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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를 추억하다

<다큐플렉스>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를 보고 전하는, 설리를 향한 뒤늦은 후회, 못다한 사과의 이야기.

BY양윤경2020.09.11
인스타그램 @jelly_jilli

인스타그램 @jelly_jilli

 
10일 밤, MBC 〈다큐플렉스〉에서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편이 방송되었습니다. 〈다큐플렉스〉는 다큐멘터리에 플렉스(Flex)를 더한 단어로 9월 3일 새롭게 시작한 MBC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플렉스는 흔히 아는 그 단어가 아니라 ‘Fun’ ‘Life’ ‘EXtreme’의 머릿글자를 딴 플렉스라고 해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PD수첩〉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미래인간 AI〉 등을 연출했던 이모현 PD의 신작입니다.  
방송 직후 설리의 이름이 실검을 장악한 이유는, 설리 어머니의 인터뷰가 〈다큐플렉스〉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딸을 떠나보낸 후 1년간 어떠한 인터뷰도 응하지 않았거든요. 설리 어머니의 이야기는 1년 전 그날 우리 모두가 느꼈던 허망함 그 이상의 감정을 고스란히 불러일으킵니다.  
 
 
"2016년 설리가 자해를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소속사는 '설리가 응급실에 가서 곧 기사가 나갈 건데 놀라지 마시라'고 했다. 병원에 직접 가보겠다고 했더니 욕실에서 미끄러져 다친 걸로 기사가 나가고 있는데 그러면 커버가 안된다고 했다. 병원에 가보지도 못해서 집에서 일주일을 울었다. 아마 발악이었던 것 같다. 모든 게 불안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남자는 떠난 것 같고 엄마는 옆에 없고, 감당하기 어려웠겠다."
"설리 집에 약봉지가 너무 많았다. 무대가 공포스러워서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왔다. 얼마나 외로웠을지 이제야 알았다는 게 후회스럽다.”
"자살했다는 전화를 받고 늘 혼자 살던 집에서 (설리가) 홀로 나가게 허락할 수 없었다. 내가 가서 내 손 잡고 데리고 나올 거라고 말하고 집에 갔다. 손도 만져주고 얼굴도 만져주고 1시간 넘게 다리 베개를 하며 안고 있었다. 항상 미련이라는 게 남지 않나. 지금은 발끝까지 다 만져줄걸, 더 많이 깨워볼걸. 마지막 인사도 진짜 다 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라는 후회가 남는다"
 
 
우리의 마음이 이러한데, 하물며 가족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유난히 엄격한 도덕적 잣대로 평가받는 이 나라 여자 아이돌 중 설리는 정말이지 독보적인 캐릭터였음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아깝고 미안합니다. 악플을 달지 않았다 해서, 앞장서 손가락질하지 않았다 해서 그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덜해지지 않습니다. 죄에 침묵하는 자 또한 유죄.  
 
"(예쁘게 나온 장면을) 고를 것도 없이 다 예뻤다. 젊고 찬란하고…어딘가 살아있을 것 같고 믿어지지 않는다. 영상의 힘이 그렇겠지만 연출하며 안타까웠다. 여러 가지 괴로움과 외로움, 우울함과 고민이 겹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또한 안타까웠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진 연예인을 다루는 우려도 있지만, 그만큼 힘들었던 그 시기를 잘 견뎌냈으면 귀하고 재능 있는 아티스트로 우뚝 섰을 텐데 안타까움이 크다. 혹시 똑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는 분들이 있다면 설리가 안타까운 만큼 힘을 내고 그 시기를 견뎌 주셨으면 좋겠다." 〈다큐플렉스〉의 이모현 PD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번 다큐에 대한 소회입니다. 〈엘르〉와 함께 했던 설리의 찬란한 모습을 돌아보며 설리에게 해주지 못해 미안한 따뜻한 위로를 오늘을 살고 있는 스스로에게 건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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