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패션계는 이제 #틱톡으로 말해요

즉흥적인 재미와 무한한 파급력으로 패션계에 침투한 틱톡의 거침없는 질주.

BYELLE2020.11.14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올해 글로벌 다운로드 순위 1위에 등극한 애플리케이션이자 전 세계 10~20대 인구 중 무려 40% 이상이 애용하는 화제의 소셜 미디어 틱톡.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둘러싼 이슈에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틱톡은 Z세대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소셜 미디어로, 새로운 시대 흐름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키워드로 화제를 모으며 멈추지 않는 질주를 이어간다. 게다가 이 골치 아픈 상황에도 오히려 굵직한 글로벌 기업에서 틱톡을 앞다퉈 인수하겠다고 밝혀 그 가치는 더욱 치솟고 있는 상황.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에 지속적인 구애를 보내고,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틱톡을 모방한 서비스인 ‘릴’을 선보여 변화를 꾀한다. 
 
30대에 접어든 에디터에겐 아직 낯설고 생소한 이름이지만 국내에서도 틱톡의 파급력은 기대 이상이다. 이미 지코, 제시 등의 아티스트들이 틱톡을 무대 삼아 신곡을 효과적으로 전파시켰으며, Z세대가 열광하는 인플루언서와 셀럽들 역시 틱톡을 활용해 보다 쉽고 빠른 마케팅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많은 이들이 틱톡에 열광하는 걸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기존에 즐기던 SNS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틱톡은 기존 소셜 미디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쉽고, 빠르고, 또 친숙하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이 대체로 ‘좋은 곳’에서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는, 세련되고 정돈된 배경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면 틱톡은 집에서 파자마를 입은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도 원하는 콘텐츠를 손쉽게 업로드할 수 있다. 
 
트위터처럼 심사숙고해 쓴 구구절절한 텍스트도 필요 없다. 머릿속에 떠오른 빛나는 아이디어를 언제 어디서든 원할 때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최대 장점이니, 스낵 컬처를 선호하는 요즘 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또한 틱톡 알고리즘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보다 사용자의 취향을 간파하는 데 훨씬 더 공격적이다. 틱톡의 ‘포 유(For You)’ 피드는 유저의 성향에 맞는 새로운 동영상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흥미 위주의 가벼운 콘텐츠와 더불어 단순한 사용법(화면을 그저 위로 올리기만 하면 된다)은 순간의 재미를 좇는 젊은 층의 구미에 맞아떨어진다. 
 
고백하자면 이제야 겨우(!) 인스타그램에 정착한 30대 초반 에디터에게 틱톡의 갑작스러운 열풍은 꽤 어색하고 낯설었던 것이 사실. 숨 가쁘게 지나가는 짧은 스트리밍 시간에 오직 영상으로만 승부하는 틱톡 특유의 화법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를 모두 겪은 내겐 한없이 가볍게 느껴졌고, 재미에만 치중한 유저들의 불꽃 튀는 경쟁은 왠지 모를 피로감을 불러왔으니까. ‘라떼는 말이야’라는 유행어가 절로 나오지만, 지금 틱톡은 거부할 수 없는 새로운 흐름이자 급변하는 시대에 걸맞은 신문물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갈수록 어려지는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진입 장벽을 과감하게 낮춘 콧대 높은 럭셔리 브랜드에 틱톡은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새롭고 효과적인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쉽게 정의 내리기 힘든 복합적인 특성을 지닌 Z세대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는 패션 하우스에 틱톡은 전 세계에 포진한 어린 고객을 이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플랫폼일 듯. 최근 〈A Teen Romance〉라는 부제 아래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셀린의 에디 슬리먼은 틱톡에 푹 빠진 틴에이저에게 영감받은 감각적인 필름으로 새 시즌 남성 컬렉션을 대신했다. 언제나 뮤지션에게서 아이디어를 수혈받는 에디 슬리먼은 틱톡에서 화제가 된 캐네디언 래퍼 티아즈(Tiagz)의 곡을 쇼 BGM으로 사용해 유스 컬처를 향한 변치 않는 애정을 내비치기도. 이미 지난해 셀린 광고 캠페인 주인공으로 Z세대가 열광하는 유명 틱톡커이자 대표적인 ‘E-Boy’인 노엔 유뱅크스(Noen Eubanks)를 촬영한 바 있으니, 에디 슬리먼만큼 럭셔리 패션 하우스에 틴에이저를 영민하게 끌어들이는 디자이너가 또 있을까 싶다. 
 
팔로어 9000만 명을 거느린 틱톡 스타 찰리 다멜리오(Charli D’Amelio)를 프런트로에 초대한 프라다의 선택 또한 탁월했다. 그녀가 촬영해 실시간으로 틱톡에 업로드한 프라다 쇼 영상은 8000만 번 이상의 조회 수와 900만 개의 ‘좋아요’를 받아 그 어떤 톱스타보다 파워플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한편 예기치 못한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면서 많은 패션 하우스가 침체된 시장의 돌파구로 틱톡을 적극 활용한 점도 돋보였다. 특히 집에서도 손쉽게 동참할 수 있는 ‘챌린지’ 형식의 영상은 이런 시국에 효과적으로 빛을 발했다. 하우스의 새로운 TB 로고를 손동작으로 따라 해 업로드하는 버버리의 #TBCHALLENGE를 시작으로 방구석, 집 앞 가게와 대중교통 등 친숙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촬영한 영상으로 흥미를 유발한 구찌의 #ACCIDENTALINFLUENCER 챌린지에 이어 뮤지션 해리 스타일스가 착용해 화제가 된 카디건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며 입는 JW 앤더슨의 #HARRYSTYLESCARDIGAN에도 많은 유저가 즐겁게 동참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막을 내린 2021 S/S 패션 위크에는 생 로랑과 루이 비통, JW 앤더슨을 비롯한 빅 브랜드들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새 시즌 컬렉션을 선보인 ‘틱톡 패션 먼스’에 참여해 영 제너레이션과 소통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처럼 나날이 몸집을 불리며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이는 틱톡의 파워는 앞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조만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처럼 틱톡커가 공유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링크 서비스도 추가된다니 틱톡의 상업적인 영향력 또한 수직 상승할 전망. 이제 막 틱톡에 입문한 에디터에게 틱톡이라는 앱은 여전히 생경하지만, 틱톡을 통해 패션이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모든 이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쉽고 친근하며 위트 있는 세상! 이는 비단 패션계뿐 아니라 보수적인 기성세대와 서로 분열돼 대립 구도를 이루는 집단들이 예의 주시해야 할,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평화적인 연결 고리의 모습일 것이다.   
10대 틱톡커에게서 영감받은 셀린 남성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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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틱톡커에게서 영감받은 셀린 남성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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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 쇼에 초대된 틱톡 스타 엠마 체임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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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저스틴 & 헤일리 비버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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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S/S 시즌에 진행한 틱톡 패션 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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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 앤 가바나 쇼를 라이브로 진행한 체이스 허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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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스타 노엔 유뱅크스가 등장한 셀린 광고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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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거느린 찰리 다멜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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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홍보에 틱톡을 적극 활용하는 JW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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