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영화가 보고 싶어 #구작초이스

계절의 감성을 기가 막히게 포착한 영화가 있다. 봄과 여름 사이, 두 눈을 초록과 파랑으로 가득 채워줄 영화 4.

BY김초혜2021.04.09

에릭 로메르 〈봄 이야기〉 〈여름 이야기〉

〈봄 이야기〉

〈봄 이야기〉

 〈여름 이야기〉

〈여름 이야기〉

 〈여름 이야기〉

〈여름 이야기〉

계절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에릭 로메르 감독의 영화를 빼놓을 순 없겠죠. 영화를 보는 내내 느긋하고 여유로운 동네를 천천히 산책하는 느낌이에요. 찌질한 연애사와 진척 없는 청춘의 미래를 둘러싼 찬란한 자연이 펼쳐집니다. 사실, 영화를 다 보고 나도 영화의 구체적인 줄거리보다 아름다운 풍경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 아날로그 감성의 필름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김종관 〈최악의 하루〉

은희(한예리 역)는 하루에 세 명의 남자와 마주칩니다. 처음 본 남자와 지금 연애하는 남자, 옛날에 만났던 남자. 각각의 남자와 은희는 나란히 남산과 서촌 일대를 함께 걷습니다. 익숙한 푸른 거리를 오가는 주인공들을 보면, 청량한 숲의 냄새가 생생하게 떠오르죠. 거짓말과 진심이 뒤섞이면서 딱 유쾌할 만큼 동화적이고, 공감할 만큼 현실적인 영화에요. 너무 묵직하거나 한없이 유치한 영화가 싫은 날. 상쾌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바닷마을 다이어리〉

바닷마을에 사는 말간 여자들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네 명의 자매가 서로를 향한 사랑과 미안함을 간직한 채 이야기가 흘러가요. 다정한 마음을 담백하게 꾹꾹 담은 작품이라 보는 내내 따뜻함이 차오릅니다. 〈아무도 모른다〉 〈어느 가족〉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을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인데요. 등장인물의 진실한 표정과 푸릇한 계절을 잘 담아내는 감독이죠. 고레에다의 신작 〈브로커〉에는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 등이 캐스팅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어요.
 

임순례 / 모리 준이치 〈리틀 포레스트〉

모리 준이치 〈리틀 포레스트〉

모리 준이치 〈리틀 포레스트〉

 모리 준이치 〈리틀 포레스트〉

모리 준이치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리틀 포레스트〉

모리 준이치 〈리틀 포레스트〉

모리 준이치 〈리틀 포레스트〉

바빠서 정신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텅 빈 시간을 마주했을 때. 내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사계절을 지나며 채소를 직접 기르고, 요리해서 먹는 사람들의 일상을 이야기합니다. 정성껏 농사짓고, 맛있게 한 끼를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삶을 잘 챙기고 싶어져요. 동명의 만화 〈리틀 포레스트〉를 원작으로 만든  한국 영화와 일본 영화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