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보다 트위터가 더 섹시한 이유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눈을 감으면 타임라인이 아른거리고 눈을 뜨면 좀처럼 내려놓을 수 없는 휴대전화 때문에 괴롭다. 연애를 해도 이토록 뜨겁게 했을까. 트위터 190만 시대, 팔로어 숫자만 랭킹 톱 10에 꼽히는 파워 트위터와 이제 막 트위터에 재미를 붙인 칼럼니스트가 보내온 나의 트위터 라이프. ::관계적인,충전적,확장적인,회사,카페,집,여행,외부,집,일상,트위터,타임라인,파워 트위터,라이프,소셜 네트워크,충전기,엘르,엣진,elle.co.kr:: | ::관계적인,충전적,확장적인,회사,카페

트위터로 하는 트루먼쇼 15개월트위터를 시작한 지 꼬박 15개월이 됐다. 그동안의 시간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트루먼 쇼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시시콜콜한 것들을 트위터에 계속 올렸다. 매일 ‘일기’를 쓰는 정도가 아니라 매시간 ‘시기’ 아니 매 분마다 ‘분기’를 쓴 것 같다. 좀 심하긴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트위터부터 들여다보았고, 출근길에는 길에서도 보았고, 출근해서는 트위터부터 켰다. 일하다가도 밥 먹다가도 얘기하다가도 트위터를 했다. 퇴근길도 마찬가지였고, 집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트위터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밤에는 “잠은 언제 자냐?”는 것이었고, 낮에는 “일은 언제 하냐?”는 것이었다. 일전에 이외수 선생님을 만났을 때 트위터를 너무 많이 해서 걱정이라고 고민을 토로했더니 말끔하게 고민을 풀어주셨다. “재밌을 때는 그냥 재밌는 것 하면 된다.”고. 딴은 그랬다. ‘그래 이게 재미있어 봤자 언제까지 재미있겠나?’ 그때부터 걱정을 놓았다. 사랑도 변하는데 트윗도 변하지 않겠나, 하면서.트위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우리 말로 바꾸면 사회적 관계망 확장 도구다. 비슷한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비교하자면 페이스북은 관계가 깊어지는 맛이 있는 반면, 트위터는 관계가 넓어지는 맛이 있다. 트위터에서의 만남은 마치 정거장과 같다. 매 정거장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듯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물론 가끔 만났던 사람을 다시 조우하기도 한다. 그렇게 열심히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리고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나의 눈과 귀를 비롯한 오감은 확장됐고, 나의 목소리는 커졌고, 나의 손과 발은 전국으로 뻗쳤다. 드래곤볼 식으로 표현하면 ‘울트라 슈퍼 사이언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기자라서 더했다. 기자가 취재할 때 필요한 것은 오감의 확장과 손과 발의 부지런함이다. 여기서 트위터는 탁월했다. 기사에 필요한 온갖 사례가 손쉽게 수집됐고 취재하려는 곳에 금세 손과 발을 뻗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쓴 기사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트위터에 소개해서 읽혔다. 무려 6만 3000명에게. 블로그로 시작된 1인 미디어 활동이 트위터로 완성됐다. 뉴스 생산과 함께 유통까지 직접 하는 것이다. 트위터에 올린 글에 대해 하루에 1000개 정도의 리액션(답글과 리트윗)이 온다. 기자로서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피곤할 겨를이 없다. 트위터는 나에게 충전기다. 잠과 휴식이 아니라 이런 뜨거운 반응이 피로를 풀어준다. 이 박수 소리에 취해 오늘도 트위터를 켠다. (고재열, 시사IN 문화팀장@dogsul)트위터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트위터를 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처음 국내에 오픈했을 때부터 트위터와 비교돼온 단문 블로그인 미투데이를 오래 쓰고 있었기에 트위터를 시작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굳이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소소한 몇 가지 이유 때문에 트위터 가입 신청란을 띄우게 됐는데 결정적으로 트위터에 빠져들게 한 것은 슬쩍 발을 디뎠을 때의 충격이었다. 이거, 아이러브스쿨이잖아! 내가 그동안 공부하고 일하고 놀며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몽땅 트위터에 있었다. 연락이 끊긴 지 수십 년 지난 이들의 ‘지금’이 타임라인에 줄줄 올라오고 있었다니! 내 트윗 초기는 발굴과 발견, 수확의 시기였다. 내 리스트는 곧 잊혀진 이름들로 가득 찼다. “봄부터 소쩍새는…”이 절로 나왔다. 나는 트위터를 하기 위해 그토록 오랜 세월 오지랖 넓게 돌아다녔나 보다. 이렇듯 신세계 발견이 ‘중독’으로 이어지는 데 치명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이폰이다. 언제 어디서나 트위터를 확인하고 내게 온 글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내 멱살을 잡아챘다. 나는 아이폰을 향해 45° 구부러진 어정쩡한 자세로 살게 됐다. 쉴 새 없이 떠오르는 새 글들이 꿈속에서도 날 괴롭혔다. 아침에 눈뜨면 아이폰부터 잡는 나쁜 버릇. 그것은 트위터와 아이폰이 내게 만들어준 새로운 그러나 달갑지 않은 습관이다. 그리하여 트윗은 나의 따뜻한 새 둥지가 됐을까? 새 놀이터가 된 건 사실이지만 따뜻한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다른 데서 보기 힘든 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엄선된 정보들에 접속하는 재미에 들락거렸다. 하지만 곧 현기증 나게 핑핑 돌아가는 타임라인에 적응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곧 세상이 뒤집힐 듯 격분하던 타임라인의 논조들은 하루 이틀 사이에 새로운 뉴스로 또 들썩거렸다. 타임라인이 곧 사람들의 관심사를 모두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멀미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쉽게 누르던 리트윗 버튼을 섣불리 누를 수 없게 됐고, 그 다음으로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을 수 없게 됐다. 한번 리트윗되기 시작한 글을 이미 내 힘으로는 막을 수 없다. 입 밖으로 나간 말의 위력이 어떤 것인가는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결국 내 트위터는 그저 먹는 것에 대한 얘기들로만 채워지게 됐다. 소소하고 딱히 덧붙일 얘기도 없고, 정보성도 없지만 서로 살아 있구나 정도는 느낄 수 있는 주제, 일용할 양식.트위터를 함으로써 내 일의 범위가 더 넓어졌을까? 일의 양이 많아진 건 아니지만 영향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생각해볼 만한 것들과 정보들, 즉 글감을 확대하게 해주었으니까. 하지만 단점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트위터에 접속하느라 책 읽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졌다는 것이다. 북 칼럼니스트가 책을 못 읽게 됐다고? 그러나 어쩌랴, 당분간은 이렇게 멱살 잡힌 채로 살아야 할 테니. 책은 좀 기다리라고 하자. (박사, 북칼럼니스트@baxacat)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2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