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4는 다양한 물건을 판다. 식물 아티스트 웬디 월시의 수채화가 담긴 책, 로버트 브론바서가 디자인한 친환경 소재의 물 주전자, 레이철 사운더스의 핸드메이드 화병까지. 품목은 여럿이지만 김슬기의 일관성 있는 취향이 드러나는 사물들이다. 들판의 햇빛과 땅의 온기가 느껴진달까. 김슬기가 처음 꽃을 배우기 시작할 때 한국에선 영국과 프랑스풍의 꽃이 유행이었다. “자연에 가까운 걸 하고 싶었어요. 미국의 플로리스트 에이미 메릭처럼요. 그런데 당시 서울에는 그런 걸 가르치는 곳이 없었죠.” 수소문 끝에 원하는 작업 방식을 함께 공부하겠다는 선생님을 만났고, 거의 독학으로 지금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김슬기가 가장 흠모하는 아티스트는 악셀 베르보르트. 골동품 수집가이기도 한 그가 정원에서 꽃가지 하나를 가져다 골동 화병에 툭 꽂아둔 장면에 매료돼 열혈 팬이 됐다.
햇빛에 바랜 듯 빈티지한 컬러의 화분, 들판에서 툭툭 꺾어온 것 같은 풀들, 여리여리한 야생화로 가득한 플라워 스튜디오 1304에는 그 흔한 꽃 냉장고도 없다. “처음부터 꽃 냉장고를 두지 않았어요. 냉장고에 넉넉히 넣어두고 판매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매일 꽃 시장에 가서 소진할 수 있는 양만 구해요.” 극도로 자연스럽게 꽃을 스타일링해온 그녀다운 방식이다.
오로지 마요르카를 위해 스페인을 여행했다. 내가 마요르카를 처음 방문하던 당시만 해도 그 섬에 동양인 여행자는 거의 없었다. 지중해의 기운을 품은 날씨와 자연 경관이 너무도 훌륭하고 낭만적인 곳!
일 끝내고 집에 들어오면 바로 오일 버너에 초를 켜고 오일 블렌더를 3~4방울 떨어뜨린다. 밤을 시작하는 나만의 의식이다. 오일 버너 속의 은은한 불빛을 보고 있으면 노곤해진다. 숙면까지 도와주는 효과가 있는 듯!
오래 서 있거나 많이 움직이는 일을 하기에 편한 신발을 선호한다. 그중에서도 스튜디오 니콜슨과 문스타가 협업한 스니커즈는 편하고 예뻐서 즐겨 신는 신발. 크림 컬러만 계속 구입해서 신고 있다.
스톡홀름 베이스의 패션 컨설턴트 엘리노어 뉘스테트(
@elinornystedt)는 일도 육아도 훌륭하게 잘해낸다. 비록 나는 아직 미혼이지만, 그녀를 보고 있으면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엘리노어의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은 내가 원하는 여성상에 가깝다.
향이 나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달콤한 과일 향이나 플로럴 향보다 묵직하고 우디한 쪽이 취향에 맞다. 포틀랜드 베이스의 두 브랜드, 올로와 모노클이 협업한 마이소루(Maisoru)는 꾸준하게 사용 중인 오일 퍼퓸.
학창시절 옆집에 첼리스트가 살았다. 늦은 오후면 언제나 첼로 소리가 들렸고, 큰 악기를 짊어지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멋져 보였다. 첼리스트 고티에 카푸숑의 연주는 시간 들여 찾아 듣는다.
코펜하겐의 요리사 프레데릭 빌 브라헤의 인스타그램 계정 (
@frederikbillebrahe)은 자주 들여다보는 영감의 샘! 올리브오일과 소금, 레몬 제스트, 타임을 곁들인 그릭 요거트 등 간단하고 맛있는 레서피로 가득하다.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골동품 수집가인 악셀 베르보르트. 그의 집 앞마당에서 자라는 수많은 풀과 나무에서 느껴지는 감각, 그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과 표현하는 감정을 정말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