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후보들의 공연 만큼 기대되는 건 가장 핫한 스타들이 시상자로 나선다는 점입니다. 골든디스크는 시상식 전부터 한채영, 한선화, 진서연, 주지훈, 정우성, 전종서, 전소민, 이시언, 이도현, 우도환, 오정세, 안효섭, 안보현, 신현빈, 박희순, 구교환 등 2021년의 맹활약으로 2022년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들을 시상자로 내세웠는데요.
특히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네임〉의 냉철한 조직 보스 최무진 역을 맡아 '인간 누아르', '섹시 빌런'이라 불리는 박희순의 등장에 시선이 쏠렸습니다. 그는 영화 〈불한당〉의 설경구가 얻었던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명도 얻을 만큼 2030 셀럽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요.
TV 출연은 거의 가뭄에 콩 나듯인 수준이라 신비감까지 있던 박희순이 음반 부문 본상 시상자로 나섰습니다. 수트를 빼 입고 특유의 무표정으로 등장한 그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마이크를 부여잡더니 "안녕하세요. 마이 네임 이즈 박.희.순."이라며 출연작 제목을 응용해 인사를 했습니다.

골든디스크어워즈
박희순은 "대본엔 '어른 섹시의 새로운 표준'이라고 적혀 있는데 패스하겠다. 못 들은 걸로 해 달라"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어요. 이어 "사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음악 시상식은 처음이기도 하고 이런 힙한 무대에 저 같은 아저씨가 나와서 분위기 망치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 저런 고민 많이 했는데요"라고 소회를 밝혔는데요.
그러더니 카메라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어쩔티비. 어쩔 희순. 어쩔 골든디스크"라고 비장하게 말했어요. 보는 이들이 당황스러워할 새도 없이 박희순은 "그런 생각으로 용기 내서 나오게 됐다. 귀엽게 봐 달라"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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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K-드라마, K-무비가 세계적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먼저 세계화의 길을 닦은 K-POP 덕이라고 짚으며 "K-POP 선배님들 리스펙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음성 없이 표정만 보면 거의 상을 빼앗으러 온 사람 같기도 하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유행어 폭격으로 골든디스크에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 박희순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