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유, 뉴이스트, 있지 등이 SNS로 팬임을 밝히기도 했다. 음악 활동을 해나가는 데 큰 용기를 얻은 순간일 것 같다 사실 좀 무서웠다. 모든 곡을 함께 만드는 이형석이라는 친구와 부둥켜안고 벌벌 떨었다. 음원 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 창에 이름이 뜨는 걸 보고 실감했다. 힘들어도 꾹 참고 지내온 날들이 생각나 울컥하더라.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열심히 만든 작품 뒤에 따라오는 결과에 이제 겁먹지 않으려 한다.
김뮤지엄의 가사들은 굉장히 서정적인 동시에 일상적이다. 마음에 드는 가사 한 구절 소개한다면 개인적으로는 ‘Paint Laurent’의 마지막 구절이 좋다. “꿈들이 놀다 간 자리에 남겨진 너의 색, 춤을 출 때면 우린 그렇게 섞여가.” 이 부분만 몇 날 며칠을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예술가인 아버지가 쓰신 시가 생각나더라. ‘찔레꽃 피어난 자리 누가 섰다 갔을까’라는 구절에서 영향을 받아 완성했다. 얼마나 많은 고민을 담으셨는지 느낄 수 있어 마음에 든다.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나 보다 음악 하는 데 세상을 올곧고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눈과 귀를 주셨고, 일상에서 늘 해주시는 예술에 관한 말씀에 영향을 받았다. 잔소리도 포함해서(웃음).
‘Perfume’ 등 사운드클라우드에서 100만 회 이상 스트리밍되며 인기를 끌던 초기 곡보다 최근 선보인 곡이 더 대중적인 것 같다. 메시지는 가벼워졌지만 사운드는 더 풍부해지고, 하이라이트의 중독성 또한 깊어졌다고 할까 확실히 혼자 작업할 때보다 음악적 성향이 많이 바뀐 걸 느꼈다. 전에는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색으로 곡을 썼다면, 지금은 여태 써놓은 곡 중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분위기나 스타일의 곡을 고르고 고집하게 됐다.
특유의 나긋나긋 읊조리는 창법은 사랑이라는 내밀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울리는 것 같다 듣는 분들께 내 의도가 정확히 전달된 것 같아 기분 좋다. 다른 R&B 곡에 비해 가사가 많은 편이다. 의미가 함축된 문장보다는 똑같은 말이라도 더 아름답고 다양하게 비유해 보고 싶었다. 어느새 그 가사에 맞는 보이스를 연구하고 있더라. 그 과정이 참 어렵고 복잡했다. 여러 아티스트의 보이스를 따라 해보고 내 것과 조금씩 섞으며 지금의 보이스를 만들었다. 나름 만족스럽다.
음악 활동 외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밖에 나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 정말 싫은 날이 있다. 그럴 땐 이형석과 커피 한 잔 사놓고 앉아서 몇 시간씩 수다 떤다. 그게 유일한 취미인 것 같다(웃음).
음악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것은 인간이 전시장이라면, 마음속 수많은 감정은 작품이 된다는 것. 매 순간 느끼는 감정은 정말 값지고 소중하다는 걸 음악을 통해 알려드리고 싶다.
곧 새로운 앨범으로 컴백한다 이번 노래들은 여태 가장 완벽한 형태로 작사 작업을 한 것 같다. 테마와 사운드에 오랜 시간을 쏟았고, 힘든 시기에 쓴 곡이라 시간이 지나도 내게는 1순위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