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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좋은 여자의 물건

일관성 있고 합리적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 미뗌바우하우스의 디렉터 우수민.

BYELLE2020.06.27
 
미뗌바우하우스는 건축업계에 몸담고 있던 우수민이 데사우로 떠난 여행길에 우연히 시작됐다. 우수민은 데사우에 머물며 바우하우스 디자인 스쿨을 샅샅이 살폈다. 발터 그로피우스가 창립하고 미스 반 데어 로에가 교장을 지낸 이 위대한 장소에서 그녀를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그곳의 문고리와 스위치. “당장 갖고 싶을 만큼 멋졌지만 당연히 지금 시대에는 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돌아와 열심히 검색해 보니 ‘테크노라인’이라는 회사에서 그 시대의 손잡이를 꾸준히 만들고 있더군요.” 
우수민은 테크노라인에 미팅을 요청하고 정식으로 수입 계약을 맺었다. 자매 회사이자 조명 브랜드인 ‘테크노루멘’과도 계약했다. 미뗌바우하우스에서는 이 두 회사의 제품과 함께 1919년부터 1933년까지의 바우하우스 디자인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일관성 있고 합리적인 아름다움, 시간을 초월하는 세련됨, 디테일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바우하우스 디자인에 흠뻑 빠지고 말 거예요. 제가 그랬거든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바우하우스 디자이너는 마리안느 블란트. 강인하면서도 디테일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을 완성한,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성 디자이너다.   
 

테크노루멘의 WA24

강한 빛과 직접 조명을 싫어해 여러 개의 테이블 램프를 두고 사용하는데, WA24는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테이블 램프 중 최고다.  스위치를 켜고 끌 때 ‘딸깍’ 하는 소리가 아주 경쾌하다. 플레이트 소재가 니켈이라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색이 계속 변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미놀타 TC-1

사진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못했다. 사진은 이후로도 꾸준히 찍는다. 건축 일을 하면서도 많이 찍었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카메라는 미놀타 TC-1. 작은 자동카메라로 툭 찍은 사진 한 컷에 담기는 일상의 여운이 좋다.

샤넬 로퍼

여행 같은 출장 혹은 출장 같은 여행을 자주 다닌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바로 미팅 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나에게 샤넬 로퍼는 더없이 훌륭한 선택지다. 온종일 걸어도 발이 편하고, 어떤 옷에 매치해도 적당히 차려입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유니테 다비타시옹

애정하는 여행지로 마르세유를 빼놓지 않는다. 르 코르뷔지에의 ‘유니테 다비타시옹’이 있기 때문. 특히 생맥주 한 잔 마시며 유유자적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로비 라운지에서의 어느 여름날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건물 전체를 조망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르 라보의 Pin12

향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 몸에 인공 향을 더하는 게 어색하다. 하지만 르 라보의 룸 프레이그런트인 Pin12는 몇 개째 사용하는 중. 매일 아침 미뗌바우하우스의 문을 열면서 숍 곳곳에 뿌린다. 너무 묵직하지 않고 호불호가 강한 향이 아니라 부담 없이 쓴다.

KPM 베를린의 주얼리 플레이트

KPM 베를린은 1763년에 창립한 이래 2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독일의 왕실 도자기를 만든 회사다. 손으로 만든 럭셔리의 정수를 관통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미학을 지녔다. 금으로 테두리와 중심부를 칠한 이 접시는 주얼리 플레이트로 쓴다.

까르띠에의 루이 탱크

탱크 솔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프레임이 조금 더 작다. 손목 스트랩을 바꿔가며 착용하고 있는데, 이제 더 이상 다른 시계는 필요 없다고 느낀다. 이 시계를 만난 이후로 사각의 골드 워치가 지닌 클래식한 매력에 빠졌다.
 

영화 〈싱글맨〉

배경음악처럼 틀어놓는 영화다. 아마 40번은 넘게 재생했을 거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 세련된 감성이 묻어나는 장면들, 특유의 연출 기법, 배우들의 아름다운 비주얼까지. 모든 면에서 내 취향과 잘 맞아떨어진다.