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가득한 주근깨와 보편적인 미의 기준과는 거리가 먼 눈은 나를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줘요. 어린 시절엔 주근깨로 자존감이 낮았지만, 제 모습을 존중해 주는 사람들 덕에 버텼고 지금은 자신감 있는 모델이 되고 싶어요. 얼굴 자체가 패션이라는 칭찬을 듣고 드디어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유림(플러스 사이즈 모델)
짙은 눈썹과 매력적인 주근깨는 자연스럽게 살리고, 도톰한 입술엔 Gucci Beauty 루즈 아 레브르 매트, 502 에디 스칼렛을 불규칙하게 오버사이즈로 발랐다. 그 위에 아이섀도 브러시를 사용해 비즈 장식을 얹어 자유롭고 사랑스러운 유림의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저는 모든 걸 편견 없이 보려고 해요. 규칙을 정해두면 생각도 그 틀에 맞춰야 하니까요. 어릴 적부터 덩치가 커서 놀림을 당했지만 오히려 당당하게 저를 드러내는 모델 일을 하며 내성적이던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했죠. 거울을 보면 제 모든 게 특별해요. 살이 터서 생긴 자국과 상처도 자연스럽게 내 몸이 변하는 모습이니까요.
전가영(플러스 사이즈 모델)
크롭 티셔츠는 Leuni. 언더웨어는 H&M. 레이스업 삭스는 Nache.
슬리브리스는 Kijun. 펜던트 목걸이는 모두 Objekt.
안검하수로 시력이 좋지 않아 어릴 적부터 턱을 계속 드는 습관이 생겼어요. 때문에 턱의 모양이 서구적으로 변하기도 했고, 텀블링 연습을 하다 생긴 접촉 사고로 하관 비대칭이 생겼어요. 하지만 저는 완벽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제 얼굴을 좋아합니다. 불완전함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고 믿으니까요.
손은일(모델)
데님 팬츠는 Levi’s. 슈즈는 So.u:lesures. 펜던트 목걸이는 모두 Objekt.
엄마이자 아내, 브랜드 대표로서 모든 일을 할 때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덕목은 체력이라고 생각해요.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려고 시작한 운동으로 만들어진 등 근육은 제 앞에 직면한 허들을 넘었을 때와 같아요. 시간을 쏟은 만큼 아웃 핏이 정확하게 보이니까요. 세 번의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배꼽도 돌출되고 피부 탄력도 이전과 달라 심미적인 관점에서는 아쉽지만, 세 아이의 엄마로서 남겨진 상징으로 생각하면 유의미합니다. ‘Be positive, Stay calm, Just keep moving’ 마음속으로 늘 새기는 말을 잘 이행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있고요.
손경완(콰니 대표)
가죽 크롭트 톱은 8 by Yoox. 하늘색 팬츠는 Bottega Veneta.
또렷하고 강단 있는 눈빛은 Dior Beauty 크레용 아이라이너 워터프루프, 094 트리니다드 블랙을 스머징하듯 사용해 강조했다. 입술엔 Chanel 루쥬 알뤼르 벨벳, 70 유니크를 전체적으로 가볍게 덧발라 완성. 골드 이어링은 COS. 실버 링은 Bottega Veneta.
눈가와 손의 주름은 내가 살아온 삶의 깊이이자 역사죠. 내 습관과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요. 나는 어른들을 모시며 대가족과 살았기 때문에 내 뜻대로 살지 못했어요. 그래서 가슴속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욕망이 눈으로 나타난 듯해요. 나이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눈빛이 강해진다는 소리를 들어요. 모든 신체는 퇴보하잖아요. 더 발달될 수 없어요. 다만 내가 많이 사용한 근육은 더 튼튼해지겠죠. 유난히 마디가 굵고 주름이 많은 손에는 제사 음식을 만들고, 대가족의 식사를 준비하며 노동한 내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윤영주(시니어 모델 & 미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