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이 무려 8년 만의 언론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그 동안 유재석은 일반인부터 연예인까지, 길거리부터 스튜디오까지 인물과 장소를 막론하고 대상의 속 깊은 내면을 이끌어내는 인터뷰를 해 왔는데요. 막상 본인이 인터뷰이로 나선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JTBC는 1일 유재석과의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내가 다 알아서 하겠다"라며 소속사 홍보팀을 물린 그는 누구보다 솔직하고 거침 없는 답변을 내놨다는데요. 절친인 방송인 김용만, 지석진 등과 '한 번 만나면 아침까지 떠든다'는 '조동아리'를 꾸린 유재석 답게 이날 인터뷰 역시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을 넘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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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람인지라 (그런 말을 듣고) 속상했지만 크게 흔들리진 않았다"라며 "남들이 다하는 걸 다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꼭 유행을 이끈다는 의미는 아니고, 남들이 다 했기에 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트렌드와 타협하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이지만 거기서 끝나는 거 같다. 승부수를 던져야 흥망이 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자신을 둘러싼 '위기론'에 초연한 태도를 보인 만큼 망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고 합니다. 유재석은 "망하는 걸 두려워하진 않는다. 다만 망하면 많은 사람이 힘들어지니 그게 어렵다"라며 "애초 두려움이 없던 건 아닌데 일을 해보다 보니 차츰 사라지더라. 결국 끌리는 걸 하고 진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소신을 전했습니다.
언급했듯 이번 인터뷰는 유재석에게 8년 만입니다. 이에 대해 그는 "안 하는 게 아니라 매체가 워낙 많다 보니 할 거면 다 해야 하니까 그게 항상 고민"이라며 "인터뷰를 월례 행사처럼 진행할 순 없지 않나"라고 웃었답니다. 특정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였죠. "사실 다 관계성에 의해 움직이는데 누군가와 인연으로 특정 프로그램만 나가면 미안하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습니다.
종영 후 시간이 꽤 흐른 MBC '무한도전'은 모두의 예상대로 유재석의 인생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는 "당시에도 '인생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늘 가졌고 ''무한도전'이 끝나면 다른 버라이어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라며 "종영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저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생 프로그램"이라고 언급했죠.
'동반자' 김태호 PD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유재석은 김태호 PD를 '신선한 자극을 정말 많이 준 제작자 중 한 명'이라고 칭찬하며 "'무한도전' 많은 에피소드 중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 편은 진짜 신선했다. 시작하자마자 '이거 진짜 뭐야?'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회상하기도 했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수많은 예능 콘텐츠가 있지만, 동료들과 웃음에 좀 더 집중하는 예능을 많이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속 잠깐이라도 웃음을 찾을 수 있는 건, 유재석 같이 성실한 예능인들이 있기 때문일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