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의 중심인 프로듀서 방달(Vangdale).

든든한 10인의 FA
FA는 어떤 팀인가 클럽에서 놀다가 자연스럽게 알게 돼서 함께 작업하고 즐기던 사람들이 어느새 가족 같은 존재가 됐다. 프로듀서, DJ, 뮤지션, 디자이너 등 소속 아티스트 모두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단체라고 말하고 싶다. FA에서 전개하려는 프로젝트들의 전반적인 컨셉트를 디렉팅하고 제작, 작곡과 편곡을 하는 게 내 역할이다.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하고 싶은 것을 할 것 그리고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 개인주의보다 공동체로서 뭔가 함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초기 당신을 프로듀서로서 알린 건 식케이, 쿠기 등 래퍼들과의 작업이었다 정진형, 루츠, 구피 테오 등 지금 크루들과 함께 하는 작업은 훨씬 폭이 다채롭다. 이미 자기 색깔이 강하고 하고자 하는 방향이 정해진 뮤지션들과 작업할 때보다 하고 싶은 것을 이것저것 시도하며, 많이 개입할 수 있다. 지난해 발매된 정진형의 〈SOAR〉 EP를 예를 들자면, 처음부터 원하는 앨범 방향이 있으니 따라달라고 했다. 항상 해보고 싶었던 얼터너티브 록, R&B를 진형이가 하면 신선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상 컨셉트도 짜고, 뮤직비디오 제작 팀과 밤새워 작업하고 커버도 만들었다. 지속적으로 아티스트의 색깔을 잡아가는 작업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서로의 믿음이 굳건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7월부터 유튜브 채널 ‘서울뮤직’을 통해 FA 소속 아티스트들의 오디오 비주얼 라이브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이 새로운 방식을 택한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 탓이 크다. 음원 발매는 계속 하고 있었지만 나를 비롯한 FA 멤버 모두 공연에 대한 갈증이 컸다. 현장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던 중 밴드 ‘페이퍼 브릭’과 함께 밴드 버전으로 편곡 중이던 곡을 밴드 라이브 형식으로 촬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ddict’를 비롯해 총 네 개의 밴드 버런 곡이 첫 공개됐다.
FA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사운드와 비주얼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게 이제 당연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포함해 리스너들이 기대하는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작업물들이 수용 가능한 수준인지에 초점을 두고 조율해 가고 있다.
태민의 비디오, SM 스테이션과도 음악 작업을 했다. 프로듀서에게 K팝 작업은 빼놓을 수 없는 것일까 해외에서 내가 만든 음악을 좋아해준다는 사실이 색다르게 와닿는다. 항상 흥미롭다.
FA 크루들이 시간을 보내는 방법 신사역이나 압구정에서 모여 커피와 술을 마시곤 한다. 작업뿐 아니라 일상의 수다도 많이 나눈다.
8월 초 EP 〈Roots〉를 발매한 프로듀서이자 DJ 루츠를 비롯해 9월까지 크루 멤버들의 싱글과 EP 계획이 잡혀 있다고 들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 모두 지금껏 바쁘게 달려온 탓에 잠시 충전 중이다.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빨리 우리의 다음을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