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드립니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잠시도 웃음을 멈출 수 없다. 올 겨울 행복한 웃음을 원한다면 극장이 아니라 당장 혜화동 연극 무대를 찾아야 한다. ‘테너를 빌려줘’와 ‘엄마들의 수다’가 웃음 폭탄으로 충만해 있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 웃음이 당신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선사할 것이다.::테너를 부탁해, 오페라타, 코믹상황극, 켄 드류빅, 강상범, 최윤호, 엄마들의 수다, 김민희, 정수영, 이선희, 김로사, 연극열전3, 엘르, elle.co.kr, 엣진:: | ::테너를 부탁해,오페라타,코믹상황극,켄 드류빅,강상범

5분마다 폭소를 펑펑 터트리게 만드는 는 오페라타식 코믹상황극이다. 희극적 내용의 음악극을 뜻하는 ‘오페라타’가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오페라라는 소재를 코믹하게 풀어낸 연극이다. 켄 드류빅()의 원작으로, 연극으로 초연될 당시 토니상에서 연출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앤드류 로이드 웨버 컴퍼니가 프로듀싱해서 2006년 런던에서 뮤지컬로 탄생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티토 메렐리의 자살소동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테너 가수 티토는 오페라 의 공연 당일, 아내 마리아와 섹스 문제로 다툰다. 화난 마리아가 떠나버리자 그는 홀로 상실감에 빠져버린다. 티노는 수면제를 먹고 깊은 잠을 청하지만, 오페라 단장 손델스와 그의 조수 막스는 그가 자살한 것으로 오해한다. 공연을 취소하지 못하는 손델스는 막스를 가짜 티토로 내세우고, 오델로로 분장한 막스는 무대에 오르는 해프닝이 일어난다. 그러나 공연은 뜻밖에도 성공리에 끝난다. 손델스의 딸이자 티토의 열혈 팬 메기와 소프라노 가수 다이아나는 티토를 사로잡으려는 마음이 앞서, 그만 호텔방에서 가짜 티토인 막스를 유혹한다.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티토가 깨어나 메기와 다이아나와의 애정 행각에 합류한다. 이때 티토를 떠났던 아내 마리아까지 돌아오면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된다.시종일관 예측불허의 전개와 속사포 같은 대사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캐릭터들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공연과 섹스, 사망 원인과 섹스를 지칭하는 말들이 각각 혼동을 일으킨다. 이렇게 성적 암시로 가득 찬 대사들은 할리우드의 1930년대 스크루볼 코미디의 전형이다. 여기에 썰렁한 말장난부터 우리가 흔히 몸 개그라고 말하는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모든 웃음의 코드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에피소들을 둘러싸고 오페라 아리아들이 드마라틱한 노래로 활용된다는 것이 색다른 재미다. 뮤지컬의 초심자라도 익히 알고 있는 푸치니, 베르디, 비제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일반 대중을 위해 눈높이를 낮춘 오페라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막스 역의 강상범과 티토 역의 최윤호의 연기와 노래 솜씨가 단연 돋보인다. 티토와 막스의 이중창으로 부르는 ‘축배의 노래(라 트라비아타)’와 ‘토레아도르(카르멘)’는 극의 재미를 절정에 이르게 만든다. 오페라의 웅장함과 코미디의 순발력이 맞물리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유쾌함이 샘솟는다. 극장을 떠날 때 자신도 모르게, 투란도트의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페라가 뭐 그리 어렵나! “여보, 무서워!” 이 연극은 무섭다는 대사로 시작한다. 공포 연극도 아닌데, 뭐가 그리 무섭다는 걸까? 여배우는 계속 무섭다는 말을 쉬지 않고 쏟아낸다. “우리 애가 다칠까 봐 무서워”로 시작했던 고민 타령은 결국 “우리 애가 제일 무서워!”로 귀결된다. 바로 그녀가 우리 시대의 엄마다. 김민희, 정수영, 이선희, 김로사, 이 엄마들은 오늘도 참 피곤하다는 말씀이다. 당신의 예감이 맞다. 제목과 완전히 똑같은 연극이다. 당신이 상상하는 바로 그 이야기다. 는 아이를 둔 엄마들의 수다 보따리를 펼친다. 우리가 흔히 미장원에서 들을 수 있는 유모다. 원작은 아이와 남편에 치여 살던 캐나다 주부 6명이 매주 토요일 오전에 만나 수다를 떨다가 탄생했다. 1993년 캐나다 벤쿠버에서 초연 된 이후 15년간 사랑을 받아온 연극이다. 공연을 보고 나면 무척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들이 결혼 이후 겪게 되는 출산과 유아의 문제를 소재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나 축구 이야기가 늘 술자리의 안주로 등장하는 것처럼, 아줌마가 된 여성들에게 이 소재를 빼고 나면 또 다른 삶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여성들이라면 누구라도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자, 바로 그들 자신의 이야기다.매너 저렴한 늑대들이야 잘 모르겠지만, 여자들이 엄마가 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여자들의 가려운 구석을 싹싹 긁어주는 환상의 연극(실제로 여배우는 관객에게 자신의 머리를 긁어달라고 부탁한다. 아이 때문에 잠도 못자고 목욕도 못 했다면서 투정을 부린다)이니, 여성 관객들은 시작하자마자 바로 몰입에 빠진다. ‘연극열전2’에서 선보였던 가 아픔과 눈물이라면, ‘연극열전3’가 꿈꾸는 는 행복과 웃음이다. 가 딸들이 엄마를 위해 준비하는 효도 선물이었다면 는 남편이 아내를 위로하기 위한 선물이다. 일종의 김치 냉장고라고 할까! 대부분 아줌마 관객들이 몰려와 공연을 웃으며 즐기겠지만, 때로는 아내를 위해 표를 선물하는 남편의 센스를 보여줄 수 있는 핫 아이템이다. “여보, 나 조금만 도와 줘, 당신이 리모컨을 사랑하는 만큼 나도 당신을 사랑해!”라든지, “사람도, 여자도 아닌 퍼져버린 소파가 된 것 같아. 여자이고 싶다. 사랑 받고 싶다”라든지 속내 풀풀 나는 대사들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공연 후반부에는 딸이 엄마가 되어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고백이 나온다. 엄마를 간호하는 딸이 아이처럼 행동하는 늙은 어머니를 향해 “난 엄마의 엄마예요!”, “다음 세상에는 나의 딸로 태어나주세요. 기적이 되어 주세요!”라고 외치는 대사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세상의 딸들을 위한 가슴 저린 엔딩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지만 결코 질리지 않는다. 당신이 엄마라면 더욱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