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 그림책 편집자의 자질
3 지금 한국의 그림책 시장은
4 창작가와 일한다는 것의 의미
5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
6 출판사의 성격을 드러내는 책
7 어린이책과 그림책의 경계는
8 내가 생각하는 동심
9 앞으로의 목표
정은정

한국인 최초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의 세계가 집약된 〈여름이 온다〉.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의 풍경이 공감각적으로 펼쳐진다.
2 언어를 다루는 감각과 이미지를 읽는 힘. 그림책의 호흡을 알고 그에 맞춰 작가와 소통하는 능력. 한정된 쪽수와 틀에 집약적으로 작가의 세계가 펼쳐지는 그림책의 특징상 장과 장 사이의 이미지, 글의 밀당, 함축적이면서 율동감 있는 호흡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책에서 파생 가능한 이야기는 앞뒤 표지는 물론, 바코드까지 버릴 것이 없는 데다가 이야기에 따라 형태와 재질도 다양하게 변용 가능하기에 감각과 아이디어도 요구된다. 그리고 한 권의 창작 그림책이 탄생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작가와 함께 견딜 줄 아는 능력! 썸네일 스케치라고 불리는 아이디어 구상 단계부터 인쇄되기까지 적어도 2년, 때로는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하므로.

한국인 최초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의 세계가 집약된 〈여름이 온다〉.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의 풍경이 공감각적으로 펼쳐진다.
4 국내 작가와의 작업은 작가와 편집자 모두 기량을 키울 수 있는 장이다. 우리의 색과 정신, 재미난 이야기를 전 세계 독자에게 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여러 장르에 대한 시도는 글과 그림의 융합인 ‘문화적 체험’의 그림책으로서 독자 층을 확장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5 최근 이수지 작가의 수상 소식은 그림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모두에게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다. 나 또한 수상 발표를 생방송으로 보다가 이수지 작가가 개척하고 넓혀온 작품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울컥하기도. 올해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작인 〈여름이 온다〉는 편집 기간 동안 작가의 공력이 폭발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림책 읽기의 방식을 또 다르게 제시한 책이기에 내게도 의미가 깊다.

한국인 최초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의 세계가 집약된 〈여름이 온다〉.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의 풍경이 공감각적으로 펼쳐진다.
8 나의 마음! 어린이의 마음처럼 자유롭고 직관적인 게 또 있을까? 이런 직관과 자유는 창작의 원동력인 동시에 포용적이고 유연하기도 하다. 동심은 어린이책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원천이다.
9 ‘해볼 만하고 즐거운 일’ ‘자기 이름을 걸고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이라는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다. 확대되고 있는 작가층만큼 역량 있고 번득이는 그림책 편집자군이 두터워지길.


안경숙


2 ‘소양’. 편집자 내면의 소양은 작가가 책을 통해 하고픈 이야기가 어떤 주제를 포함하고 있는지,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고 확장해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게끔 한다. 이미지의 흐름에서 이야기를 발견하고, 행간이 의미하는 바를 읽어내는 것 또한.
3 웅진주니어는 2017년 5월, 그림책의 독자층이 확장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시리즈’를 선보였다. 어느새 46번까지 출간된 이 시리즈에 달린 리뷰를 보며 넓어진 독자층을 확인한다. 한국 창작그림책의 해외 수출 또한 활발해졌다. 잘 알려진 작가의 책이나 선정 도서, 추천 도서뿐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에도 독자들이 더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

권정민 작가와 작업한 〈엄마 도감〉은 초보 엄마 시절, 편집자의 경험이 반영되기도 했다.
5 〈엄마 왜 안 와〉는 “하루를 부지런히 살아내고도 미안한 마음을 갖는, 지금을 사는 엄마들 그리고 기다리는 아이들과 함께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고정순 작가의 말처럼 일하는 엄마들을 응원하는 책이다. 뮤지션 이적이 글을 쓰고 김승연 작가가 그림을 그린 〈어느 날〉은 이적이 지어 딸에게 읽어주었다는 글을 보고 먼저 연락해 책으로 엮은 경우. 〈팥빙수의 전설〉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지은 작가의 〈친구의 전설〉은 이야기가 가진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실감할 수 있는 책이다. 거의 매주 새로운 이야기를 구연 동화처럼 즐기며 쏟아내는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나 또한 때로는 호랑이, 때로는 함께 꼬리 꽃이 되기도 하며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다.

고정순 작가의 〈엄마 왜 안와〉는 일하는 엄마도, 아이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