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안테나
2021년은 연예 기획사 안테나에게 격변의 시기였습니다. 5월부터 지분 19%를 넘기고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카카오 엔터)의 산하 레이블이 되더니, 7월에는 FNC 엔터테인먼트와의 오랜 계약을 끝낸 방송인 유재석을 영입했습니다. 이후 103억원 짜리 신사옥 건물을 매입한 안테나는 8월 초 남은 지분 전량을 확보한 카카오 엔터에 인수됐습니다. 이 모든 게 불과 3개월 사이 벌어진 일입니다.

JTBC
1997년 가수 유희열이 설립한 안테나는 토이뮤직에서 안테나 뮤직으로, 또 안테나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루시드폴, 정재형, 밴드 페퍼톤스 등을 주축으로 오디션 스타들로 규모를 확장해 왔죠. 회사가 커지면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릴 법도 했지만 꾸준히 음악 외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카카오 엔터의 전략적 투자에서 유재석 영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안테나는 종합 콘텐츠 회사로 거듭날 전망입니다. 음악인들만 소속된 회사인 탓에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공연 시장은 안테나에 큰 타격이 됐을 법한데요. 이를 타개할 방안은 역시 영상 콘텐츠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
카카오 엔터는 안테나의 지분 일부를 넘겨 받을 당시 '시너지 창출'이란 포부를 내세웠습니다. 안테나 소속 아티스트들과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사업을 시도해 볼 예정이라는 설명이죠. 이번 안테나 완전 인수와 함께 카카오 엔터는 곧바로 안테나 소속 연예인들의 리얼리티 예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카카오TV, 삼성전자
한국경제는 17일 카카오 엔터가 유재석에게 일부 스톡옵션 지급 등 회사 지분 제공 방안을 제의했다면서 유재석이 이를 완곡히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와 지분 관계로 얽히고 싶지 않다는 것이 거절의 이유였다고도 덧붙였죠. 그러나 18일 카카오 엔터는 "사실 무근"이라고 보도를 일축했어요.
이처럼 여러모로 카카오 엔터-안테나-유재석을 향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이번 인수가 끼친 영향이 포착됐습니다. 유재석이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이자 삼성전자의 마케팅 콘텐츠인 〈리얼 마케팅 쇼, 프로덕션 Z〉에 출연한 거죠.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콘셉트를 차용한 듯한 이 예능을 통해 유재석은 카카오TV에 반 쯤 진출했습니다. 스타 PD들과 대형 연예 기획사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카카오 측이 어떤 콘텐츠를 보여줄 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