럼 난 뭐 모르는 오빠인가요? 학교 선배 오빠도 아니고 교회 오빠도 아니고 당연히 친척 오빠도 아닐 테고, 그저 아는 오빠라면 관계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남겨둔 사이라는 거 우리가 모를 것 같죠? 그럼 나도 문자 주고받을 아는 여자들 관리 들어가도 될까요?
A ‘아는 오빠’에 대해 설명드리죠. 주로 동네, 대학, 동호회, 교회 등의 커넥션을 통해 알게 된, 어느 정도 매력은 있어서 주변에 두지만 결정적 한 방이 부족해 ‘지인’으로 남게 되는 남자들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이성으로서 장점 한두 가지는 보이므로 처음 알게 됐을 무렵엔 ‘이 오빠 한번 만나보면 어떨까?’ 상상도 해봅니다. 하지만 ‘에이,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려 결국 ‘아는 오빠’ 카테고리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각자 연애를 시작하면 연락이 끊기는 가느다란 인맥이니, 모른 척 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 서동현 칼럼니스트
A 다 알면서 왜 이래요. 그런 여자인 줄 모르고 만났어요? 솔직히 너님만 바라보는 열녀 스타일보다는 간간이 ‘아는 오빠’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이런 여자가 더 갖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그거 알아요? 몇몇 진짜 바람둥이 나쁜 계집애들 빼고는 대부분의 우리 여자들은 ‘아는 오빠’ 백 명보다 진실로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우리 오빠’ 한 명을 원해요. 덧붙여 여친 앞에서 ‘아는 동생’ 드립을 했다가는 ‘아는 오빠’보다도 못한 ‘전 남친’으로 강등될 위험이 높음을 알려드립니다.
김아름<엘르걸> 피처 에디터




 CASE1  괜찮은 놈
Q 남자 사람인 친구가 “야, 내 친구 진짜 괜찮은 놈인데”라고 운을 떼며 주선하는 소개팅에 여러 번 데였어요. 여자들 기준의 ‘괜찮은 놈’은 시각적 만족과 사회적 지위가 포함되어 있는데, 남자들 기준은 당최 알 수가 없네요.

A ‘정말 괜찮은 놈’보다 ‘정말 괜찮은 놈이라고 말하는 놈’을 파악하세요. 일단 그놈하고 잘 맞는 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그놈이 치켜세우는 놈이 괜찮은 놈이면 정말 괜찮은 놈일 가능성이 큽니다. 결론은 치켜세우는 놈이 어떤 놈인가가 중요합니다. 그놈이 별로이면 다른 놈도 별로일 가능성이 높죠. 민용준·<엘르> 피처 에디터
A 보통 동성이 동성을 평가하는 것을 믿지 않는 게 좋다고들 합니다. 특히 남자가 괜찮다고 말하는 남자는 ‘부정적 의미만을 뜻하는 마초형’이거나 ‘윗사람에게 비굴할 정도로 싹싹한 사회생활형’일 경우가 많습니다. 무책임한 놈들. 하지만 저는 다릅니다. 저는 여자의 미래를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저와 닮은 남자를 괜찮다고 말합니다. 다른 놈들 얘기 들을 필요 없습니다. 트위터 @kbhman입니다.
김봉현·칼럼니스트

 CASE2  성격이 참 좋으시네요
Q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개그 본능을 발휘, 상대 남성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여성들이 주로 듣는 이 멘트, “성격 참 좋으시네요.” 이거 혹시 “다른 건 모르겠고, 성격’만’ 좋으시네요”라는 뜻인가요?
A 이에 대한 답은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정확히 나와 있어요. 어떻게 생겼냐고 묻는 질문에 성격이 좋다고 대답하는 건 매력 없는 여자라는 뜻이지만, 그런 질문 없이 먼저 성격이 좋다고 말했다면, 그건 두 가지예요. 성격도 좋은데 외모까지 매력 있거나, 성격은 좋은데 외모는 매력 없는 경우. 자, 이제 거울을 꺼내 외모적 매력의 크기를 판단해 보세요. 장군·백수감독
A 예쁘지 않을 때, 딱히 칭찬할 부분이 없을 때 하는 말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저는 그런 빈말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 제가 만약 그런 말을 했다면 진심으로 성격이 좋다고 느꼈을 경우이고, 이 말은 곧 그것이 내게 이성적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남자의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면, 자신의 매력 포인트로 활용해볼 만합니다.
김봉현·칼럼니스트

 CASE4  연애에 별로 관심이 없어
Q 하자 없고 썩 괜찮아 보이는데, 애인이 없다는 남자들이 가끔 있어요. 솔로인 이유를 물어보면 “연애에 별로 관심이 없다, 남자친구들이랑 노는 게 좋다”라네요. 이 말을 그대로 믿으면 나, 너무 순진한 여자인가요?
A 세상 모든 남자가 여자친구가 없어서 괴로운 짐승일 수만은 없겠죠. 게다가 반듯하게 생긴 숙맥도 간혹 발견됩니다. 그러다가 커밍아웃하지 않은 동성애자 혐의를 받기도 하죠. 관심이 없다면 뭔 상관이랍니까? 하지만 공략을 원한다면 그의 주변인들을 떠보세요. 연애는 안 해도 섹스는 할 수 있습니다. 남자친구들과 뭔 짓을 하고 다니길래 그렇게 좋은지 궁금하지 않아요? 민용준·<엘르> 피처 에디터
A “공부하느라 또는 일하느라 여자친구를 못 사귀었어요”라고 한다면 이해하겠어요. 남자친구들이랑 노는 게 좋았다니. 어딘가에 금녀의 놀이터라도 있나 보죠? 그런 녀석들은 여자친구에 속박되기를 거부하며 뛰어노는 들개 타입의 남자이거나 아니면 게이, 둘 중 하나라는데 내 위디스크 캐시 70포인트 걸겠어요. 끙.
장군·백수감독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9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EDITOR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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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B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