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이야기하는 뮤직비디오 감독 권오준 #치열(Cheers) #BTS #리커넥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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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이야기하는 뮤직비디오 감독 권오준 #치열(Cheers) #BTS #리커넥트

매 순간 진심을 다하는 뮤직비디오 감독 권오준의 세계.

김초혜 BY 김초혜 2021.12.09
2021년의 끄트머리에 서 있어요. 올 한해 어떻게 보냈나요?
올해는 커머셜 영상을 작업을 많이 했어요.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좋은 작업으로 시간을 채우기 시작했고 〈엘르〉와 함께하는 프로젝트와 나이키 조던 영상에 집중하고 있어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엘르〉 뮤직 프로젝트 ‘RECONNECT’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어요
‘사라진 모든 것들에게’ 뮤직비디오는 배우 박정민과 공동 연출했어요. 박정민 배우와 첫 미팅을 하면서 결정된 거죠. 함께하면서 배울 점이 분명 있을 거 같더라고요. 매일 미팅했고, 촬영 전날까지도 연출적인 부분에 대해 둘이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저는 뮤직비디오나 짧은 영상의 흐름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면, 박정민은 배우들 간의 연기에 담긴 디테일까지도 집중했죠. 조율하는 모든 과정에서 공부가 됐던 거 같아요.
 
두 번째 곡 ‘치열(Cheers)’ 뮤직비디오도 근사해요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한창 힘들었을 때잖아요. ‘사라진 모든 것들’ 뮤직비디오에서 〈엘르〉는 안부와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메시지로 시작했고, 저는 위로를 위해선 공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떠올렸어요. 올해는 위드 코로나를 마주하고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잖아요. ‘치열(Cheers)’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망아지는 우리가 받은 상처를 의미하기도 해요. 새로운 존재를 만나면서 계속해서 희망을 찾아가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사는 삶인 거 같아요.
 
배우 윤계상과 문가영이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으로 등장했죠. 이야기를 어떻게 구상했는지 궁금해요
윤계상 배우의 얼굴에는 여러 가지 감정과 외로움이 묻어나 있어요. 문가영 배우의 얼굴에는 순수함과 투명하게 맑은 느낌이 있고요. 두 외로운 사람이 마주하며 새로운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보통 저는 뮤지션을 배우로 만들고 상대 역을 캐스팅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이번 ‘치열(Cheers)’ 뮤직비디오에는 배우들만 등장해요. 구체적인 대사 없이 배우의 표정 연기만으로 감정을 몰입감 있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촬영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느꼈어요. 저도 알거든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다 소화하기 어렵다는걸. 첫 씬이 자동차 내부 씬이였는데 윤계상, 문가영 배우가 극에 확 몰입하는 게 보였어요. 우리가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작년에 이어 올해 뮤직 비디오 작업 역시 치열한 과정이었죠?
요 몇 년 사이했던 작업 중 가장 어려웠던 거 같아요. 주위에서도 이런 스케줄로는 불가능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저는 제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이게 마냥 돈 버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렇게까지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을 거예요. 중간에 감정이 상하거나 괴로운 일도 전혀 없었겠죠. 어쩌면 다 제 욕심인 거예요(웃음).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늘 가장 괴롭죠
마음이 동하는 작업을 할 때 저는 제가 가진 모든 걸 쓰는 편이에요. 〈엘르〉 함께한 두 편의 뮤직비디오 역시 그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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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퍼포먼스 영상을 찍기도 했어요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나간 영상이 BTS와 가장 처음 했던 작업이었어요. 에버랜드에서 찍었는데, 그 공간에 누가 어디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예를 들면 지민의 목소리와 모습이 크레인을 타고 떠오르는 듯한 느낌이 나면 좋을 거 같았고, RM은 높은 곳에서 랩을 하면 좋겠다는 식의 이미지들이 있었어요. 멤버 각각이 가진 개성과 음악의 무드가 중심이 되는 거죠. 공간이 가진 특성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아요.
 
숭례문에서 촬영한 ‘Butter’ 영상도 인상적이었어요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라는 행사가 굉장히 큰 자선 행사잖아요. 이를 위해 BTS가 한국에 상징적인 공간에서 퍼포먼스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숭례문이 촬영 허가가 잘 안 나는 곳이라 문화재청에 연락해서 설득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요. 거대한 숭례문에 서있는 BTS, 이 강렬한 이미지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첫 컷은 정국이 무조건 숭례문 위에 올라가서 찍어야 한다고 믿었고요.
 
권오준이 연출한 영상에는 유독 ‘영화 같다’라는 댓글이 많아요. 뮤직비디오를 작업할 때 가장 중심에 두는 게 있다면
저는 제가 경험한 걸 표현해요. 저한테 없는 거를 막 만들어내면 그게 티가 나더라고요. 에너제닉한 상황이면 좀 강렬한 힙합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기도 하고, 우울한 기분이 들면 그 감정을 담아낸 작품을 만들고 싶어져요.
 
경험한 걸 오롯하게 담았다고 하기에는 권오준의 뮤직비디오는 장르적인 작품이 많은 거 같은데요(웃음)
그렇죠! 오해하시면 안 돼요. 제가 연출한 사이먼 도미닉의 ‘GOTT’ 뮤직비디오는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물론 제가 그랬다는 건 아니고요(웃음). 제 뮤직비디오 속 불은 화와 억압된 감정을 뜻하고, 물은 우울한 감정을 상징해요. 누군가는 ‘네 영상은 다 똑같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저는 이만큼 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불과 물의 상징을 극대화해서 써보자는 마음으로 만든 게 사이먼 도미닉의 ‘GOTT’ 뮤직비디오예요. 애초에 집에 불을 지르면서 시작하거든요. 헨리의 ‘But, I love you’ 뮤직비디오 두 편 중에 먼저 공개된 건 제가 여자친구와 헤어진 과정을 비주얼라이징 한 거예요. 박재범의 ‘MILLION’도 그런 식이고요.
 
오래 전부터 뮤직비디오 감독을 꿈꿨었나요
원래 저는 타투이스트였어요. 19살 때 사이먼 도미닉, 딥플로우 등 아티스트들이 있는 지기펠라즈라는 크루에 막내로 소속되어 있다가 대학을 가게 됐어요. 디자인과에서 타투 도안에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 거죠. 그러다 우연히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특강을 듣고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영상과랑 영화학 수업을 같이 들으면서 졸업 작품으로 단편 영화를 찍게 됐어요. 지기펠라즈 크루가 그 졸업 작품을 보고 뮤직비디오를 의뢰했고요.
 
그렇게 만든 게 바로 ‘ARFILM’인 거군요
맞아요. ‘ARFILM’은 ‘Always Run’의 약자에요. 제가 다른 사람이랑 다른 점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저는 추진력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크리에이티브가 풍부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을 추진하는 능력이 좋은 편인 거죠. ‘ARFILM’이 권오준 그 자체인 거예요.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
뮤직비디오에 개인적인 기억과 감정을 많이 담는 편이에요. 제 작품들을 한 번씩 쭉 펼쳐볼 때면 여러 가지 기억들이 떠올라요. 단순히 촬영 당시의 상황이 아니라, 그즈음에 저에게 생겼던 일 같은 것들이요. 뮤직비디오가 아티스트에게 중요한 필름이지만 감독인 저에게도 중요한 작업이길 바라요. 함께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만들어갈 수 있는 작업을 계속해서 해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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