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께 7mm · 무게 465g(와이파이 모델)의 가볍고 슬림한 갤럭시 탭 S6 Lite. S펜이 업그레이드되어 한층 자유로운 필기가 가능하다. 2 몰입감 넘치는 증강 현실 경험을 구현할 수 있는 LiDAR 스캐너, 스튜디오급 마이크와 4 스피커 오디오 등을 겸비한 아이패드 프로 4세대. 3 544g의 무게에 10.5인치의 터치 스크린, 8세대 인텔 코어 M3가 탑재되어 최대 64% 빨라진 성능을 자랑하는 서피스 고2.
김빠지는 소리지만 나는 ‘앱등이’다. 아이폰, 맥북, 애플 워치, 에어팟, 본체를 구입하면 필연적으로 구매하게끔 돼 있는 기타 액세서리 등등 어지간한 건 다 가지고 있다. 딱 하나 없는 게 바로 아이패드다. 팀 쿡에게 지난 월급의 상당 부분을 조공해 온 내가 아이패드 구매를 망설인 이유는 단 하나다. 지나치게 똑똑해서. 아니, 게임에 취미가 없고, 그림에도 소질이 없으며, 건축가나 디자이너는 더더욱 아닌 내게 저 스펙이 과연 필요한가? 정말 수백만 원 가치가 있나? 회의 때 메모나 끼적거리고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집에서 열심히 뒹굴거리는 동안 유튜브나 볼 게 뻔한데. 그리고 갤럭시 탭 S6 라이트와 보낸 지난 1주일은 내 의문이 꽤 합리적이었음을 증명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탭 S6의 보급형 모델. IT 유튜버들은 플래그십 모델처럼 OLED가 아니라 10.4인치 LCD 디스플레이가 아쉽다지만 내 눈은 그렇게 예민하지 않았다. 오히려 친근했던 4:3이 아닌 5:3의 화면 비율 덕에 위아래 레터 박스가 덜 생겨 편안하게 미드를 감상할 수 있었다. 때로는 〈엘르〉 유튜브 댓글을 읽다 모르는 외국어가 나오면 S펜 자동 번역 기능을 사용하면서 혼자 뿌듯해했고, 가끔은 영어 회화 유튜브 ‘라이브 아카데미’ 콘텐츠를 시청하며 동시에 노트 앱을 켜 영단어를 끼적거리는 생산적인 활동을 하기도 했다. 노트 앱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어 굳이 화면을 나눌 필요도 없었다. 이 얼마나 교육적이고 기본에 충실한 태블릿인가.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 하는 학생이나 그냥 네티즌이요 시청자인 나와 체급이 딱 맞았다. 무엇보다 S펜까지 포함해 40만 원대라는 인자한 가격도 그렇다. 쾌적한 화면에서 유튜브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야 기꺼이.
디지털 에디터 권민지 「 태블릿 PC의 카니벌리즘, 아이패드 프로 4세대
」 날렵하게 재단된 디스플레이의 모서리를 만지작거리며 아이패드 카피를 떠올렸다. ‘당신의 다음 컴퓨터는 컴퓨터가 아니다.’ 과연 애플다운 ‘플렉스’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 컴퓨터 없이 단 2시간도 못 지낼 나는 1주일 동안 아이패드 프로 4세대를 끼고 살아본 뒤, 애플의 자신감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카니벌리즘이다. 애플은 정말 아이패드를 완성형에 가까운 컴퓨터로 발전시키는 중이다. 결정적인 디바이스는 매직 키보드. 태블릿을 공중에 띄워 단단히 고정시키도록 설계된 이 키보드는 트랙 패드와 마우스, 키보드 기능을 모두 해낸다. 맥북 사용자인 나는 곧장 매직 키보드에 적응했다. 12.9인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선명함은 영화를 볼 때, 게임할 때는 물론이고 사무실에서 업무를 위해 사용할 때도 엄청난 수준으로 몰입감을 높였다(태블릿 PC 스피커에서 뽑아내는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볼륨감 넘치는 사운드도 한몫했다). 대부분의 문서 작업을 구글 문서와 스프레드 시트, 프레젠테이션으로 하고 곧장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하며, 온라인 쇼핑이나 금융 업무를 아이폰으로 해버리는 나로서는 윈도 체제가 아니라는 점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콘텐츠를 만들고 발전시키고 온오프라인으로 공유하는 일을 하나의 기기로 끝낼 수 있다는 사실이 만족스러웠다. 멀티 태스킹도 깔끔하고 빠르다.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다가 구글링할 게 생길 땐 트랙 패드에 손가락 4개를 얹고 아래쪽으로 당기자 곧장 창이 축소돼 화면 오른쪽 하단에 붙었다. 온갖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겨야 하고, 가끔 집에서 악기 연주 녹음도 하고(스튜디오급 마이크가 장착돼 있다), 일도 해야 하는,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은 나를 위한 디바이스다. 배터리는 최대 10시간까지 간다. USB-C 포트로 충전한다.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는 언제까지 태블릿 PC와 PC를 구분해서 부를까? 앞 세대가 ‘컴퓨터’라는 단어로 소환할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피처 에디터 이경진 팬데믹에 힘입어 침대에 앉아 영상을 보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아이패드 2를 중고로 팔아 치운 지 7년 만에 태블릿 PC를 기웃거리던 찰나 눈에 들어온 건 6월 국내 발매한 서피스 고2. 10.5인치의 디스플레이에 무게 550g, 128GB인 태블릿 외에 추가적으로 받은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탈착식 키보드 ‘시그니처 타이핑 커버’, 서피스 펜 그리고 블루투스 마우스까지.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본체에 부착된 ‘킥 스탠드’! 부엌 선반이나 거실 탁자 등 집 안 곳곳에서 영상을 볼 때 훨씬 편하고 안정적으로 다가온 기능이다. 윈도 10 OS를 사용하는 만큼 처음 켜는 순간부터 직관적으로 파악 가능한 기능들이 많았다. 모든 장치를 연결하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카메라 테스트. 후면 800만 화소라는 사진과 영상 화질은 마음에 들었다. 특히 2016년 출시된 내 맥북과 비교했을 때 영상 음질이 뛰어나 깜짝 놀랐다. 다만 며칠 동안 사용해 보니 영상 감상 전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쉬운 점들이 몇몇 보였다. 가로세로 전환이나 화면 비율 전환에 걸리는 시간이 스마트폰의 반응 속도에 익숙한 내게는 다소 답답했달까. 8세대 인텔 코어 M3를 탑재한 덕에 전체적인 소프트웨어 반응 속도가 빠른 것을 고려하면 의아한 지점이었다. 워드 작업과 휴대성을 중요시하는 내게 기대 이상의 만족을 안겨준 것은 ‘시그니처 타이핑 커버’. 태블릿과 마그네틱 포고핀으로 연결돼 견고하게 ‘착’ 달라붙는 느낌이 강해서인지 타사 태블릿 PC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 사용했던 때와 비교하면 훨씬 안정적인 문서 작업이 가능했다. 별도 블루투스 연결이 필요 없다는 점도 명쾌하게 느껴졌다. 시그니처 타이핑 커버에 있는 터치 패드의 감도도 나쁘지 않고, 태블릿 스크린 자체도 터치나 스크롤이 매끄러우므로 엄청나게 정교한 작업을 할 것이 아니면 펜이나 마우스는 굳이 필요 없을지도! 26.8wH의 배터리는 체감상 영상을 볼 때는 3~4시간 정도, 문서 작업을 할 때는 온종일 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피처 에디터 이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