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어드한 수영복은 Sisstrevolution.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과 진은 모두 H&M. 비즈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래픽 티셔츠와 블랙 비키니 쇼츠는 모두 Sisstrevolution.
파도에 몸을 실을 때 나는 가장 살아 있다.
」파도를 탄 지는 11년 됐다. 3남매로 태어나 산과 바다에서 구르며 커서 몸으로 하는 일에는 자신 있었다고 그래서 먼저 서핑을 시작한 남동생 따라 처음 파도를 탔을 때 충격이 컸다. 파도가 어떻게 움직일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고, 몸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오기로 계속 타다가 딱 한 번 경사면을 타고 쭉 미끄러져 해변 끝까지 갔는데, 그 순간 ‘와, 이거 대체 뭐지?’ 싶더라.
고등학교 진학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서핑을 많이 할 수 있을지’였다고 그때 부모님께서 “서핑이 그렇게 좋으면 한번 제대로 해봐라”며 밀어주셨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홈 스쿨링을 하고 남동생, 아버지와 함께 세계 곳곳으로 서핑 트립을 다녔다.
서핑으로 얻은 것은 주근깨와 ‘서퍼스 이어’. 서퍼스 이어는 차가운 물로부터 귀 내부 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뼈가 조금씩 자라 귓구멍이 작아지는 걸 말한다.
서퍼로서 기량과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 터닝 포인트 4년 전 대만에서 만난 선생님에게서 받은 가르침. 바다를 알게 했고, 파도를 타는 마음가짐을 가르쳐주셨다. 이후 내 서핑은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의 최대 강점 물 밖에선 활달하지만 바다에 들어가면 극도로 차분해진다. 나를 바다에서 처음 본 사람들은 무섭다고 말한다. 서핑할 때는 바다와 나만 생각한다.
롤 모델이 있나 스테파니 길모어. 파도처럼 파도를 타는 사람이다. 멀리서 보면 그녀도 그냥 파도로 보인다. 선이 곱고 아름답고 스타일리시한 플레이를 한다. 내년 올림픽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집중하고 있는 훈련은 물 밖에서 하나의 선을 그리며 섬세하게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올림픽 서핑은 어떻게 다를까 상상이 안 된다. 처음 서핑이 올림픽 종목에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반대하는 사람도 꽤 많았다. 나는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어떤 세계가 열릴지 궁금하다.
서퍼 임수정의 꿈 이제야 ‘조금’ 파도처럼 타는 것 같다. 점점 더 파도와 같이 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