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인물의 컬러플한 헤어 스타일이 인상적입니다.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은 강렬하고 비비드한 컬러의 헤어부터 여럿이 믹스된 오묘한 톤의 그러데이션까지. 동화 속 요정 같은 얼굴에 독특한 헤어 컬러로 변신을 거듭하는 케이티 웨스트우드는 SNS에 다양한 컨셉의 사진을 업로드하며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그녀의 독보적인 헤어 스타일부터 감각적인 패션까지 모아봤어요.
그녀는 자기 자신을 주인공 삼아 창의적인 작업을 보여줍니다. 브라 톱, 얼굴의 일부와 양손을 르네마그리트를 떠올리는 구름 패턴으로 채워 초현실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거나, 얼굴과 몸 전체를 빨갛게 칠하고 이마 양쪽에 작은 뿔을 달아 악마의 모습으로, 뾰족한 귀를 달거나 헝클어진 헤어에 꽃을 달고 숲속의 요정으로 변신하기도 하죠. 작업 속 인물들이 모두 같은 사람인지 의심하게 될 정도로 임팩트 강한 모습으로 매 순간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는 그녀는 일상에서도 범상치 않은 모습을 추구합니다.
케이티 웨스트우드는 본래 헤어 컬러가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염색을 시도합니다. 그녀 스스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컬러로 염색해본 것 같다고 말할 정도죠. 케이티가 추구하는 뷰티 룩의 컨셉은 ‘엘프’가 아닐까 싶어요. 새파란 컬러로 염색할 땐 눈썹을 탈색해 창백한 피부를 표현한 뒤 붉은 계열의 아이섀도로 눈 주위를 물들이고 오렌지와 핑크 헤어로 변신할 땐 눈썹, 아이섀도와 립까지 헤어와 같은 컬러로 메이크업해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강조하거든요. 얼마 전엔 단순히 헤어에 색을 입히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노란색으로 염색한 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정수리에 직접 스마일리 페이스를 그려 넣었어요. 틀을 깨는 발상과 놀이하듯 바꾸는 과감한 헤어 컬러에서 도전 정신이 느껴지는데요, 놀라운 점은 모든 헤어 컬러 대부분이 셀프 염색으로 탄생했다는 사실! 선명한 색을 머금은 헤어와 잦은 염색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윤기 나는 머릿결에서 뷰티 스타일링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헤어 컬러뿐 아니라 패션 스타일도 독특합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은 변화무쌍한 헤어 컬러와 의상의 컬러를 통일해 원 톤으로 스타일링하는 것이에요. 하얗게 탈색한 헤어엔 화이트 트레이닝 룩과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하고 개나리색 헤어 컬러엔 퍼지한 오렌지 집업 점퍼를 선택한 뒤 얼굴에 이모지를 그려 넣어 귀여운 포인트를 주죠. 코스프레에 가까운 키치한 스타일을 시도하기도 하는데요, 교복을 떠올리는 체크 룩에 핫핑크 헤어와 반다나로 포인트를 주고 장난감 총을 들거나 흰색 단발머리의 끝을 파랗게 물들인 헤어 스타일엔 여신 같은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파란색 셔츠를 허리에 둘러 게임 속 캐릭터 같은 이미지를 연출합니다. 강박적으로 헤어 컬러와 패션의 연결성을 추구하는 그녀의 개성 있는 스타일은 이 세상에서 오직 그녀만이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